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8 온라인뉴스팀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진출 후 현지 업체 공세에 밀려 판매 철수 결정, 모바일·반도체 등 고부가 가치 산업에 ‘선택과 집중’… 쑤저우 등 생산 기지는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존치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글로벌 가전 시장의 맹주인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 가전 및 TV 판매 사업을 전면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992년 한중 수교와 함께 중국 시장에 발을 내디딘 지 34년 만의 역사적인 후퇴다. 이번 소식은 2026년 4월 27일 일본의 경제 전문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소식통을 인용해 단독 보도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으며, 이후 로이터통신과 국내 주요 매체들이 이를 긴급 타전하며 공식화되었다.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말 중국 내 가전 및 TV 판매 중단을 최종 결정하고 현지 직원과 거래처를 대상으로 설명회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급격하게 변화한 중국 내 시장 환경에 따른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고급 가전의 대명사로 통하며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 하이얼, 미디어, 샤오미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이 급성장하고 가격 경쟁력이 심화되면서 설 자리를 잃어왔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넘어 프리미엄 라인업에서도 품질을 대폭 개선하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은 범용 가전 판매 대신 이익률이 높고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스마트폰(모바일)과 반도체 분야에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중국 전역의 오프라인 판매망을 정리하고 재고를 순차적으로 처분하여 판매를 완전히 종료할 방침이다. 다만, 쑤저우 등에 위치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생산 공장은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 대신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은 중국 내수용이 아닌 인근 국가 및 글로벌 시장으로 공급되는 ‘수출 전용 거점’으로 전환되어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중국의 효율적인 제조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리스크가 큰 내수 시장에서의 직접 경쟁은 피하겠다는 실리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
이와 같은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 구조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중국 시장 철수와 관련해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5일 행사에서 중국 사업의 어려움을 시인하며 “여러 형태로 사업을 보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사실상 철수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갤럭시 AI를 앞세운 모바일 부문이 중국에서 점차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적자 폭이 커진 가전 부문을 털어내는 것이 기업 가치 제고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가전 판매 철수는 단순히 한 기업의 사업 축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내 외자 기업들의 생존 전략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중 수교의 상징적 사업이었던 가전 분야가 34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됨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모바일과 반도체 중심의 첨단 기술 기업으로서 어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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