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2 온라인뉴스팀

금 한 돈 94만 원 돌파하며 ‘사금 채취’ 인구 급증 / 홍천·음성 등 금맥 형성 지역 탐사 동호회 북적 / 자산 가치 상승에 ‘디지털 금’ 넘어 ‘실물 사금’ 직접 찾는 시민들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반도 땅 밑에 잠자고 있던 ‘황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과거의 유물로 여겨졌던 ‘사금 채취’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자 야외 활동으로 부상하며 전국 강가가 이른바 ‘현대판 골드러시’의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전역에 매장된 금광석이 500만 톤을 훌쩍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접 금을 찾아 나서는 ‘사금 사냥꾼’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추세다.

12일 관련 업계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반도 지표 아래 매장된 금광석의 양은 약 592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반도 지층의 상당 부분이 중생대 시기에 형성된 변성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당시 강력한 마그마 활동으로 인해 암석 틈새에 금맥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 홍천, 충북 음성, 경기 포천 등은 전통적으로 금 함유량이 높은 지질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최근 사금 채취꾼들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열풍의 일등 공신은 단연 기록적인 금 시세다. 5월 현재 한국금거래소 기준 금 1돈(3.75g)의 시세는 94만 원을 돌파하며 1년 전과 비교해 50%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400달러를 상회하고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물 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은방이나 거래소를 찾는 대신, 직접 하천에서 사금을 채취해 ‘공짜 금’을 얻으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사금 채취 관련 온라인 동호회의 규모는 눈에 띄게 커졌다. 유튜브 채널 ‘오디사금’ 등을 운영하며 사금 탐사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요 사금 동호회 가입자 수는 3년 전 약 1,000명 수준에서 최근 6,000명을 넘어서며 6배 이상 폭증했다. 이들은 주말마다 ‘패닝 접시(사금을 거르는 도구)’와 장화를 챙겨 들고 강원도와 충청도 일대의 하천 바닥을 누빈다. 초보자들도 며칠간의 연습만 거치면 하루에 작게는 몇 알갱이에서 많게는 0.5g 이상의 사금을 채취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질학적으로 사금은 금이 박힌 채 노출된 암석이 수천 년 동안 풍화 작용을 거치며 깎여 나가고, 물에 휩쓸려 하천 바닥에 쌓이면서 형성된다. 금은 다른 모래나 자갈보다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물살이 굽이치는 곳이나 큰 바위 틈새, 혹은 퇴적물이 쌓이는 특정 지점에 집중적으로 모이는 성질이 있다. 탐사객들은 이러한 지질학적 지식을 활용해 ‘포인트’를 찾고, 모래를 담아 물로 흔들어 가벼운 흙을 날려 보내는 ‘패닝’ 기법을 통해 순도 높은 금 알갱이를 골라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금 채취 열풍에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 훼손과 법적 논란이다. 단순히 패닝 접시 하나로 모래를 거르는 행위는 통상적인 취미 활동으로 간주되지만, 금을 더 많이 찾기 위해 강바닥을 과도하게 파헤치거나 바위의 위치를 옮기고 물길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행위는 하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하천법 제95조에 따르면 허가 없이 하천의 형질을 변경하거나 토석을 채취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사금 채취가 경제적으로 큰 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물찾기’와 같은 즐거움에 가깝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 종일 허리를 굽혀 작업해도 얻을 수 있는 금의 양은 미미할 수 있으며, 장비 구입비와 이동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으로 직접 한반도의 금을 찾았다”는 성취감과 금값 상승에 따른 기대 심리가 맞물리며 사금 채취를 향한 열정은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지질학계 관계자는 “한반도는 역사적으로도 ‘금의 나라’라 불릴 만큼 금 생산량이 많았던 지역”이라며 “현재의 기술력으로 대규모 금광을 다시 개발하기에는 경제성 검토가 필요하지만, 하천에 흘러나온 사금을 찾는 행위는 우리 국토의 지질학적 가치를 몸소 체험하는 흥미로운 문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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