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8 온라인뉴스팀

국방부 ‘공급망 리스크’ 지정 및 6개월 내 퇴출 지시… 실리콘밸리-워싱턴 긴장 고조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을 겨냥해 연방 기관 및 국방 수탁업체들에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는 행정 명령을 내리며 테크 업계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조치는 AI 모델 ‘클로드(Claude)’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두고 앤스로픽과 국방부 간의 수주간 이어진 협상이 최종 결렬된 데 따른 강력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현지 시각 2026년 2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미국 정부의 모든 부처는 앤스로픽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한다”며 “우리는 그들의 기술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으며 다시는 그들과 비즈니스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국방부를 포함한 모든 연방 기관은 현재 사용 중인 앤스로픽의 AI 서비스를 향후 6개월 이내에 모두 단계적으로 폐기해야 한다.

동시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스로픽을 국가 안보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Supply-Chain Risk)’로 공식 지정했다. 이는 통상 화웨이와 같은 적대 국가의 기업에 적용되던 조치로, 미국 국방 수탁업체들이 앤스로픽과 상업적 거래를 하는 것조차 사실상 금지하는 효과를 갖는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전사들이 빅테크의 이데올로기적 변덕에 인질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확정적임을 시사했다.

갈등의 핵심은 앤스로픽이 고수해 온 ‘AI 안전 가이드라인’에 있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최근 국방부와의 협상에서 자사의 AI가 ‘미국 시민에 대한 대규모 국내 감시’나 ‘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 체계’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명시적인 보증을 요구했다. 아모데이 CEO는 “현재의 AI 기술은 인간의 통제 없는 자율 무기에 사용될 만큼 신뢰할 수 없으며, 국내 감시는 민주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앤스로픽의 이러한 요구를 ‘헌법보다 자사의 서비스 약관을 우선시하려는 시도’이자 ‘극좌파적 행태’라고 규정했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해당 용도로 AI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계약상으로는 ‘모든 합법적 목적’에 대한 무제한적 접근권을 요구해 왔다.

앤스로픽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앤스로픽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의 위협이나 처벌도 대규모 감시 및 자율 무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공급망 리스크 지정의 법적 근거를 법원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쟁사인 오픈AI(OpenAI)는 이번 사태 직후 국방부와 기밀 네트워크 내 모델 배포를 위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국방부와 안전 원칙에 대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 사태는 AI 기술의 윤리적 한계를 설정하려는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기술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행정부 간의 유례없는 정면충돌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정부와 거래하는 모든 AI 기업에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며, 미국 내 테크 생태계의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댓글 남기기

Trending

Expert Insight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