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8 온라인뉴스팀

전통 발효 생선 소스 ‘플라라’와 국민 음식 ‘쏨땀’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세계보건기구 지정 ‘1군 발암물질’ 경고 속 15년 후 담관암 대란 우려 및 식위생 전수조사 착수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태국 북동부 지역의 주요 대학가에서 신입생 수천 명이 치명적인 기생충인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 검사에서 무더기로 양성 반응을 보이는 전대미문의 보건 스캔들이 발생해 태국 전역이 거대한 충격에 휩싸였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담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생충이 젊은 대학생 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함에 따라, 태국 보건부와 현지 지방 정부는 이를 국가적 미래가 걸린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역학 조사와 위생 점검에 착수했다.

태국 북동부 마하사라캄주에 위치한 국립 마하사라캄대학교에서 2026학년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건강검사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감염실태가 드러났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 12,733명을 대상으로 기생충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33%에 달하는 4,233명의 학생이 간흡충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근에 위치한 라자밧 마하사라캄대학교에서도 신입생 1,922명 중 19%에 해당하는 380명이 동일한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주 전체 주민 20,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 선별검사에서의 평균 감염률인 11%와 비교했을 때, 젊은 대학생 층의 감염밀도가 이례적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현지 보건 관계자들은 일제히 “매우 우려스럽고 경악할 만한 수준의 수치”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이번 집단 감염 사태를 촉발한 핵심 원인으로는 태국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자 로컬 야시장 및 대학가 식당의 주 메뉴인 ‘쏨땀(그린파파야샐러드)’이 지목되었다. 정확히는 쏨땀의 맛을 내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민물고기 발효젓갈 소스인 ‘플라라(Pla ra)’가 주범인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라는 민물고기에 소금과 쌀겨 등을 섞어 장기간 발효시켜 만드는 태국의 전통 양념이다. 그러나 가열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Raw) 상태의 플라라가 기생충알이나 유충에 오염되어 있을 경우, 이를 섭취한 인간의 몸속으로 기생충이 고스란히 전파된다. 특히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이 위생 검증을 받지 않았거나 태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노점상의 저가 플라라소스를 가열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쏨땀에 섞어 먹는 식습관을 즐기면서 이 같은 무차별적 집단 감염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당국과 의료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에 극도의 공포감을 표명하는 이유는 간흡충(Opisthorchis viverrini)의 의학적 위험성 때문이다. 인체 내로 침투한 간흡충은 주로 담도(쓸개즙이 흐르는 통로)에 기생하며 수십 년 동안 잠복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담배나 석면과 동일한 등급인 ‘1군 발암물질(Group 1 carcinogen)’로 공식 분류하고 있다. 감염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인지하기 어렵지만,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15년에서 20년이 지난 후 치명적인 담관암(cholangiocarcinoma)으로 발전하게 된다. 담관암은 조기 발견이 극히 어렵고 생존율이 매우 낮은 악성 종양이다. 실제로 태국 북동부 지역은 전 세계에서 담관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히며, 이미 태국 전역에서 약 60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이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건 전문가들은 “지금의 대학 신입생들이 가진 잘못된 식습관을 즉각 교정하지 않는다면, 15~20년 뒤 이들이 사회의 중추가 되었을 때 국가적인 담관암 대란이 발생하여 국가 미래 자산에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마하사라캄주 정부는 즉각적인 초강수 대응책을 발령했다. 춤핏 데차랏 마하사라캄 주지사는 관내 보건 당국에 긴급 지시를 내려 두 대학 주변의 모든 쏨땀 노점상과 식당, 그리고 플라라 소스를 사용하는 모든 음식점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위생 실태 조사와 단속을 전격 실시하도록 했다. 주 정부는 식품 안전 기준을 통과하고 충분히 끓여 조리된 플라라만을 사용하는 안전한 식당을 소비자들이 식별할 수 있도록 “이 업소는 익힌 플라라를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공식 인증 표지판을 부착하는 제도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음 달부터 관내 모든 쏨땀 판매업자들을 소집해 위생 및 올바른 조리법에 대한 의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학 측 역시 충격적인 결과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마하사라캄대학교의 닛타야 완나낏 부총장은 “신입생 층에서 이토록 높은 감염률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교직원 및 재학생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 50,000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수 선별검사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태국 보건부 장관 파타나 프롬파트 장관은 이번에 사용된 검사 방식이 최근 개발된 ‘소변 항원 진단 키트(UAT)’라는 점을 언급하며 지나친 과잉 공포는 경계했다. 소변 키트는 코로나19의 자가진단키트처럼 빠르고 간편하게 대규모 인원을 스크리닝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최종적이고 정확한 확진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대변 검사(Kato-Katz 두꺼운 도말 검사)를 통해 실제 기생충 알의 유무를 재확인해야 하므로 현재 정밀 검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들은 간흡충이 일단 발견되기만 하면 시중의 구충제 복용을 통해 비교적 쉽고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감염을 원천 차단하는 식습관의 변화에 있다. 민물고기와 플라라 소스를 섭취할 때 날것으로 먹지 않고, 반드시 높은 온도에서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는 아주 간단한 생활 습관 하나만으로도 발암 기생충의 위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와 대학가, 그리고 유통 상인들이 힘을 합쳐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식문화의 고질적인 위생 사각지대를 청산하고 젊은 세대의 건강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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