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5 온라인뉴스팀
7년 멈췄던 사우디 ‘비전 2030’ 핵심 랜드마크의 화려한 부활 / 완공 시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828m) 제치고 세계 최고층 등극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연안의 휴양 도시 제다(Jeddah)에 추진 중인 인류 역사상 최초의 1,000m(1km) 초고층 마천루 ‘제다 타워(Jeddah Tower)’가 장기간의 공사 중단을 딛고 마침내 100층 고지를 돌파하며 위풍당당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건축 및 공학 전문 매체 ‘아키텍처 허브(Architecture Hub)’를 비롯한 해외 주요 언론들은 2026년 5월 기준 제다 타워의 공정률이 100층을 넘어서고 높이 400m를 돌파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한때 정치적 외풍과 자금난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되어 ‘지상 최대의 흉물’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던 제다 타워가 거친 풍파를 이겨내고 보란 듯이 솟아오르면서, 전 세계 건설·아키텍처 업계의 시선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다시금 집결하고 있다.
제다 타워는 사우디 정부가 총사업비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원)를 투입해 조성 중인 거대 신도시 ‘제다 이코노믹 시티(Jeddah Economic City)’의 핵심 랜드마크 프로젝트다. 당초 계획상 완공 높이가 최소 1,008m(3,307피트)에 달해,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 높이 828m·163층)를 무려 180m 이상 여유 있게 제치고 인류가 만든 구조물 중 최초로 ‘1km의 벽’을 깨뜨리는 초유의 대역사로 기획되었다. 부르즈 칼리파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에드리안 스미스(Adrian Smith)가 설계를 맡아, 사우디 사막에 자라는 자생 식물의 잎사귀에서 영감을 얻은 유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조형미를 갖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세기의 프로젝트는 착공 이후 순탄치 않은 잔혹사를 겪어야 했다. 지난 2013년 첫 삽을 뜬 제다 타워는 2017년 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대대적인 반부패 청산 작업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젝트의 핵심 투자자인 킹덤홀딩스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와 주 시공사인 사우디 빈라덴 그룹(SBG)의 바크르 빈 라덴 회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잇따라 구금되면서 현장 동력이 급격히 상실된 것이다. 여기에 2018년 글로벌 자목재 가격 변동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국제 유가 파동 등이 연달아 악재로 작용하면서, 제다 타워는 전체 공정의 약 3분의 1 수준인 63층 높이에 멈춰 선 채 무려 7년 가까이 거대한 ‘콘크리트 뼈대’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지지율과 국가 신인도 추락을 무릅쓰고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제다 타워 현장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것은 사우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자본 재정비 덕분이었다. 사우디 당국은 국가 경제 구조를 석유 중심에서 관광, 첨단 산업, 문화로 다변화하는 ‘비전 2030(Vision 2030)’ 개혁의 성공을 위해 제다 타워의 완공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개발사인 제다 이코노믹 컴퍼니(JEC)는 사우디 빈라덴 그룹과 약 19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규모의 공사 재개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고 2024년 말부터 현장 재가동에 나섰다. 2025년 한 해 동안 정밀 구조 안전 진단과 장비 교체를 마친 시공팀은 2026년 들어 3~4일에 1개 층을 쌓아 올리는 초고속 공법을 적용하며 맹렬한 속도전을 펼쳤고, 마침내 2026년 5월 100층 및 높이 400m 돌파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100층 돌파는 단순한 수치적 성과를 넘어, 1km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제다 타워 공사의 가장 매서운 고비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400m가 넘는 초고공 영역부터는 초고층 건축 공학이 직면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 난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분출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과제는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수직 압송’ 기술이다. 지상에서 반죽된 무거운 콘크리트를 대기압의 수십 배에 달하는 초고압 펌프를 이용해 고공 500m, 600m 이상으로 일정하게 쏘아 올리는 것은 원자재의 세밀한 수분 함량 조절과 온도 유지가 필수적인 극강의 기술이다. 이에 시공 측은 특수 첨가제가 들어간 차세대 고성능 콘크리트와 초고압 특수 수직 펌프 시스템을 동원해 고공 콘크리트 타설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
또한 1,000m 상공에서 사막과 홍해로부터 사방으로 불어오는 매서운 강풍과 난류를 견뎌내기 위해 바람공학(Wind Engineering) 기술이 총동원되었다. 제다 타워는 위로 올라갈수록 건물 면적이 세 방향으로 날카롭게 좁아지는 ‘삼각 날개(Y자형) 유선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공기역학적 구조는 건물에 가해지는 소용돌이 바람(Vortex)의 유체 하중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고 상층부의 좌우 흔들림을 최소화해 준다. 주거 가능 층수를 넘어서는 상부 스파이어(첨탑) 구간은 초고경도 강철 구조로 이어지며, 90만 톤에 달하는 하중을 버티기 위해 홍해 연안 해안 암반 층 지하 105m 깊이까지 270여 개의 대형 연장 항타 파일(Piled Raft Foundation)을 밀어 넣어 지구상에서 가장 견고한 기초 지반을 구축했다.
건물 내부 인프라 역시 인류 건축 기술의 결정체로 채워진다. 총 167개 층(252개 레벨)으로 구성될 제다 타워에는 럭셔리 포시즌스(Four Seasons) 호텔을 비롯해 최고급 콘도미니엄, 프리미엄 오피스, 그리고 홍해와 제다 시내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세계 최고 높이(630m/638m)의 돌출형 스카이 테라스 및 야외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1km에 달하는 거대한 수직 이동을 책임지기 위해 세계적인 엘리베이터 기업 코네(KONE)의 울트라로프(UltraRope) 탄소섬유 케이블 기술이 적용된 초고속 double-deck 엘리베이터 57대가 탑재되어, 관람객과 입주민들을 지상에서 최상층까지 단 수십 초 만에 안전하게 수송하게 된다.
글로벌 경제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다 타워의 100층 돌파와 2028년 완공 목표가 중동의 경제 지형 및 관광 생태계에 가져올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도 리야드의 초대형 미래 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와 더불어, 서부 거점 도시인 제다에 1km 세계 최고층 타워를 성공적으로 들어 올림으로써 석유 종식 이후를 대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는 경쟁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부르즈 칼리파를 통해 누려왔던 세계 최고의 관광 및 금융 허브라는 타이틀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미는 격이다.
한때 멈춰 서서 소문만 무성했던 1km 마천루의 꿈이 2026년 현재 100층을 넘어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막강한 자본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층 토목 공학 기술이 결합되어 써 내려가고 있는 제다 타워의 웅장한 대역사는, 인간의 건축적 열망과 기술적 한계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이는 선명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예정대로 오는 2028년 상반기 제다 타워의 거대한 첨탑이 구름을 뚫고 1,000m 상공에 우뚝 서게 되는 날, 인류 마천루의 역사는 새로운 시대의 막을 화려하게 올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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