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0 온라인뉴스팀

중국 외교부, “일방적 불법 제재 반대, 대화만이 해법”… 이란-중국 에너지 공급망 및 페트로위안 방어 총력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개발과 중동 내 대리 세력 지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 거래에 관여해 온 중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금융 거래 전면 금지) 가능성을 전격 시사하자, 중국 정부가 “대화와 협상만이 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미국의 핵심 대중 압박 카드로 ‘중국계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부상하면서, 살얼음판을 걷던 미·중 관계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국제 금융 결제 시스템을 둘러싼 거대한 정면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홍콩 유력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란 문제에 대해 대화가 유일한 출구라고 밝힌 베이징, 트럼프는 중국 은행 금지 조치 시사(Talks are ‘only way out’ on Iran, Beijing says as Trump hints at Chinese bank bans)’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미 백악관의 전방위적 금융 제재 경고와 이에 맞서는 중국 외교부의 날 선 반발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사한 이번 최신 포문이 가뜩이나 취약한 양국 관계에 막대한 외교적 하중을 더하고 있으며, 향후 개최될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단숨에 뒤흔드는 초강력 뇌관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경고는 이란 경제를 지탱하는 최대 돈줄이자 산유국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금융 숨통을 직접 조이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현재 이란은 서방의 고강도 제재망을 피해 자국산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중국의 중소 규모 민간 독립 정유사(일명 ‘티팟’ 정유사)로 실어 나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결제 대금이 중국 지방 은행 및 소형 금융기관들을 통해 위안화와 비공식 결제 채널로 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완벽히 마비시키기 위해, 이러한 불법 석유 거래를 중개하거나 자금을 세탁해 준 중국계 은행들을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망(달러 결제 시스템 및 SWIFT)에서 영구 퇴출시키는 초강경 제재를 단행할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즉각 공식 브리핑을 통해 워싱턴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 간의 정상적인 에너지 및 경제 통상 협력은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당한 권리이며, 제3국의 부당한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어떠한 일방적인 강압과 불법적인 ‘확대관할(롱암 관할권·Long-arm Jurisdiction)’ 제재도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제재와 압박은 갈등을 심화시킬 뿐 이란 핵 위기와 중동 정세를 해결하는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평화적 대화와 외교적 협상만이 이 얽힌 매듭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독단적 금융 무기화를 맹비난했다.

국제 금융 및 지정학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중국 은행 제재’ 카드를 꺼내 든 배경을 고도의 협상 전략인 ‘거래의 기술(Art of the Deal)’의 전형으로 풀이하고 있다. 관세 인상,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대만 및 남중국해 안보 이슈와 더불어, 중국이 가장 뼈아파할 ‘금융 제재’라는 극단적 협상 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대로 무역 및 통상 양보를 받아내려는 벼랑 끝 전술이라는 것이다.

만약 미국 재무부가 중국의 대형 국유은행이나 핵심 상업은행을 상대로 미 국채 거래 제한 및 달러 결제망(CHIPS·Fedwire) 접근 차단이라는 초강수를 실제로 현실화할 경우, 그 파괴력은 과거의 단순 관세 전쟁을 아득히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 교역의 중심인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금융기관에 사실상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며, 이는 중국 경제 전반의 외환 유동성 위기와 글로벌 자본 유출을 촉발할 수 있는 파멸적 징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호락호락하게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중국은 미국의 금융 제재 남발에 맞서 자체 국경 간 위안화 지급결제시스템(CIPS)을 대폭 확장하고, 브릭스(BRICS) 및 중동 산유국들과의 무역 결제에서 ‘탈(脫)달러화(De-dollarization)’와 ‘페트로위안(Petroyuan)’ 체제를 공격적으로 구축해 왔다. 만약 미국이 중국 은행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제재를 감행한다면, 중국은 미국 국채 추가 매각,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 대한 보복 조사 등 전방위적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에너지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원유 수급과 국제 유가(WTI·브렌트유)에도 심각한 변동성을 야기할 것으로 경고한다. 중국으로 향하던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의 이란산 원유 공급망이 미국의 금융 제재로 급격히 동결될 경우, 대체 유류를 확보하려는 아시아 주요국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오일 쇼크를 재점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SCMP가 타전한 이번 미·중 간의 설전은, 단순한 중동 정책의 이견을 넘어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헤게모니를 지키려는 워싱턴과 다극화된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베이징의 패권 전쟁이 금융과 에너지가 결합된 가장 위험한 전선으로 이동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백악관에서 마주 앉을 양국 정상이 과연 이란 제재와 금융 충돌이라는 파국적 파고를 넘어 잠정적인 외교적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 전면적인 ‘금융 냉전’의 서막을 열게 될지 전 세계 금융시장과 외교가의 긴장된 시선이 워싱턴으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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