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3 온라인뉴스팀

전동화 전략 부진 및 판매 저조로 사업 구조조정…모터사이클 사업 및 AS는 유지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일본의 3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혼다가 한국 시장 진출 23년 만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전격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혼다코리아는 2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향후 모터사이클 사업과 기존 고객을 위한 애프터서비스(AS) 체제에만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 속에서 한국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진 데 따른 전략적 철수로 분석된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1년 모터사이클 사업으로 한국 땅을 밟은 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 진출 초기 혼다는 중형 세단 ‘어코드’와 SUV ‘CR-V’ 등을 앞세워 ‘기술의 혼다’라는 별칭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2008년에는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량 ‘1만 대 클럽’을 달성하며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혼다의 성공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수입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영광의 시절은 길지 않았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독일 브랜드의 공세와 국내 완성차 업체의 품질 향상, 그리고 결정적으로 2019년 발발한 ‘노재팬(No Japan)’ 불매 운동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여기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혼다의 대응이 늦어진 점이 뼈아픈 실책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혼다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시장 트렌드에 맞는 매력적인 전동화 모델을 적시에 내놓지 못했으며, 이는 판매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통계에 따르면 혼다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1,951대에 그치며 전성기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본사 차원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혼다 본사는 전동화 전환 비용 증대와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지난 회계연도에 약 6,900억 엔(한화 약 6조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69년 만에 첫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혼다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수익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혼다 자동차를 아껴주신 고객들과 딜러사 및 파트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비록 자동차 판매는 중단하지만, 기존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한 부품 공급과 보증 서비스는 변함없이 책임 있게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모터사이클 사업은 향후 혼다코리아의 핵심 사업으로 설정해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혼다의 철수를 두고 “친환경차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 완성차 업체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 수입차 시장은 테슬라, BYD 등 전기차 전문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한 브랜드 위주로 재편되고 있으며, 혼다처럼 내연기관 중심의 라인업을 고수해 온 브랜드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혼다의 빈자리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타 수입 브랜드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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