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1 온라인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수행 중 기습 규제… 화웨이·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육성 및 미국의 ‘저성능 칩 우회 공급’ 차단 목적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수장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대표단 일원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게이밍 그래픽 칩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통제에 맞서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독립시키겠다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와 관련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준수하기 위해 성능을 낮춰 출시한 중국 시장 전용 최신 게이밍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D V2’를 수입 금지 물품 목록에 공식 추가했다. 이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CEO를 포함한 미국 고위 대표단이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시점과 맞물려 기습적으로 단행되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RTX 5090D V2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엄격한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하여 중국의 일반 게이머와 3D 애니메이션 제작자 등 민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의도적으로 낮춰 설계한 제품이다. 미국 법상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최고 성능의 기업용 AI 가속기 칩인 ‘블랙웰(Blackwell)’ 계열의 중국 수출이 전면 차단되자, 엔비디아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다운그레이드’형 플래그십 그래픽카드다. 그러나 중국 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연구소, 개발자들은 초고가 기업용 AI 칩을 구하지 못하게 되자 이 변형 게이밍 그래픽카드를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이를 대규모로 연결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우회로로 활용해 왔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우회적인 미국산 반도체 의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이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화웨이(Huawei)나 캠브리콘(Cambricon) 등 중국 토종 반도체 기업들이 설계한 AI 칩의 성능이 미국 경쟁사들을 추격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강제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자체 AI 칩 성능을 크게 끌어올리며 올해 중국 내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60% 이상 확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대체재를 찾아 자국산 반도체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현재 국내 공급업체 기준 약 210억 달러 규모인 중국의 AI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670억 달러 규모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이 중 86%를 중국 현지 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과 얼마 전까지 엔비디아가 H20 등 중국 맞춤형 제품을 앞세워 한 해에만 17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판도가 급격하게 뒤바뀌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번 금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대형 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H200’의 수출을 전격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 측에서 거꾸로 구매 승인을 거부하며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자신들만의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H200 칩 구매를 승인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고 직접 언급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가한 반도체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적 민족주의와 국산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자극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젠슨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마지막 순간에 극적으로 합류해 베이징 거리를 돌며 현지 음식을 즐기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강한 애착과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냉혹한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최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으나, 이번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의 대중국 매출 회복 전선에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정부에 ‘성능이 깎인 어설픈 반도체는 더 이상 수입하지 않겠다’는 북경 당국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이자, 자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전력 소모량은 더 많을지언정 이미 클러스터 단위 성능에서 엔비디아 시스템을 능가하는 독자적인 인프라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 같은 공격적인 금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자 인공지능 인프라 붐의 풍향계로 불리는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직면한 이번 대중국 악재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서방 기술 기업들의 주가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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