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온라인뉴스팀
강풍과 간조로 초기 진압 난항…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범정부적 긴급 지원 및 임시 거처 마련 지시”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사바주(Sabah)의 한 해안가 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가옥 1,000여 채가 전소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19일 일요일 새벽, 사바주 산다칸(Sandakan) 지구의 캄풍 바하기아(Kampung Bahagia) 수상 마을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마을 전체로 번져나갔다.
로이터 통신과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전 1시 32분(GMT 17:32)경이다. 산다칸 소방구조본부의 지미 라궁(Jimmy Lagung) 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화재 발생 당시 강력한 바람이 불고 있었던 데다, 가옥들이 매우 밀집해 있어 불길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나무로 지어진 집들이 바다 위에 말뚝을 박고 늘어선 ‘수상 마을(Water Village)’ 형태로,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당국은 진압 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현장으로 향하는 진입로가 매우 좁아 소방차의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설상가상으로 사고 당시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Low tide) 상태였기 때문에 인근 바다에서 소방 용수를 확보하는 데도 큰 차질을 빚었다. 이로 인해 불길은 약 10에이커(약 4만 ㎡)에 달하는 마을 전체를 집어삼킨 뒤에야 간신히 불길이 잡혔다.
산다칸 경찰서장 조지 압드 라크만(George Abd Rakman)은 이번 화재로 인해 총 9,007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행히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마을의 1,200여 채 가옥 중 약 1,000채가 완전히 전소되어 피해 규모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를 입은 주민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에 속하며, 이들 중에는 무국적자나 원주민 그룹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인도주의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건 보고를 받은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말레이시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산다칸의 대형 화재 소식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안와르 총리는 연방 정부가 사바주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이재민들에게 기본적인 식료품 및 생필품을 지원하고, 임시 거처를 즉각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피해자들의 안전과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구호 조치”라고 강조했다.
사바주 정부는 현재 전소된 마을 인근의 공공시설과 학교 등을 임시 대피소로 지정하고 이재민들을 수용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감식에 착수했으며, 전기 누전이나 가스 폭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이번 참사는 말레이시아 수상 마을의 고질적인 안전 문제와 재난 대응 인프라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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