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4 온라인뉴스팀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금값 11% 끌어내려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2026년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1983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가파른 주간 낙폭을 기록하며 금융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던지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2026년 3월 23일, 주요 외신과 금융 분석 매체인 ‘더스트리트(TheStreet)’의 보도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 한 주간 약 11% 급락하며 온스당 4,500달러 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이어졌던 기록적인 랠리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수치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금의 위상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1983년 ‘데자뷔’… 중동발 유동성 위기가 원인 이번 금값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심화가 꼽힌다. 역설적이게도 전쟁이라는 불안 요소는 보통 금값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물리적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를 낳았고, 이는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급등시켰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1983년 3월과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당시에도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 수입 감소에 따른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금을 대거 매각하면서 금값이 일주일 만에 100달러 이상 폭락한 바 있다. 2026년 현재 역시 걸프 지역 국가들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과 달러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을 내다 팔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금이 안전 자산으로서 선호되기보다 ‘현금화하기 가장 쉬운 자산’으로서 매도 대상이 된 것이다.
■ 연준의 매파적 돌변과 달러 강세의 이중고 설상가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이 급격히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선회한 점이 금값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나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2026년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하기는커녕 오히려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0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0%를 넘어섰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진다. 여기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로 결제되는 금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페퍼스톤(Pepperstone)의 전략가 딜린 우(Dilin Wu)는 “이번 하락은 금의 장기적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이라기보다, 금리 전망 변화에 따른 ‘가격 논리의 조정’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기관 자금 이탈 가속화… 향후 전망은?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탈도 눈에 띈다. 세계 최대의 금 ETF인 SPDR Gold Shares(GLD)에서는 3월 들어서만 약 63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해당 ETF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유출액이다. 기관들이 손절매 물량을 쏟아내면서 가격 하락이 다시 매도를 부르는 ‘자기강화적 하락’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향후 금값의 향방을 가를 주요 지지선으로 온스당 4,361달러를 주목하고 있다. 이 지점은 2025년 상승분의 50% 되돌림 구간으로, 만약 이 선마저 무너질 경우 4,200달러 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조정을 ‘건강한 단기 후퇴’로 규정하며, 2026년 연말에는 금값이 다시 5,000달러에서 6,000달러 사이에 안착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탈달러화 추세와 중앙은행들의 꾸준한 금 매입이라는 구조적 토대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금값의 향방은 중동 전쟁의 지속 기간과 그에 따른 유가 추이, 그리고 연준의 입에 달려 있다.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는다면 금은 다시금 헤지 수단으로서 각광받겠지만, 고금리 환경이 고착화될 경우 금 투자자들은 당분간 거친 파고를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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