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6 온라인뉴스팀
일본 현직 방위상, 패전일 맞아 야스쿠니 신사 기습 참배 감행 / A급 전범 14명 합사된 군국주의 상징 참배에 한국·중국 강력 반발 및 외교적 긴장 고조 / 자민당 총재선거 앞두고 우익 표심 결집 노린 정치적 행보 vs 총리직 도전 염두에 둔 다카이치의 전략적 ‘거리두기’ 교차 / 방위비 증액·반격능력 확보 등 日 군사대국화 흐름 속 과거사 퇴행 논란 증폭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이자 한반도 광복절을 맞이하여 일본 안보 지휘부의 정점에 있는 현직 방위상(국방부 장관 격)이 도쿄 지요다구 소재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전격 참배하면서 동북아 외교가에 거대한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유력 영자지 재팬타임스(The Japan Times)는 정치 섹션 톱기사를 통해 일본 방위상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방문해 참배를 강행한 반면,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 우익 정치인이자 차기 총권 도전을 선언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례적으로 참배를 보류하고 거리를 두었다고 긴급 타전했다. 일본의 군사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단순한 각료 개인의 종교적 참배를 넘어, 자위대의 실질적 무력 증강과 군사력 투사를 지휘하는 수장이 과거 일제 군국주의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상징적 공간에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강력한 외교적 규탄을 촉발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벌인 근대 대외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로 포장되어 있으나, 그 본질은 일제 군국주의의 사상적 기반이었던 ‘국가신도(國家神道)’의 핵심 거점이다. 특히 1978년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을 통해 인류에 대한 죄와 침략전쟁을 기획·지휘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해 마쓰이 이와네, 히로타 고키 등 14명의 A급 전쟁범죄자가 비밀리에 합사된 곳이다. 따라서 일본의 국가 안보와 방위 정책을 관장하는 방위상의 참배는, 침략전쟁의 가해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국가 주도의 무력 행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행위로 간주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현직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은 2021년 기시 노부오 당시 방위상 이후 3년 만에 재현된 도발적 행보로, 동북아 평화 체제에 찬물을 끼얹는 심각한 역사적 퇴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방위상의 전격 참배와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의 불참이라는 엇갈린 행보는 집권 자민당의 차기 총재 선거를 둘러싼 극도로 복잡한 당내 권력 지형과 정치적 셈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퇴진 선언 이후 자민당 총재직을 차지하기 위한 각 계파와 유력 주자들의 각축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방위상의 참배는 당내 확고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전통적 보수·우익 당원과 일본유족회의 표심을 결집하기 위한 명백한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반면 그동안 8월 15일마다 야스쿠니를 빠짐없이 찾아 ‘우익의 기수’를 자처해 왔던 다카이치 사나에가 이번에 신사 방문을 자제한 것은, 총리직 도전을 앞두고 중도파 당원들의 표심을 흡수하는 동시에 미국 등 국제사회와 한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과 중국 정부는 즉각 최고 수위의 외교적 항의와 규탄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참배하거나 공물 대금을 납부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 비로소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주일 중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외무성에 엄정한 외교적 교섭(항의)을 제기하고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이자 정신적 도구”라며 “군사 안보 분야를 책임지는 방위상의 참배는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자 피해국 국민들의 감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배신행위”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최근 일본이 추진 중인 공격적인 방위력 강화 노선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안보적 함의를 지닌다고 분석한다. 일본은 최근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여 GDP 대비 방위비 2% 증액, 적 기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고 장거리 순항미사일 도입과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 창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평화헌법 체제하의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만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원칙)’ 원칙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군사력 운용의 총책임자가 일제 침략전쟁의 혼이 서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주변국들에게 일본이 ‘군사 대국화’를 넘어 ‘군국주의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계심과 안보 딜레마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결국 재팬타임스가 조명한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다카이치의 불참 해프닝은, 자민당 내부의 정략적 권력 투쟁과 일본 사회의 뒤틀린 역사 인식이 어떻게 동북아 전체의 외교·안보 안정을 위협하는 뇌관으로 작동하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한·미·일 안보 공조가 고도화되고 대만 해협 및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을 외면한 채 우익 표심만을 좇는 일본 정치권의 퇴행적 역사 인식은 향후 역내 신뢰 구축과 다자간 평화 정착을 가로막는 가장 치명적인 구조적 걸림돌로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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