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2 온라인뉴스팀트럼프발 ‘워시 쇼크’에 위험자산 투매 가속화…차기 연준 의장 지명자의 강력한 긴축 예고에 투자심리 ‘빙하기’ 진입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심리적·기술적 지지선이었던 8만 달러 선을 내주며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 뚜렷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시장에 불어닥친 이른바 ‘워시 쇼크(Warsh Shock)’가 비트코인의 숨통을 조이는 형국이다.
2일 글로벌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7만 5,00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24시간 전 대비 1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시장이 흔들렸던 이후 약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주말 사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로 인한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폭을 키웠고, 이더리움과 XRP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15~20%가량 폭락하며 가상자산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하루 만에 약 1,5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워시 쇼크’가 불러온 유동성 파티의 종료
이번 폭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의 통화 정책 기조가 급격히 선회할 것이라는 공포에 있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는 과거부터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를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현재 연준의 자산 규모는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으며, 이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양적 긴축(QT)을 예고한 바 있다.
가상자산은 그동안 저금리와 풍부한 시장 유동성을 자양분 삼아 성장해왔다. 그러나 ‘긴축 전도사’로 불리는 워시의 등장으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고 시장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비트코인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은 급격히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유동성 공급이 끊길 것을 우려해 비트코인과 같은 고위험 자산에서 자금을 빼 안전자산인 달러나 단기 국채로 옮기는 ‘리스크 오프(Risk-off, 위험 회피)’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금’ 지위의 위기…기관 투자자 이탈 가속화
그동안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서 ‘디지털 금’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은 나스닥 등 기술주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안전자산보다는 레버리지가 높은 위험 자산에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국제 금값과 은값이 각각 9%, 30% 폭락하며 원자재 시장이 먼저 무너진 것이 가상자산 시장에도 직격탄이 됐다. 원자재 시장의 마진콜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수익권에 있던 비트코인을 현금화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다시 가상자산 시장의 연쇄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거시 경제의 흐름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독립 자산이 아니다”라며 “연준의 금리 정책과 달러 인덱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동성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 1,000일간의 겨울 오나?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은 극도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하락을 과도하게 상승했던 시장의 건강한 조정으로 보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장기 침체기를 우려하고 있다. 페로 BTC 변동성 펀드의 설립자 리처드 호지스는 “비트코인 고래(대량 보유자)들과 소통한 결과, 향후 1,000일 동안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탈환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시대가 가고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으로 자금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은 정점 대비 40% 이상 급감했으며, 신규 자금 유입도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가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18점인 ‘극도의 공포’를 기록 중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급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관세 압박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경우, 비트코인의 주요 사용처 중 하나인 국경 간 결제 수요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투자자 대응 방안: 관망세 유지와 보수적 접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성급한 ‘물타기(추가 매수)’보다는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 금융 전문가는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초반대에서 지지선을 형성하지 못할 경우 6만 달러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당분간은 변동성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지양하고 시장의 흐름을 관망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워시 쇼크’라는 거대한 파도가 가상자산 시장을 덮친 가운데, 비트코인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디지털 주권’의 상징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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