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7 온라인뉴스팀

일본 최초 여성 총리 탄생 5개월… 여전히 공고한 ‘남성 우대’ 사회 구조와 정치권의 괴리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실시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일본 사회가 성평등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충격적인 수치가 발표되었다. 2026년 3월 27일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 시민 중 남성과 여성이 사회에서 평등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믿는 비율은 단 1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 행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온 결과라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조사는 도쿄 거주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일본 사회 내부에 뿌리 깊게 박힌 성별 불균형에 대한 시민들의 냉담한 시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실로 드러난 ‘남성 우위’ 사회의 벽과 시민들의 인식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는 일본 사회에서 남성이 여전히 우대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대다수의 시민이 일상생활과 직장, 그리고 정치권 전반에서 성차별적 구조가 고착화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서는 경제적 기회 불균형과 가사·육아 부담의 비대칭성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모나쉬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성불평등’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출산 고령화’라는 표현을 통해 사회적 불만과 불평등에 대한 고통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인구 통계학적 문제를 넘어, 여성이 아이를 낳고 기르며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기에 일본의 환경이 얼마나 척박한지를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여성 총리’의 역설: 남성 중심의 내각 구성과 시각적 증거 보도와 함께 공개된 사진 속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내각 기념사진은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시각적으로 강력하게 증명한다.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적인 돌파구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둘러싼 19명의 내각 위원 중 여성은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과 오노다 키미 경제안보상을 포함해 단 3명뿐이다. 사진 속에서 짙은 색 정장을 입은 수많은 남성 의원 사이에 서 있는 소수의 여성 의원들의 모습은 현재 일본 정계의 인적 구성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전 “북유럽 국가에 못지않은 여성 의원 비율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적재적소의 인재를 배치한 결과이며, 성별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했다”고 해명했으나,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기대를 저버린 구성이며 여성 권익 향상에 대한 희망을 꺾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과 구조적 장애물이 만든 ‘성격차 지수 최하위’ 유엔 차별철폐위원회의 아키즈키 히로코 위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일본의 성평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정치권의 보수성과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일본은 2025년 세계 경제 포럼(WEF) 성격차지수(GGGR)에서 148개국 중 118위를 기록하며 G7 국가 중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특히 정치 참여 부문에서의 불균형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유민주당 내 여성 의원 비율이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총리가 임명할 수 있는 여성 인재 풀 자체가 좁다는 구조적 한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Affirmative Action) 없이는 15.9%라는 인식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경제적 불평등과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 성평등에 대한 낮은 인식은 노동 시장에서의 경제적 격차와도 직결된다. 일본의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많은 여성이 결혼과 출산 이후 경력 단절을 경험하며, 재취업 시에는 저임금 서비스직이나 파트타임 근무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결국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방해하고 사회적 지위를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도쿄 시민들이 느끼는 ‘남성 우대’의 정체는 바로 이러한 안정적인 일자리와 승진 기회의 불공정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내 이사진의 여성 비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권고 사항도 강제성이 없어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많다.

제6차 남녀공동참여 기본계획의 향방과 과제 현재 일본 정부는 ‘선택적 부부 별성 사용’의 법적 효력 부여를 포함한 제6차 성평등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본래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 별성제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며 젊은 세대와 여성층의 지지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사회 지도층 및 관리직의 여성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2030 30’ 목표를 재확인했으나, 현재의 지지부진한 변화 속도로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다. 단순한 수치상의 목표 제시를 넘어, 가부장적인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교육과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결론: ‘상징’을 넘어 ‘실질적 변화’를 향해 도쿄 시민들의 냉소적인 반응은 단순히 감정적인 결과가 아니라, 수십 년간 변화하지 않는 일터와 가정 내 관습에 대한 정당한 지적이다. 첫 여성 총리의 탄생이 유리천장을 깨뜨린 ‘상징’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15.9%라는 참담한 수치를 끌어올리는 ‘실질적 동력’이 될 것인지는 다카이치 내각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다. 여성 총리 스스로가 남성 중심적인 정치 문법에 매몰되지 않고, 소외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구조적인 차별을 직시하고 이를 해체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 한, 일본이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와 경제 활력 저하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들은 이제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자신의 삶이 바뀌는 실질적인 평등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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