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1 온라인뉴스팀

‘리치 스파클’과 손잡고 AI 디지털 트윈 등 야심찬 출발… 거품 논란 속 투자자 비명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 카비 라메(Khaby Lame)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야심 차게 나스닥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던 기업의 주가가 한 달 만에 90% 이상 폭락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단순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넘어 ‘크리에이터 산업의 산업화’를 꿈꿨던 이번 딜이 자칫 ‘천문학적 거품’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스닥 상장사인 홍콩 기반의 금융 서비스 기업 ‘리치 스파클 홀딩스(Rich Sparkle Holdings)’는 카비 라메의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스텝 디스팅티브(Step Distinctive Limited)’를 약 9억 7,500만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카비 라메는 리치 스파클의 지배주주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당시 시장은 한 명의 크리에이터가 기업 가치 1조 원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열광했다.

리치 스파클 측은 카비 라메의 ‘무표정’과 ‘몸짓’이라는 비언어적 콘텐츠가 언어 장벽 없이 전 세계 3억 6,000만 명 이상의 팔로워에게 소구력을 가진다는 점을 핵심 자산으로 꼽았다. 특히 이들은 카비 라메의 외모, 목소리, 행동 패턴을 복제한 ‘AI 디지털 트윈(AI Digital Twin)’을 생성하여, 본인이 직접 촬영하지 않아도 24시간 내내 다국어로 라이브 커머스와 광고 콘텐츠를 생성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연간 40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발표 직후 리치 스파클의 주가는 유동성이 낮은 종목 특성과 맞물려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 주가는 한때 주당 180달러를 돌파하며 65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서류상 기업 가치는 160억 달러(약 21조 원)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카비 라메의 지분 가치 또한 수조 원대에 달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그가 최연소 빌리언네어 반열에 올랐다는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은 짧았다. 2월에 들어서며 주가는 무서운 속도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실질적인 매출 기반이 미약한 상태에서 인플루언서의 이름값에만 의존한 ‘펌프 앤 덤프(주가 조작 및 폭락)’ 의혹이 제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금융 전문가들은 리치 스파클이 본래 금융 인쇄업을 하던 영세 업체였다는 점, 상장된 주식 수가 매우 적어 소수의 거래로도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주가는 고점 대비 90% 이상 빠지며 현재는 상장 초기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크리에이터 경제의 과잉 가치평가’가 불러온 참사라고 분석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유명 크리에이터의 IP가 강력한 자산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수조 원의 매출로 이어진다는 가정은 위험하다”며 “특히 실체가 불분명한 AI 기술과 결합하여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행태는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카비 라메 측은 이번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개인 크리에이터의 기업화 모델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면서, 향후 비슷한 형태의 상장 시도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말 없는 코미디’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카비 라메가 이번에는 ‘말도 안 되는 주가 폭락’이라는 뼈아픈 현실의 주인공이 되면서, 크리에이터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남기기

Trending

Expert Insight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