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온라인뉴스팀

일본 유명 가상·풍자 매체 ‘허구신문(虚構新聞)’, 치바현 쵸시(銚子) 해저에 대규모 간장 매장량 확인됐다는 기발한 만우절식 가짜 뉴스 아카이브 화제

“회와 달걀프라이에 필수적인 조미료, 향후 수백 년 자급자족 가능”… 가상의 대학 연구팀과 교수의 전문적(?) 코멘트 곁들인 치밀한 패러디

자원 빈국 일본의 해양 자원 개발 열풍과 식량 안보 불안감을 절묘하게 비틀어낸 블랙코미디… 인터넷 유저들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회자되며 웃음 유발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안보 위기와 해양 자원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인 가상·풍자 전문 인터넷 매체가 과거 보도했던 기발하고도 엉뚱한 ‘해저 간장 유전 발견’ 가설이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금 뜨겁게 회자되며 대중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 풍자 매체인 ‘허구신문(虚構新聞)’의 아카이브 자료에 따르면, 치바현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이자 전통 조미료 산지로 유명한 쵸시(銚子) 앞바다 태평양 심해에 수백 년 동안 전 세계가 소비하고도 남을 만큼의 막대한 ‘간장 매장층’이 존재한다는 가상의 탐사 보도가 재조명받으며 독창적인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철저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통 언론 보도의 형식을 완벽하게 모방하면서도, 그 내용은 실소을 자아내는 터무니없는 허구로 채워진 이 기사는 현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풍자와 해트가 지니는 독특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허구신문의 아카이브 기사에 따르면, 이 놀라운(?) 발견은 치바전파대학 등의 공동 조사팀이 치바현 房総(보소) 반도 최동단에 위치한 쵸시항에서 동쪽으로 약 80킬로미터 떨어진, 수심 약 2,200미터의 태평양 심해 해저를 탐사하던 과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조사팀이 탐사선을 동원해 해저 지형을 분석한 결과, 해당 지역의 지층 아래에 인류의 식생활에 필수적인 간장이 거대한 지하 저수조 형태, 즉 ‘해저 간장전(海底醤油田)’의 형태로 광범위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 해저 간장전의 매장량이 전 세계의 수백 년 치 수요를 거뜬히 충당할 수 있는 방대한 규모에 달하며, 향후 본격적인 채굴 및 추출 기술만 개발된다면 그간 인류를 괴롭혀온 각종 조미료 고갈 및 식량 자원 수급 불안 문제에 거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호기롭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이 가짜 뉴스의 백미는 독자들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투입된 가상의 전문가 인터뷰와 치밀한 학술적 용어의 조합에 있다. 기사 속에서 간장 자원 고갈 문제의 권위자로 등장하는 교토대학교 광산학부의 사카모토 기다유(坂本義太夫) 교수(에コロジー·생태학 전공)는 인터뷰를 통해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일본 자국 입장에서 이번 심해 간장전의 발견은 국운을 바꿀 만한 엄청난 경사”라고 극찬하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인류가 지나치게 간장이라는 특정 조미료에만 의존하는 식습관을 경계해야 하며, 대주와 밀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대체 간장 개발 등 구조적인 탈(脫)간장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진지하게 제언해 독자들을 폭소케 만든다. 해저 석유나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굴하는 진지한 거시경제적·자원 안보적 담론을 고스란히 ‘간장’이라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식재료에 대입해 거대한 코미디를 완성한 셈이다.

이 같은 허구신문의 기발한 상상력은 단순한 일회성 만우절 장난을 넘어, 자원 빈국으로서 일본 사회가 고질적으로 품고 있는 해양 자원 탐사 열풍과 영토 분실 및 경제 안보에 대한 불안 심리를 절묘하게 풍자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일본 언론들이 정기적으로 독도나 센카쿠 열도 주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메탄 하이드레이트, 희토류, 해저 열수광상 발견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국민적 기대감을 부풀리곤 하는 보도 행태를, ‘간장’이라는 전혀 엉뚱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유쾌하게 비틀어버린 것이다. 스시와 사시미, 달걀프라이와 덮밥 등 일본인의 소울푸드에 빠질 수 없는 조미료인 간장을 바다 한가운데서 유전처럼 퍼 올릴 수 있다는 발상은 아이디어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물론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이 기사의 허구성을 파악하지 못한 일부 해외 누리꾼들이나 정보 판별력이 부족한 이들이 이를 진짜 뉴스인 줄 알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소소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매체 이름 자체가 ‘허구신문(Kyoko Shimbun)’이라는 명백한 간판을 달고 운영되는 만큼, 대다수의 독자들은 이 터무니없는 보도를 접하며 잠시나마 일상의 피로를 잊고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정보 사회 속에서, 악의적인 가짜 뉴스가 아닌 순수한 유머와 해학을 담은 블랙코미디 풍자 콘텐츠가 얼마나 큰 사회적 환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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