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온라인뉴스팀
고이즈미 신지로 日 방위상·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샤프리 샴수딘 인니 국방장관 최초 화상 회담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동남아시아의 전략적 맹주이자 핵심 해상 교통로를 통제하는 인도네시아가 중국과의 군사 밀착을 가속화하며 대만 동부 해역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감행한 지 불과 수 주 만에, 일본과 호주, 인도네시아 3개국의 국방 수장이 역사상 최초로 3자 국방장관 회담을 전격 개최했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포위망인 ‘쿼드(Quad)’의 핵심 축인 일본과 호주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최대 강국인 인도네시아를 다자 안보 협력의 틀로 끌어들여 역내 세력 균형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을 본격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전역의 해양 안보 지형이 거대한 격변의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 유력 영자 일간지 재팬타임스(The Japan Times)는 2026년 8월 26일 자 제시 존슨(Jesse Johnson) 외교안보 전문 기자의 보도를 통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과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그리고 샤프리 샴수딘(Sjafrie Sjamsoeddin)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사상 최초의 3개국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공식 발표문을 통해 “3개국 국방장관들은 인도·태평양 전역의 안보 환경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으며, 역내 및 글로벌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양자 및 3자 차원의 다층적 방위 협력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3국 국방장관 회담이 국제 외교안보가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는 이유는 회담의 개최 시점과 복잡한 지정학적 맥락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중국 베이징과의 국방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하고, 대만 동부 필리핀해 인근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의 사상 첫 합동 해상 훈련을 전격 실시해 서방 진영에 거대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대만 유사시 미군과 자위대의 후방 지원 및 해상 봉쇄 차단 통로가 될 수 있는 전략 요충지에서 인도네시아가 중국과 군사적 공조를 과시하자, 도쿄와 캔버라 안보 당국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과 호주는 인도네시아가 중국의 세력권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는 것을 차단하고, 인도네시아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의 핵심 파트너로 묶어두기 위해 발 빠른 외교적 반격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믈라카 해협과 순다·롬복 해협 등 전략적 해상 병목 지대(Chokepoints)를 장악하고 있는 국가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해군 기지 접근권을 허용하거나 친중 군사 노선으로 완전히 선회할 경우, 일본과 호주의 에너지 수송로와 해상 교통로(SLOC)는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회담에서 고이즈미 방위상과 말스 장관은 인도네시아와의 해양 안보 역량 강화(Capacity Building) 지원, 3국 연합 해상 수색·구조 및 인도적 구호(HADR) 훈련 확대, 첨단 방위 장비 및 방산 기술 협력, 해양 영역 인식(MDA) 레이더 정보 공유 등 실질적인 안보 협력 패키지를 집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이미 인도네시아 해양경비대에 대형 순시선을 공여하고 자위대와의 연합 훈련을 확대해 왔으며, 호주 역시 지난 수년간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전략 안보 조약을 체결하며 국방 교류를 대폭 강화해 온 바 있다. 이번 3자 회담은 기존의 ‘일-인니’, ‘호주-인니’, ‘일-호주’ 양자 협력의 틀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첫 공식 다자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지닌다.
그러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행정부의 속내는 훨씬 더 복잡하고 치밀하다.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외교(Bebas-Aktif)’ 원칙을 국시로 삼아 특정 강대국 블록에 가담하지 않는 비동맹 노선을 고수해 왔다. 프라보워 대통령과 샤프리 샴수딘 국방장관은 니켈 등 핵심 광물 공급망과 거대 인프라 투자를 앞세운 중국의 경제적 실리를 철저히 챙기는 동시에, 미국·일본·호주 등 서방 진영으로부터는 최첨단 군사 장비 도입과 군 현대화 지원을 이끌어내는 ‘양면 헤징(Hedging)’ 전략을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번 3자 회담에 응하면서도 “이 협력은 특정 제3국을 겨냥한 군사 블록화가 아니며, 아세안의 중심성(ASEAN Centrality)과 포용적 안보 질서를 지키기 위한 소통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서방과의 안보 밀착 수위를 정교하게 조절하면서, 자국의 해양 통제권과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외교적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3국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아키텍처가 기존의 전통적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망)’ 구조에서, 중견국들이 독자적으로 그물망처럼 얽히는 ‘격자형(Lattice-like) 다층 안보 네트워크’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한미일 삼각 협력에 이어, 일본-호주-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남방 해양 안보 삼각 축이 새롭게 태동하면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복합 방어선이 구축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의 파고가 높아지는 격동의 안보 환경 속에서, ‘사상 첫 일·호주·인니 국방장관 회담’은 인도·태평양의 번영과 해양 패권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전략적 구애와 중견국들의 치열한 실리 외교가 교차하는 가장 뜨거운 역사의 현장을 웅변하고 있다. 동남아의 거인 인도네시아를 둘러싼 자유 진영과 중국의 외교적 줄다리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새롭게 닻을 올린 3국 안보 협력이 역내 평화와 항행의 자유를 지탱하는 지속 가능한 균형추로 안착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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