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9 온라인뉴스팀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벤폴드함’, 기관 고장으로 남중국해 한복판서 나흘간 동력 상실 채 표류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자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 긴장이 팽배한 남중국해 한복판에서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이 동력을 상실한 채 나흘동안 표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단발성 기계결함을 넘어, 전 세계적 분쟁개입으로 누적된 미 해군의 전력 과부하와 함정유지·보수(MRO)인프라의 구조적 한계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경고라는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벤폴드함(USS Benfold, DDG-65)’은 최근 남중국해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전기계통의 치명적인 고장(engineering casualty)으로 추진력과 전력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벤폴드함은 자력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로 4일 동안 바다 위에 멈춰 서서 표류했다.
사고 당시 함정 내부상황은 극도로 열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열대 기후 속에서 선내냉방시스템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조리실 가동 중단, 수세식화장실 마비, 정수시스템 기능 정지로 약 300여 명의 승조원들이 식수와 위생, 식사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겪으며 극한의 고립상태에 놓였다. 미 해군 당국은 인명피해없이 비상복구와 지원이 이루어졌다고 밝혔으나, 군사안보전문가들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최첨단 군함이 분쟁 수역에서 ‘무력한 표적’으로 장시간 방치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큰 충격을 표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출신 안보분석가 칼 슈스터(Carl Schuster) 등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남중국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에 주목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PLAN)과 해경, 해상민병대가 촘촘한 정찰·감시망을 상시 가동하고 있는 해역이다. 만약 표류기간 중 기상악화가 겹치거나 중국 해군과의 우발적 대치가 발생했을 경우, 방어 시스템을 온전히 가동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국가적 안보위기로 직결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미 해군의 ‘예비 역량 고갈(Taxing Reserve Capacity)’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나토 동맹 지원, 홍해 및 중동 지역의 군사적 분쟁 장기화에 따른 항모타격단 전력 파견,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 억지력 유지라는 다중 전선 전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함정과 승조원들의 작전 배치 기간이 무리하게 연장되고 있으며, 정규 유지보수와 휴식 주기가 심각하게 파괴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내 조선업 및 함정 정비 인프라의 쇠락이 문제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미 회계감사원(GAO)의 거듭된 지적처럼, 현재 미 해군 함정들은 공공 및 민간 조선소의 도크 부족과 숙련된 기술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정비 적체(Maintenance Backlog)를 겪고 있다. 제때 오버홀(창정비)을 받지 못한 노후 함정들이 무리하게 작전에 재투입되면서 작전 중 기계 결함이나 동력 상실을 일으키는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세계 최대의 조선 능력을 바탕으로 함정을 빠른 속도로 건조 및 유지보수하며 해군력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국이 양적·질적 확장을 거듭하며 서태평양에서 세력 균형을 자국 쪽으로 기울이려는 상황에서, 미 해군 함정의 정비 부실과 작전 피로도는 미국의 대중 억지력 신뢰성에 치명적인 균열을 낼 수 있다.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미 해군이 전 세계적 전력 배치 우선순위를 전면 재조정하고,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등의 고도화된 MRO(유지·보수·정비) 역량을 적극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벤폴드함 사태’와 같은 전술적 공백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패권 수호를 위한 미 해군의 과부하가 실질적인 군사적 취약점으로 가시화된 지금, 미국의 국방 역량 운용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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