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2 온라인뉴스팀

‘메이커필드 보궐선거’ 앤디 버넘의 압승이 결정타…새 노동당 당수 및 총리 유력 후보로 급부상, 웨스 스트리팅 의원도 버넘 지지 선언하며 전격 사퇴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노동당 하원의원들과 내각의 거센 사임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지난 2024년 7월 총선에서 유서 깊은 압승을 거두며 보수당의 14년 집권을 종식시킨 지 불과 2년 만의 일이다. 스타머 총리는 2026년 6월 22일 오전(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동당 하원의원들로부터 내가 다음 총선을 이끌 적임자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그들의 답변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스타머 총리의 사임 결정은 지난 주말 동안 영국 정계를 뒤흔들었던 정치적 격변의 결과물이다.

특히 지난 금요일 치러진 메이커필드(Makerfield) 보궐선거에서 앤디 버넘 전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의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리폼 UK(Reform UK)’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하원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버넘 전 시장의 의회 복귀는 오랫동안 스타머 총리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있던 노동당 내 반대파들에게 강력한 구심점을 제공했으며, 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차기 총선에서 궤멸적인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주말 동안 최소 6명 이상의 내각 장관들이 사적으로 스타머 총리에게 사임 시한을 정하라고 촉구했으며, 당초 사퇴 의사가 없다며 버티던 스타머 총리 역시 결국 정치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토요일부터 사임 연설문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총리는 사임 연설에서 지난 2년 동안의 성과를 회고하며 “내가 처음에 이끌게 되었던 노동당은 재정적, 도덕적으로 파산한 상태였지만, 우리는 그것이 틀렸음을 증명했다”며 경제 성장, 국민보건서비스(NHS) 대기자 명단 단축, 노동자 권리 강화, 아동 빈곤 구제 등 정책적 결실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으로 모든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 하에 노동당과 영국이 지속적인 안정을 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연설 말미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며 “총리라는 가장 큰 직책을 내려놓은 후에는 내 환상적인 아내 빅토리아에게 최고의 남편이 되고, 내 자랑이자 기쁨인 아이들에게 최고의 아버지가 되는 가장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말할 때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며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머 총리의 사임으로 영국은 최근 10년 동안 무려 7번째 총리를 맞이하게 되는 극심한 정치적 불안정성을 다시 한번 노출하게 되었다. 스타머 총리는 국왕 찰스 3세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며, 노동당이 새로운 당수를 선출할 때까지는 임시 관리 총리(Caretaker Prime Minister)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기 당수 및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공식 지명 절차는 7월 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의회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9월 1일 전까지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력한 라이벌로 거론되던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당수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앤디 버넘 의원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스트리팅 의원은 “여름 내내 사소한 차이점을 과장하며 내분을 겪기보다는 힘을 합쳐 버넘을 돕는 것이 국가와 당을 위한 길”이라며 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당내 하원의원 200명 이상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한 앤디 버넘 의원을 단독 후보로 추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으며, 이 경우 이르면 7월 중순에 영국의 새로운 총리가 탄생할 수도 있다.

앤디 버넘 의원은 스타머 총리의 사임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스타머 총리의 헌신과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지금 영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안정감과 진지함, 그리고 민생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집중이며 내가 그 역할을 해내겠다”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버넘은 맨체스터 시장으로서 3선을 역임하며 다져온 강력한 노동자 계층 중심의 포퓰리즘 브랜드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리폼 UK 세력을 저지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스타머 총리의 이번 실각은 임기 내내 이어진 경기 침체와 민생 경제 회복 실패, 대외 정책적 엇박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제프리 앱스틴과의 연루 의혹으로 얼룩진 피터 맨델슨을 주미 영국 대사로 임명하려 했던 인사 참사와 이민자 문제 및 신재생 에너지 정책 실패는 지지층의 급격한 이탈을 불러왔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스타머 총리는 이민과 에너지라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주제에서 참담하게 실패했다”며 그의 퇴진을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라는 화려한 서막을 열었던 키어 스타머 정권은 결국 당내 반란과 성난 민심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2년 만에 씁쓸한 종막을 고하게 되었으며, 향후 앤디 버넘 체제가 영국의 뿌리 깊은 경제·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아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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