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8 손정필 교수
얼마전 복합 쇼핑센터로 강의하러 갔을 때 색다른 경험을 하였다. 백화점과 흡사한 느낌의 분위기이지만 백화점은 아니고 그렇다고 대형 마트와는 다른 느낌의 쇼핑몰이었다. 거기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교육이었기에 당연히 쇼핑몰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특이한 점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사람들과의 마추침에서 애기가 있을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유모차에 강아지가 누워있었다.
사실 놀라웠다. 유모차에 강아지가 누워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어떻게 쇼핑몰 공간에 강아지가 출입을 해도 되는지 그것이 놀라웠다. 그 쇼핑몰 센터장의 말로는 정책상 반려견을 동반해도 되고 더군다나 애견 카페와 놀이터가 쇼핑몰 내에 있다고 한 것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 후 매주 그 쇼핑몰에 강의를 하러 갈때마다 복도에서 강아지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모 금융사 경영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전국적으로 거의 560여만 가구가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27% 이상이다.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반려견을 키우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말들은 사랑스럽고 예쁜 것은 물론이고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사랑스럽고 예쁜 것은 외적인 것이라 그렇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은 동물에게서 위안을 받는 다는 것이 조금 의아스러울 수 있다.
사실 작년부터 강아지를 입양하여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해가 된다. 그것은 바로 강아지는 주인의 존재를 인식해주고 확인해 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일단 외출해서 집으로 들어서면 반가움으로 주인을 맞이해 준다. 그것이 바로 존재를 인식해주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 받고 이해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존중 받고 이해 받는 그 첫번째 단계가 존재의 인식이다.
존재의 인식이란 한 개인이 상대방으로부터 정서적 그리고 물리적 만남을 하는 것이다. 만약 퇴근을 하고 집으로 들어선 순간 집에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관에서 아무도 마주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존재로서 상처받게 된다. 또한 회사에 출근을 하였을 때 사무실에서 모두가 자신의 일에 몰두하느라 얼굴 한번 쳐다보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존재로서 상처받게 된다.
늦은 시간 학원을 마치고 들어온 자녀가 현관에는 아무도 없고 가족 모두가 거실에 앉아 있다면 그 학생에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상처받은 존재에게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면담은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면담은 그 사람이 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가능성과 동기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좋은 말을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전에 존중 받고 이해 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 욕구가 충족이 될 때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발현하고자 하는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 생긴다.
시간과 장소를 정하여 두 사람이 앉아서 하는 것이 면담의 전부는 아니다. 면담이 성공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존중 받고 이해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충족 시켜주어야 한다.
그 첫번째 단계가 바로 ‘존재 인식하기’이다.
‘존재 인식하기’란 상대방의 표정, 눈빛, 자세, 움직임, 목소리의 음정, 음색, 빠르기, 높낮이를 보고 들어서 느끼는 것이다. 늦게 들어온 자녀의 표정이 피곤한지,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한 후배의 발걸음이 무거운지, 인사하는 동료의 목소리가 어두운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바로 ‘존재 인식하가’이다.
‘존재 인식하기’를 다른 말로 하면 ‘관심’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 받기를 원하지만 관심 주기에는 소홀한 것 같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이 관심을 주지 않으면 상처를 받으면서,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면담이 어려운 이유는 평소에 관심이 없는 대상과 대화를 하려고 하니 당연히 어색하고 난감할 수밖에 없다. 관심이 없는 것을 넘어서 상대에게 심리적 상처를 주고 나서 면담을 하려고 하니 더욱 힘들게 된다.
면담을 잘 하려면 평소에 ‘존재 인식하기’와 같은 관심을 표현하여야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존재 인식하기’와 같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욕구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관심을 주는 것이 조금 서툴고 힘들어서 지금 당장 하기 어렵더라도, 적어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 상처는 주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상처는 주지 말자’
손정필 교수(NLP 심리상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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