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7 온라인뉴스팀

미 정부, 베네수엘라 유전 신규 라이선스 확대 속 “수익에 대한 중국 채권 청구권 불인정” 쐐기…과거 대규모 차관 미상환 잔액 회수 경로 원천 차단되며 미·중 중남미 자원 패권 갈등 전면전 비화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내 석유 개발 및 원유 증산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전면적으로 가동함에 따라, 과거 카라카스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던 중국의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5,000억 원)대 대출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미 행정부가 서방 에너지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유전 복귀 및 신규 원유 생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에 대해 중국을 포함한 제3국 채권자의 상환 청구권 행사를 엄격히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라틴아메리카의 막대한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미·중 간 금융·외교적 충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최근 미 에너지부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을 중심으로 재편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 라이선스를 통해 확보되는 모든 원유 판매 수익은 워싱턴이 인가한 특정 신탁 계좌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만 관리·집행된다. 에너지부 고위 당국자는 인터뷰와 성명을 통해 “신규 석유 생산과 판매를 통해 유입되는 재원은 베네수엘라 재건 및 승인된 인도적 지원, 그리고 지정된 다국적 사업자들의 운영 비용 정산에만 우선적으로 충당될 것”이라며, “과거 니콜라스 마두로 및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불투명하게 체결된 중국과의 양자 간 채무 계약이나 원리금 상환 명목으로 전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어떠한 채권 청구권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은 서방 금융권의 차관이 차단된 상황에서 중국개발은행(CDB) 등 중국 국영 금융기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원유 담보 대출(Loans-for-Oil)’ 협정을 대거 체결했다. 중국은 자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남미 내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2015년까지 베네수엘라에 600억 달러가 넘는 유상 차관을 쏟아부었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수십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중국 국영석유기업(CNPC)으로 직수출해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고질적인 사회주의 경제 파탄과 석유 산업 인프라 노후화, 국영석유회사 PDVSA의 부실 경영, 여기에 2019년 이후 본격화된 미국의 고강도 금융 제재가 맞물리면서 상환 구조는 완전히 붕괴했다. 베네수엘라의 일일 산유량이 급감하자 대출금 상환은 사실상 유예되거나 중단되었으며, 현재까지 중국이 돌려받지 못한 미상환 원리금 잔액은 최소 100억 달러에서 최대 19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이 최근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정상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통제와 중남미 지정학적 영향력 복원이라는 복합적 노림수가 깔려 있다. 미국 멕시코만 연안의 첨단 정유시설들은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벨트 등에서 채굴되는 초중질유(Heavy Crude)의 정제에 최적화되어 있으나, 공급 제약으로 인해 가동 효율에 제한을 받아왔다. 워싱턴은 셰브론 등 자국 에너지 기업의 사업 확장을 승인하여 중질유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원유 가격의 하방 안정을 유도하는 동시에,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이자 남미 반미 연대의 축이었던 베네수엘라 경제를 서방 금융 시스템의 통제권 아래로 편입시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달러 결제망과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면제 권한을 무기로 삼아, 베네수엘라산 원유 거래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의 배분 우선순위를 완전히 장악했다. 베네수엘라가 생산한 석유를 판매해 얻은 달러화는 미 재무부의 감시를 받는 에스크로 계좌에 묶이게 되며, 이 자금은 베네수엘라 국내 경제 인프라 복구와 미국 채권단, 서방 투자 기업의 지분 회수에 집중 배정된다. 결국 중국은 과거 베네수엘라에 제공한 차관에 대해 원유를 직접 인도받지도 못하고, 판매 대금 계좌에 가압류를 걸거나 상환을 요구할 법적 통로마저 원천 봉쇄당하는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베이징 외교가와 금융권은 즉각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제재와 역외 관할권(세컨더리 보이콧) 남용이 주권 국가 간의 정상적인 상업 계약과 국제 금융 질서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법적인 대출 계약에 의거한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를 제3국이 자의적 법률과 행정명령을 통해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불법적 약탈 행위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실질적으로 베네수엘라 유전의 물리적 운영과 글로벌 해상 물류, 금융 결제 네트워크를 통제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중국이 차관을 회수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 카드는 매우 제한적이다.

국제 금융 및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국가 채무 재조정(디폴트 채권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국 자본의 대규모 손실(헤어컷)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미국 뉴욕 법원과 파리클럽 등 서방 중심의 채권자 협의체는 중국의 비공개·불투명 차관을 상환 우선순위에서 최하위로 강등시키거나 막대한 감액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남미 자원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했던 중국의 ‘자원 담보 외교’는 미국의 전방위적 견제와 에너지 시장 재편 전략 앞에서 막대한 부실 채무만 떠안은 채 퇴조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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