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2 온라인뉴스팀
영국 인디펜던트지, 크리스 블랙허스트 칼럼 집중 조명 / 금융·크리에이티브 산업 일자리 4개 중 3개 AI 대체 위기 / 화이트칼라 신입 직무 대거 소멸… “대학 학위 신화의 완전한 종말” / 물리적 현장 노동 필요한 배관·용접·전기 등 숙련 기술직(Skilled Trades)이 진정한 블루칩 / 도제 학교(Apprenticeship) 시스템 확충 및 사회적 인식 전환 국가적 과제로 대두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이 서구 선진국의 노동 시장을 근본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가운데, 대학 졸업장을 취득한 ‘화이트칼라’ 청년들의 고용 입지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최근 저명한 경제 및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크리스 블랙허스트(Chris Blackhurst)의 분석 기사를 통해, AI 자동화가 영국의 직업 시장을 사실상 초토화(decimate)하고 있으며, 이제는 일반적인 대학 학위가 아닌 배관공, 전기공, 목수 등 현장 중심의 ‘숙련 기술직(Skilled Trades)’만이 AI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유일한 일자리가 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글로벌 컨설팅 기관들의 정밀 분석 결과 금융 및 크리에이티브(창작·마케팅·미디어) 산업 부문 전체 일자리 4개 중 3개(약 75%)가 생성형 AI(Generative AI) 및 파생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대체될 극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통적으로 고학력 대졸 재원들이 선호하던 금융 분석가, 법률 보조원, 리서치 기획자, 미디어 콘텐츠 작성자, IT 프로그래머 등 초급 화이트칼라 직무들이 초거대 언어모델(LLM)과 자동화 에이전트의 도입으로 가장 빠르게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영국의 주요 IT 및 금융 기업들은 신입 졸업생 채용 규모를 급격히 축소하고 있으며, 기존 초급 인력이 담당하던 단순 분석, 문서 작성, 기초 코딩, 데이터 처리 등의 업무를 AI 시스템으로 전격 대체하고 있다.
블랙허스트 칼럼니스트는 “수십 년간 영국 사회를 강력하게 지배해 온 ‘대학 진학이 성공과 안정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관습적 공식은 이미 완전히 깨졌다”고 단언했다. 과거에는 막대한 등록금과 시간을 투자해 대학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사회적 신분 상승과 경제적 안정을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되었으나, 오늘날의 AI 혁명은 인간의 지적 노동과 사무직 직무를 가장 먼저 위협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했다. 대학을 막 졸업한 20대 청년들이 사무직 시장 진입조차 하지 못한 채 장기 실업 상태에 몰리거나, 전공과 무관한 저임금 단기 알바 시장으로 내몰리는 ‘대졸 초급직 소멸’ 현상이 영국 전역에서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컴퓨터 화면 너머가 아닌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신체적 기술과 복합적 현장 판단을 요구하는 기술직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배관 설비, 전기 공사, 목공, 용접, 자동차 정비 등 물리적 숙련도가 필수적인 직종들은 현재의 AI 및 로봇 기술 수준으로는 쉽게 대체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오염된 배관을 직접 점검하고 구조가 복잡한 건물의 전선을 수리하거나, 변수가 많은 현장에서 즉각적인 물리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업무는 인간 특유의 손재주와 현장 응용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 내에서는 수십 년간 팽배했던 사무직 선호 사상이 무너지고, 기술직이 오히려 고수익과 높은 고용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하는 ‘진정한 블루칩 일자리’로 재평가받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현장 기술직 노동자들의 수입과 몸값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젊은 층의 기술직 기피 현상으로 인한 숙련공 부족 사태와 맞물려, 실력 있는 배관공이나 전기 기술자의 연봉은 웬만한 대기업 사무직이나 금융권 초임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블랙허스트는 “부모들과 교육 당국은 더 이상 실용성 없는 일반 대학 학위에 무리하게 목을 매며 자녀들을 빚더미와 실업의 늪으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배관, 전기, 건설 등 기술 직업 교육 프로그램인 도제 제도(Apprenticeship)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기술 노동에 대한 사회적 존중과 찬사를 보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번 인디펜던트의 보도는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유지되어 온 ‘지식 노동’과 ‘육체 노동’의 가치 체계가 역전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의 자동화 파도가 단순 반복적 육체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며 화이트칼라 사무직의 가치를 높였다면, 21세기 AI 혁명은 인간의 데이터 처리와 언어적 지능을 먼저 압도하면서 거꾸로 ‘손으로 직접 일하는 물리적 노동’의 희소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로봇이 복잡하고 정교한 현장 환경에서 인간 수준의 유연성과 기동성을 갖추기까지는 아직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소프트웨어 기반 AI는 단 몇 초 만에 수천 쪽의 법률 문서나 금융 보고서를 작성해 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영국에만 국한된 일시적 모멘텀이 아니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게 될 노동 시장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라고 입을 모은다.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률만을 자랑해 온 국가적 교육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향후 대졸 청년 실업률 폭증과 현장 기술 인력 부족이라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형 고용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직업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인디펜던트의 따끔한 경고는, AI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과 정책 당국자들에게 직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미래 고용 정책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엄중하게 물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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