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손정필 교수

면담은 일어난 현상의
문제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다

지금부터 12년 전 평소 알고 지내고 있던 국내의 모 그룹 전자회사의 교육담당자로부터 이전과는 다른 요청을 받았다. 회사 방침인 구조적인 조정으로 인하여 부서간 통폐합이 불가피하게 되어 그로 인해 팀장직을 내려 놓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일명 ‘면 팀장을 위한 교육’ 과정이었다. 사실 팀장을 그만둔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 두는 것도 아니지만, 팀장직을 내려놓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청천벽력 같은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었다. 그래서 면팀장이 된 사람들의 충격을 위로하고 자신의 업무에 더 충실히 임하도록 하는 것이 그 교육의 목적이고, 목표였다.

코로나를 거치고 12년이 지난 요즘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공서, 공공기관 등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로가 팀장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도드라진 이유는 사람과의 소통, 특히 부서원과의 면담에 대한 부담이다. 본인들도 부서원일 때 부서장들과 면담을 이미 경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팀장으로서 하는 면담에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여러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통의 어려움과 면담의 부담을 MZ세대가 그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2000년 전 후에 출생한 M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의 환경에 익숙하기 때문에 사람과의 소통이 어려운 이유라고 하는 주장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조직에서 소통이 중요한 것은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의 부서장이나 팀장들은 소통이나 면담의 부담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에 전개되는 사회문화는 일정의 단계를 거친다.

주종관계: 공급이 독점이므로 공급자 중심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여도 성과는 나온다. 지시에 대한 규정이나 제도가 빈약하거나 일관되지 않아도 성과가 나온다. 심지어는 비도덕적인 언행과 폭행을 하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이다.

이성관계: 조직의 시스템이 구체적일 때 구성원들이 성과를 낸다. 임금, 근무시간, 복리후생 등과 같은 제도가 명확하고 실행되는 것이 성과를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시스템에 의한 지시와 수행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감성관계: 개인의 감정이 산업현장에서 우선시 된다. 즉, 구성원들의 감정이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는 이직의 큰 원인이 된다. 기존의 지시와 수행의 관계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우며, 구성원들의 감정, 즉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시대이다.

산업혁명을 거쳐 선진국이 된 나라들은 지금의 사회문화를 형성하기까지 200-300여년이라는 시간을 거쳤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금 선진국의 사회문화를 형성하는데 불과 7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도 주종관계의 사고를 가진 경영자도 있고, 이성관계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이 모든 것들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 학교, 공공기관 그리고 가정에서 조차 혼란을 겪고 있다.

지금 팀장이나 부서장들이 소통을 어려워하고, 면담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세대 차이가 아니라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감정을 중요시 한다. 그리고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조직에서는 부서장이나 팀장의 소통이 더 이상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시스템을 강조하던 지시와 수행의 소통방법으로 하기 때문이다.

조직은 소통하지 않게 되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팀장이나 부서장들에게 소통과 면담을 종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면담은 일어난 현상의 문제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면담 아카데미 시리즈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을 함께 배웠으면 한다.

손정필 교수
(NLP 심리상담 전문가, 평택대학교 교수)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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