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온라인뉴스팀
日 최초 국제형사재판소(ICC) 수장 아카네 토모코 소장에 美 자산동결·금융제재 단행… 다카이치 총리, 외무성에 최고 수위 대응 지시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수장이자 일본인 최초의 재판소장인 아카네 토모코(赤根智子) 소장을 상대로 자산 동결과 금융 시스템 접근 차단 등 고강도 단독 제재를 전격 부과하자, 일본 정부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외교 채널을 통한 총력 대응을 선언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직접 외무성에 지시를 내려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인도·태평양 안보의 핵심 축인 미·일 동맹이 ‘국제사법 기구의 독립성’과 ‘국제법적 법치주의’ 문제를 둘러싸고 사상 초유의 외교적 파열음을 내고 있다.
현지 유력 방송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각료회의 및 외교안보 라인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가 아카네 토모코 ICC 소장 및 세네갈 출신 고위 법조인 등 재판소 핵심 지도부를 제재 명단(SDN)에 올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지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의 이번 제재는 법치주의와 국제사법 질서를 존중해 온 일본의 기본적 입장과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 이전부터 미국 측에 아카네 소장 등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지 말 것을 거듭 강력히 요청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은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 취지와 관할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아카네 소장이 국제사법 기관의 수장으로서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외교적·물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일본은 오랜 세월 ICC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지탱해 온 핵심 국가이며, 법원의 가장 큰 재정적 기여국(최대 분담금 납부국)”이라는 점을 재차 상기시켰다.
미국이 서방 민주주의 진영의 핵심 인사이자 동맹국인 일본 국적의 아카네 소장에게 칼을 빼든 배경에는 중동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ICC의 체포영장 발부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아카네 소장이 이끄는 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지도부뿐만 아니라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에 격분한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ICC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침해하고 정치적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며, ICC 관계자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금융 결제망 이용 및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보복성 제재안을 전격 발동했다.
그러나 아카네 토모코 소장은 과거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전쟁범죄 체포영장을 직접 발부해 러시아 내무부로부터 지명수배를 당했던 인물이다. 서방 자유 진영의 가치와 국제 인도법을 수호하기 위해 러시아의 암살 위협 속에서도 소신 판결을 내렸던 아카네 소장이, 이번에는 정반대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 대상자로 지정되는 역설적인 비극을 맞이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 정부에 사상 유례없는 고차방정식의 외교적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미·일 안보조약을 근간으로 중국의 해양 팽창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해야 하는 도쿄의 입장에서, 워싱턴과의 안보 협력은 국가 생존이 걸린 제1의 외교 축이다. 그러나 동시에 일본은 2차 대전 패전 이후 평화주의와 다자주의, ‘국제법에 기초한 분쟁 해결’을 대외 정책의 정체성으로 내세워 왔으며, ICC 창설 이래 전체 분담금의 15% 이상을 도맡아 내며 재판소를 실질적으로 지탱해 온 최대 공여국이다.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 자국 출신 국제기구 수장에 대한 부당한 제재를 묵과할 경우,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쌓아온 ‘법치 수호국’으로서의 신뢰성과 외교적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제법학계와 외교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행정부의 이번 강경 대응이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일본 외교의 자율성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ICC 회원국들 역시 미국의 제재를 국제사법 기구의 독립성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로 규정하고 공동 성명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일본이 아시아의 대표적 민주주의 맹주로서 유럽과 보조를 맞추며 워싱턴을 설득해야 하는 막중한 외교적 책무를 짊어지게 되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외무성을 통해 주일 미국대사관 및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의 비공개 고위급 협의를 긴급 타진하고, 아카네 소장에 대한 제재 적용 예외 조치(Waiver)나 제재 철회를 이끌어내기 위한 물밑 설득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금융 거래 제한으로 인해 아카네 소장의 공무 수행과 개인 자산 운용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일본 정부 차원의 대체 금융 지원 및 신변 경호 강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자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유일한 동맹국 미국과, 자국이 평생을 바쳐 구축해 온 국제법적 규범 질서라는 두 거대한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벼랑 끝에서, 일본 정부가 과연 아카네 토모코 소장을 지켜내고 동맹의 균열을 봉합하는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국제법조계와 외교가의 긴장된 시선이 도쿄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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