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온라인뉴스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집중 보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연방하원 연설서 극우 AfD의 반이민 공약 강도 높게 직격

작센안할트 주선거 참패 직후 연단 올라… “이주민 강제 송환 주장은 피부색과 출신에 기반한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의 동의어” 경고

요양원·병원·요식업계 인력 붕괴 및 친러시아 행태 맹비난… 나치 과거 청산 책임 안은 독일 정치권, 민주주의 ‘방화벽’ 사수 시험대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독일 정치권이 동부 작센안할트(Saxony-Anhalt) 주의회 선거에서 기록된 기성 정당의 참패와 극우 세력의 약진으로 거대한 정치적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가 연방하원(Bundestag) 연설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향해 “그들이 주장하는 이주민 대책은 사실상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와 다르지 않다”며 전례 없는 최고 수위의 직격탄을 날렸다. 이주민 강제 추방을 골자로 하는 AfD의 핵심 정책이 지닌 극단성과 반인권적 위험성을 신랄하게 고발하는 동시에, 최근 선거 패배로 흔들리고 있는 정국 주도권을 되찾고 주류 정당들의 연대 방어선인 이른바 ‘방화벽(Firewall)’을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및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이날 연방의회 예산안 토론 과정에서 지난 주말 치러진 작센안할트 주선거에서 기독민주당(CDU)이 AfD에 뼈아픈 패배를 당한 직후 연단에 올랐다. 당시 선거에서 AfD는 무려 44%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기민당을 압도적으로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단독 주정부 수립은 불투명하지만, 나치 정권 이후 독일 본토 정치사에서 극우 정당이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세를 확보한 것은 독일 민주주의 질서에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패배의 충격 속에서 연방의회에 출석한 메르츠 총리는 AfD의 공동대표인 알리스 바이델(Alice Weidel) 등 극우파 의원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특히 메르츠 총리는 AfD가 당론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핵심 공약인 ‘리미그레이션(Remigration·이주민의 본국 송환 및 대규모 추방)’ 정책을 정조준했다. 그는 의사당 연설을 통해 “여기서 주장되는 이주민 송환 정책, 즉 ‘리미그레이션’이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출신과 피부색에 기반한 인종 청소의 동의어 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메르츠 총리는 AfD의 이주민 대책이 독일 노동시장에 미칠 파괴적 결과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그들의 정책이 현실이 된다면 단 하나의 노인 요양원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고, 단 하나의 병원도 가동될 수 없으며, 단 하나의 레스토랑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현실을 외면한 극단적 포퓰리즘이 국가 경제의 근간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AfD 측은 즉각적으로 거세게 반발했다.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는 기민당 중심 연립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며 독일 시민들이 날마다 흉악범죄와 치안 불안, 대규모 이주민 유입의 부작용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AfD의 다른 의원들 역시 “우리가 말하는 리미그레이션은 불법 체류자 및 추방 대상 외국인을 법에 따라 합법적이고 일관되게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메르츠 총리가 AfD를 악마화하고 기존 정당들의 배타적 정치 담장인 ‘방화벽’을 유지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인종 청소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강변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주민 정책 비판에 그치지 않고, AfD의 외교·안보적 위험성도 매섭게 파고들었다. 그는 최근 독일 레프치히 공항에서 발생한 드론 테러 및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작 사건을 언급하며, 모스크바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AfD가 사실상 독일의 국익을 저버리고 러시아의 편에 서서 독일 사회의 안정을 뒤흔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외치고 러시아와의 관계 복원을 주장하는 AfD의 행태는 단순한 야당의 견제를 넘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정면충돌은 2차 세계대전의 뼈아픈 역사적 과오를 반성하며 인류 보편의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지탱해 온 독일 사회가 직면한 깊은 이념적 균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경기 침체, 치안 불안 속에서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이 극우 정당의 자극적인 선동에 동조하며 세력을 넓혀가는 사이, 전통적 중도보수 정당을 이끄는 메르츠 총리는 “독일은 역사적 책임 앞에 떳떳해야 하며, 배타적 인종주의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작센안할트 주선거 결과를 시작으로 향후 연달아 치러질 독일의 지방선거와 정국 지형 속에서, 메르츠 총리가 던진 ‘인종 청소’라는 강력한 경고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각성시키고 주류 민주주의의 방화벽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을지, 아니면 분노한 민심의 파도를 타고 극우 세력이 독일의 정치적 중심부로 더욱 깊숙이 파고들게 될 것인지 전 세계 정치외교가의 이목이 베를린의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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