2026-06-22 온라인뉴스팀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 심층 분석… 극적인 승리 대신 소모전 끝의 ‘불완전한 타협’으로 귀결될 두 전쟁의 구조적 유사성

미국 최고 권위의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2026년 5월 20일, 기디언 로즈(Gideon Rose) 전 포린 어페어스 편집장이자 미국 외교협회(CFR) 겸임 선임 연구원의 심층 기고문 ‘베트남과 같은 이란, 한국과 같은 우크라이나: 유사한 전쟁은 유사한 방식으로 끝난다(Iran as Vietnam, Ukraine as Korea: Similar Wars End in Similar Ways)’를 게재하며 현재 전 세계의 지정학적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두 개의 거대 분쟁에 대한 날카로운 역사적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이자 명저 『전쟁이 끝나는 법(How Wars End)』의 저자인 로즈는 이번 기고문에서 세계의 지도자들이 스스로 새로운 역사를 개척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상은 과거의 전쟁들이 남긴 구조적 굴레와 역사적 패턴을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2026년 현재 국제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약고인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각각 과거 미국의 베트남 전쟁, 그리고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6·25 한국전쟁과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띠고 있으며, 그 결말 또한 과거의 궤적을 철저하게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즈의 심층 분석은 단순한 역사적 비유를 넘어, 현대의 권위주의 정권들과 민주주의 국가들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전쟁의 동학과 근본적인 한계를 명확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먼저 로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본격화된 현재의 대(對)이란 전쟁을 21세기의 베트남 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과거 린든 존슨 행정부가 베트남에서 무려 5년에 걸쳐 경험했던 무력 개입, 확전, 좌절감을 동반한 끔찍한 교착 상태, 그리고 뒤늦은 협상 모색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이란 전쟁에서는 불과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겪어냈습니다. 현재 미국은 리처드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상황과 매우 유사한 딜레마에 처해 있습니다. 초기에는 압도적인 무력을 동원한 거친 위협과 폭격으로 일관했지만, 점차 만족스럽지 못한 타협안을 통해서라도 이 소모적인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북베트남이 그러했듯, 이란의 권위주의 정권은 미국과의 협상에 극도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완강한 인내와 끈기를 무기로 삼아 기나긴 소모전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 즉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선거라는 국내 정치적 제약과 전쟁의 피로감에 쉽게 지쳐가는 대중 여론을 정확히 꿰뚫고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란 전쟁은 일방적인 정권 교체나 미국의 완벽한 승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 자명합니다. 로즈는 이 전쟁이 당장의 전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재개하는 선에서 매우 불안정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합니다. 그러나 이슬람 공화국의 최종적인 운명이나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와 같은 가장 핵심적이고 민감한 쟁점들은 명확히 해결되지 못한 채 미래 세대의 위험한 숙제로 미뤄질 것입니다. 이는 베트남 전쟁이 미국에 남긴 씁쓸한 패배의 교훈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는 대목입니다.
이어 로즈는 수년째 끝이 보이지 않는 참혹한 살육전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1950년대의 한국전쟁과 강렬하게 대비시킵니다. 2022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기습적인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잃어버린 국가 영토를 무력으로 수복하겠다는 침략자의 오판, 방어국에 대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전폭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지원, 그리고 전쟁 초기 전선이 급격하게 요동치며 밀고 밀리는 극심한 공방전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의 초기 양상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그리고 2026년 오늘날, 이 전쟁은 한국전쟁의 중후반부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전선을 경계로 양측 모두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끔찍한 인명 피해만 낳고 있는 고강도 소모전 단계로 깊숙이 접어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과 자체적인 전술 개발을 바탕으로 최근 러시아 본토 1,000km 깊숙한 곳의 정유 시설과 핵심 인프라를 타격하며 현대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놀라운 군사적 혁신을 보여주었지만, 이는 견고하게 고착된 전선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타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러시아 역시 한 달에 3만 5천 명에 달하는 막대한 사상자를 내는 치명적인 희생을 치르면서도, 푸틴 정권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끝낼 명분을 찾지 못한 채 무의미한 공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로즈는 이 잔혹한 소모전의 끝 역시 한반도가 겪었던 뼈아픈 운명과 같을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합니다. 전선에서 매일 피를 흘리는 교전국들이 한계치를 넘어선 극한의 피로감에 짓눌리고, 지금의 군사적 수단으로는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는 깊은 절망감이 양측 모두에 팽배해질 때, 비로소 교착 상태를 현실로 인정하고 평화 협정을 논의할 외교적 공간이 열리게 됩니다. 최종적으로는 전쟁의 확전을 우려하는 외부 강대국들이 분쟁 당사국들에게 타협을 받아들이도록 강력한 압박과 강제력을 행사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 한쪽의 완벽한 승전이나 패전이 아닌, 피로 얼룩진 현재의 전선을 휴전선으로 고착화하는 쓰라린 타협의 형태로 전투를 마무리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두 개의 거대한 전선이 서로 동떨어져 있지 않고, 국제사회의 권위주의 국가들 간의 전략적 연대를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는 치명적인 사실입니다. 미국이 중동의 이란과 동유럽의 우크라이나라는 두 개의 거대 전선에서 동시에 막대한 군사 자원을 쏟아붓고 막대한 정치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동안, 중국과 러시아, 이란, 그리고 북한은 서로의 전략적 필요에 의한 거래적 협력을 그 어느 때보다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들 국가가 내부적으로는 깊은 불신과 역사적 갈등 요인을 안고 있어 완벽하게 결속된 이념적 동맹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첨단 무기와 에너지를 거래하며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우회하는 모습은 자유민주주의 진영 전체에 거대한 전략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선의 진흙탕 속에서 소모되는 서방의 포탄과 이란 전선에 끝없이 투입되는 미군의 최첨단 방어 자산들은 결과적으로 중동에 대한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을 약화시켰고, 이란이 지역 핵심 세력으로 부상하게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과 서방 세계의 지도자들은 개별 전쟁의 좁은 전술적 승리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과거 냉전 시대의 위대한 전략가들이 그러했듯 이 다발적인 위기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출구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로즈의 가장 뼈아픈 지적입니다.
결론적으로, 기디언 로즈의 이 기념비적인 기고문은 현대의 지도자들이 무력을 통해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는 정치적 목표에는 분명하고도 냉혹한 한계가 존재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지도자들은 극단적이고 완전한 승리에 대한 위험한 환상을 하루빨리 버리고, 역사적 패턴이 제시하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만 더 큰 글로벌 재앙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무수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고 전 세계 경제와 안보를 끝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이 두 개의 유사한 현대 전쟁은, 결국 전쟁에 철저히 지친 당사자들의 피로감과 불완전하지만 피할 수 없는 타협이라는 가장 ‘유사한 방식’으로 그 비극적인 막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다른 국가들, 특히 강대국 간의 치열한 패권 각축전 한가운데 놓인 대만과 같은 국가들은 키이우와 테헤란이 거대한 제국들을 상대로 어떻게 인내심을 가지고 전쟁을 수행하며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치열한 대결의 결말이 결국 어떤 방식으로 맺어지는지를 숨죽여 지켜보며 자신들의 미래 생존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습니다. 역사는 항상 반복되며, 그 역사가 남긴 피의 교훈을 오만하게 무시하는 대가는 너무나도 참혹할 수밖에 없음을 이번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은 전 세계를 향해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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