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1 온라인뉴스팀
글로벌 채권단과의 자금 조달 논의 잠정 중단… 비상장 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 여파 속 Arm 유동화 등 대체 펀딩 방안 고심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이 인공지능(AI) 업계의 선두 주자인 오픈AI(OpenAI) 지분을 담보로 최소 60억 달러(약 8조 2,000억 원) 규모의 대형 마진론(Margin Loan·주식담보대출)을 조달하려던 협상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보유한 오픈AI 지분의 가치를 레버리지로 삼아 글로벌 대형 채권단 및 금융기관들과 자금 조달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 이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손정의(마사요시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인공지능 슈퍼인텔리전스(ASI) 시대를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던 계획에 일시적인 제동이 걸린 셈이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 중단이 향후 소프트뱅크의 AI 생태계 확장 속도와 글로벌 테크 투자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진론은 기업이나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 또는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대출 형태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수년간 오픈AI의 대규모 펀딩 라운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상당한 규모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이 자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현금을 단기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잠재적 크레디터(채권단)들과의 마진론 논의는 현재 완전히 멈춰 선 상태다. 구체적으로 어떤 금융기관들이 참여했는지, 그리고 협상이 결렬되거나 지연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소프트뱅크와 채권단 양측 모두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어 베일에 싸여 있다.
투자 업계와 기술적 분석가들은 이번 마진론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된 배경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비상장 기업인 오픈AI의 기업가치 평가(Valuation)에 대한 채권단과 소프트뱅크 간의 시각 차이다. 오픈AI는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을 지배하며 천문학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비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상장 주식에 비해 유동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담보물인 오픈AI 지분을 신속하게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므로, 대출 규모나 담보인정비율(LTV)을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2026년 현재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금융기관들이 모험 자본에 대한 리스크 관리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60억 달러라는 거액을 단일 비상장 테크 기업의 주식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것에 대해 금융기관 내부의 리스크 심사 위원회가 강한 제동을 걸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오픈AI 자체의 지배구조 전환이나 수익성 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픈AI는 비영리 이사회 중심의 구조에서 영리 기업 체제로의 완전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을 겪어왔으며, 고도화된 AI 모델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컴퓨팅 인프라 비용에 비해 명확한 흑자 모델 안착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은행들이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자산을 담보로 거액을 베팅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진론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짐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현재 자금 조달을 위한 다양한 대안(Alternative Options)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는 과거에도 알리바바,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자산(IP) 기업인 암(Arm) 등 핵심 자산의 지분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금융 공학 기법으로 자금을 융통해 온 풍부한 경험이 있다.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마진론 대신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거나, 현재 나스닥에 상장되어 주가가 급등한 Arm의 지분을 추가로 유동화하는 방안, 또는 비전펀드(Vision Fund)가 보유한 다른 포트폴리오 자산의 매각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마진론 논의가 중단된 것은 맞지만 소프트뱅크의 전체 자금 조달 능력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며 “회사는 시장 상황과 비용을 고려해 가장 유리한 자금 조달 경로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상 결렬은 손정의 회장의 대규모 AI 투자 로드맵에 심리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최근 인류의 지능을 수천 배 뛰어넘는 인공지능 슈퍼인텔리전스(ASI)의 등장을 예고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차세대 AI 칩 개발, 데이터 센터 구축, 발전소 확보 등 이른바 ‘프로젝트 이자나기’를 포함한 초대형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수백억에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자본 투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AI 자산인 오픈AI를 활용한 첫 대규모 현금 확보 시도가 난항을 겪으면서 향후 투자 스케줄의 미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지분 담보 대출 채권단 간의 논의 중단은 화려한 AI 붐의 이면에서 글로벌 금융 자본이 리스크 관리에 얼마나 엄격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단면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AI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은 유효하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금 조달 시장에서는 철저한 자산 검증과 리스크 헤지가 우선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프트뱅크가 이번 마진론 교착 상태를 딛고 Arm 유동화나 또 다른 혁신적인 펀딩 방식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자원 확보에 성공할지, 아니면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두게 될지 전 세계 테크 업계와 금융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