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推: 밀 추. 己: 자기 기. 及: 미칠 급. 人: 사람 인)

자신의 처지를 미루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린다는 뜻으로, ‘제 배 부르면 남의 배고픈 줄 모른다’ 는 속담과 그 뜻이 일맥상통하는 말.

[출전]《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內篇) 간(諫) 상편》

【내용】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 경공(景公)때에 눈비가 삼일을 내리며 개이지 않았다. 경공이 여우겨드랑이 털옷을 입고 섬돌위에 앉아 있는데, 안영이 들어와 알현하거늘 잠시 후에 왕이 “참으로 괴이한 일이로다. 눈비가 삼일을 내렸어도 춥지 않다니”라고 말하니 안영이 아뢰기를 “날씨가 춥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라 했다.왕이 웃거늘, 안영이 아뢰기를 “영이 들으니 옛날 어진 임금은 배부를 때 백성들의 주림을 생각하고, 따뜻할 때 백성들의 추움을 생각하고, 편안할 때 백성의 수고로움을 알았다 합니다. 지금 대왕께서 어찌 안다고 하겠습니까.”하였다. 왕이 이르되 “참으로 옳은 말이요. 내 그대의 말을 따르리다.”하고 이에 영을 내려 창고를 열고 춥고 배고픈 자에게 나누어 주는데, 길가는 나그네 일지라도 그 고향을 묻지 않으며, 마을에 머무는 자 일지라도 그 집이 어데냐 묻지 않으며, 전국으로 순시를 하여 감독을 해도 그 이름을 묻지 않으며, 일할 수 있는 자는 두 달 치를, 병든 사람은 두해 치를 나누어 주었다. 공자께서 이를 듣고 말씀하시기를 “안영이 원하는 바를 능하게 아뢰였고, 경공은 그 일을 훌륭하게 행하였다.”고 했다.

景公衣狐白裘不知天寒晏子諫第二十

景公之時;雨雪三日而不霽. 公被狐白之裘, 坐于堂側階. 晏子入見, 立有間, 公曰, 怪哉, 雨雪三日而天不寒. 晏子對曰, 天不寒乎. 公笑晏子曰, 嬰聞古之賢君, 飽而知人之飢, 溫而知人之寒, 逸而知人之勞, 今君不知也. 公曰, 善, 寡人聞命矣. 乃令出裘發粟, 以與飢寒者. 令所睹于塗者, 無問其鄕. 所睹于里者, 無問其家. 循國計數, 無言其名. 士旣事者兼月, 疾者兼歲. 孔子聞之曰, 晏子能明其所欲, 景公能行其所善也.

안자는 제나라의 정치가로 국민의 신망이 두터웠고, 관중(管仲)과 비견되는 훌륭한 재상이었다. 그는 너무나 검소하여 밥상에 반찬을 세 가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으며, 늘 누더기 같은 낡은 옷을 입고 다녔다. 항상 백성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던 그는 편안한 일상에 묻혀 눈 오는 경치에만 정신을 빼앗긴 채 추위에 떨고 있을 백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공의 불찰을 옛 군주들의 예를 들어 따끔하게 지적하였다. 군주라면 마땅히 도량을 넓게 하여 자기중심적인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마음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오늘날 이 말은 ‘내 배 부르면 종의 밥 짓지 말라 한다’는 속담이나 또는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과 같이 남의 어려움이나 불행도 자기중심적으로 소홀히 여긴다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추기급인’이라는 말은 송(宋)나라 때 주희(朱熹)의 여범직각서(與范直閣書)에 정확히 나온다.

“배우는 사람이 충서(忠恕)에 있어서, 그 사람(상대방)을 참고해 고치는 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나를 미루어 다른 사람에게 미친다면 (더욱) 올바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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