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3 온라인뉴스팀

셰일 가스 프로젝트의 이정표… 2월 말 첫 선적 시작으로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 영향력 확대 가속화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총 사업비 1,000억 달러(약 133조 원)가 투입된 대규모 자푸라(Jafurah) 가스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첫 번째 컨덴세이트(Condensate, 초경질유) 물량을 미국 메이저 석유 기업들과 인도 정유사에 판매하며 본격적인 수출 시대를 열었다. 이번 거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통적인 원유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천연가스 및 경질유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실질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미국 에너지 거물인 쉐브론(Chevron)과 엑손모빌(Exxon Mobil), 그리고 인도의 국영 정유사인 인도석유공사(Indian Oil Corp)에 자푸라산 컨덴세이트 물량을 낙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판매된 물량은 이달 말부터 3월 사이에 선적될 예정이며, 이는 자푸라 가스전이 본격 가동된 이후 외부로 수출되는 최초의 상업용 물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자푸라 프로젝트는 사우디 동부 주(Eastern Province)에 위치한 중동 최대 규모의 비전통 가스전(셰일 가스) 개발 사업이다. 약 229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와 750억 배럴의 컨덴세이트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정책의 핵심 축 중 하나다. 사우디는 자푸라 가스전 개발을 통해 자국 내 전력 생산에 사용되던 원유를 가스로 대체함으로써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하고, 동시에 가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컨덴세이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원료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쉐브론은 2월과 3월 선적 예정인 두 항차 분량의 컨덴세이트를 확보했으며, 이 중 첫 물량은 한국의 합작사인 GS칼텍스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물량은 태국의 스타 페트롤리엄 리파이닝(Star Petroleum Refining)으로 운송될 것으로 보인다. 엑손모빌과 인도석유공사 역시 3월 선적 물량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거래 가격은 두바이유(Dubai) 기준 가격 대비 배럴당 약 2~3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져, 자푸라산 컨덴세이트의 품질에 대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반영했다.

컨덴세이트는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경질 원유로, 나프타 함량이 높아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자푸라산 컨덴세이트는 황 함량이 낮고 API 비중이 49.7도에 달해 정유사들이 선호하는 고품질 원료로 분류된다. 아람코는 향후 얀부(Yanbu) 항구를 통해 매달 50만 배럴 규모의 컨덴세이트를 4~6회 정도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푸라 프로젝트의 1단계 공정은 최근 완료되어 하루 4억 5,000만 입방피트 규모의 가스 처리 능력을 갖추었으며,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생산량을 하루 20억 입방피트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아람코는 이를 위해 최근 블랙록(BlackRock)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110억 달러 규모의 가스 인프라 자산 매각 및 리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자본 유치에도 성공한 바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아람코의 이번 수출 개시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셰일 오일과 카타르산 컨덴세이트가 주도하던 시장에 사우디의 대규모 물량이 가세함에 따라, 아시아 정유사들의 원료 수입선 다변화와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사우디가 가스 생산 능력을 2021년 대비 2030년까지 60%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만큼, 자푸라 가스전은 향후 글로벌 가스 시장의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 관계자는 이번 판매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평을 거부했으나, 아민 나세르(Amin Nasser) 아람코 CEO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자푸라는 우리의 야심찬 가스 확장 프로그램의 초석”이라며 “석유화학 부문의 원료 공급원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시선은 이제 사우디 동부의 거대 가스전에서 쏟아져 나올 초경질유가 어떤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올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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