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4 온라인뉴스팀

고금리 장기화와 대체 자산 부상으로 전통 안전자산 위상 흔들려, 모건스탠리 등 기관도 눈 돌려 [본문]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Gold)의 위상에 심상치 않은 균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유명 블로그 섹션인 알파빌(Alphaville)은 최근 ‘금 투자 게임은 끝났다(Thanks for playing gold)’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토비 낭글(Toby Nangle)이 작성한 이 분석 기사는 부제목에서 명확히 드러나듯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은(More sellers than buyers)” 현재 금 시장의 극심한 수급 불균형과 투자 심리 위축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보도된 기사에 첨부된 과거 텔레비전 게임 쇼의 점수판(1 1 0 1 0) 이미지는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금 투자의 현주소를 은유적으로 풍자하며, 새로운 세대의 투자자들에게 금이 과거만큼 매력적인 절대적 안전 자산이 아님을 뼈아프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금 시장의 구조적인 약세 배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가 핵심적인 원인으로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금은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는 대표적인 무수익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는 이자를 제공하는 국채나 고금리 예금 대비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국 국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수년 만에 최고치 수준을 맴돌면서,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이 금 시장을 이탈하여 고수익 안전 자산인 채권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억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인 섣부른 금리 인하 기대감을 접고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체제에 순응하고 있으며, 이는 금 가격의 강력한 상승 동력을 원천적으로 앗아가는 치명적인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현재의 금 시장 상황을 매우 예의주시하며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를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주요 자산 운용사 펀드 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 내 금 보유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 ETF(상장지수펀드)에서 기록적이고 연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현상과 정확히 궤를 같이합니다. 특히 과거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금을 맹신하며 대거 포지션을 구축했던 매크로 헤지펀드들조차, 최근 에너지 전환 정책과 맞물려 급등하고 있는 친환경 대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식이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핵심 광물 시장으로 재빠르게 눈을 돌리며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 shift)’에 자본을 베팅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이동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현대 금융 시장에서, 오로지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만 인식되는 전통적인 잣대의 금은 다이내믹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현대 스마트 머니의 까다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명백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최근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훼손 우려 등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금 가격이 시장의 기대만큼 큰 폭의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거 같았으면 이러한 굵직한 지정학적 위기 발생 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패닉 바잉(Panic Buying)’을 동반하며 금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쳤겠지만, 현재 금융 시장은 지정학적 위기마저도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자극 및 추가적인 금리 인상 리스크로 해석하며 오히려 금 매도를 부추기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전쟁이나 경제 위기의 위험을 단순히 금으로 방어하기보다는 수익 창출이 가능한 방산주, 에너지 기업, 혹은 고금리의 이자를 제공하는 미국 달러화(USD) 예금이나 MMF(머니마켓펀드) 그 자체를 피난처로 선택하는 등 한층 다변화되고 정교하게 고도화된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금이라는 자산이 오랜 세월 동안 지켜왔던 ‘최후의 보루’라는 독보적이고 신성한 지위가 다른 다수의 경쟁 자산들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그 시장 지배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여실히 증명하는 뼈아픈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장 동향을 이끄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 변화 역시 심상치 않은 변수입니다. 과거 금값이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때마다 이를 ‘저점 매수’의 훌륭한 기회로 삼으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둔화되고 실종되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필두로 한 전 세계의 젊은 투자층은 전통적인 귀금속인 금보다는 인공지능(AI) 관련 혁신 기술주나, 변동성이 크지만 막대한 수익 창출 기회가 열려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으로 투자 비중을 과감하게 옮기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 사진 속에 등장하는 낡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점수판이 굳이 ‘십대들을 위한 사진 참고 자료(A picture reference for the teenagers)’라는 설명표와 함께 제시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자산, 그리고 눈부신 혁신 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묵직한 실물 자산인 금의 매력은 마치 흑백 TV 시절의 유물처럼 낡고 고루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탁월하고 날카로운 메타포인 셈입니다. 이러한 세대 간 투자 선호도의 구조적인 엇갈림은 결국 금 시장의 장기적이고 탄탄한 수요 기반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금이 과거 2000년대 초반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파괴적인 거시경제적 충격이나 글로벌 기축 화폐 시스템의 붕괴와 같은 극단적인 위기가 동반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장 전망에 더욱 강한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파이낸셜타임스가 지적한 “Thanks for playing gold”라는 직설적인 문구는 금이라는 자산에 대한 단순한 조롱을 넘어, 거대한 시대적 흐름과 패러다임 변화에 뒤처진 안일한 투자 전략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날카로운 일침이자 마지막 경고장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보다 많다”는 1차원적이면서도 냉엄한 시장의 수급 법칙 앞에서는 그 어떤 화려했던 역사적 명성이나 막연한 심리적 믿음도 결국 힘을 잃고 가격 하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과거 전통 자산이 주었던 달콤한 향수에서 과감히 벗어나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두 눈으로 직시하고, 전통적인 금 투자의 공식이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냉정하게 인정하며 리스크를 분산해야 할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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