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3 온라인뉴스팀

머큐리아 “2000년 이후 최대 규모 수급 불균형”, 가격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전 세계 알루미늄 시장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이른바 ‘검은 백조(Black Swan, 예기치 못한 거대 위기)’라 불리는 사상 초유의 공급 충격에 직면했다.

로이터 통신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중개 기업인 머큐리아(Mercuria)의 금속·광업 연구 책임자 닉 스노든(Nick Snowdon)은 최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파이낸셜 타임즈(FT) 글로벌 원자재 서밋’에서 현재의 알루미늄 수급 상황을 극도로 경고했다. 스노든은 “우리는 이미 ‘검은 백조’ 이벤트 속에 들어와 있다”며, “이번 공급 충격의 규모는 2000년대 이후 비철금속 시장이 겪은 단일 사건 중 가장 거대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는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9%를 담당하는 중동 지역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 등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서 아랍에미리트(EGA), 바레인(Alba) 등 주요 생산국의 제련소 가동과 물류망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연간 약 700만 톤에 달하는 중동발 알루미늄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글로벌 시장은 연말까지 최소 200만 톤 이상의 심각한 공급 부족(Deficit)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확인 가능한 글로벌 가시 재고는 약 150만 톤 수준에 불과해 예상되는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공급망 컨설팅 업체 우드 맥킨지는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부족 규모가 최대 400만 톤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3,672달러를 기록하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공급 부족을 해결할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생산 쿼터가 묶여 있고, 유럽과 미국의 제련소들은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인해 조기에 가동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러시아산 알루미늄 역시 서방의 제재로 인해 시장 유입이 제한적이다. 머큐리아 측은 “중동발 알루미늄은 대체가 매우 어렵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료(알루미나) 수급이 즉각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전 세계 자동차, 항공, 포장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비용 상승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망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알루미늄은 전기차 프레임부터 음료 캔, 건설 자재에 이르기까지 현대 산업의 필수 소재인 만큼, 장기화되는 공급 부족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의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수개월간 알루미늄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재고 축적에 나서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으나, 이미 낮아진 재고 수준과 물류 지연으로 인해 당분간 ‘알루미늄 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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