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4 유영만 교수
[칼럼] 지식생태학자 유영만교수의 “진정한 성공은 끈기의 산물이 아니라 끊기의 부산물이다” (2023-06-14)
하던 일을 그만두는 사람을
우리 사회는 뭔가
부족하거나 패배자로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성향이 강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믿었던 신념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잠언이 “절대로 포기하지마라”였던 이유도 이런 사회적 통념을 반영하는 결과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데 잘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했다는 이유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이다. 포기는 마치 모든 걸 그만두고 인생의 낙오자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해왔다.
이제 이런 사회적 통념을 의심을 넘어 의문을 던져 지금 여기서도 여전히 통용되는 삶의 교훈인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한 번 시작하면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가는 사람을 분야에 관계 없이 도전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해왔다. 하지만 이제 ‘버티는 끈기’보다 조기에 그만두고 ‘버리는 끊기’를 통해 선택과 집중의 방향을 재조정하는 전략적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끊기는 의지가 약한 사람이 중도에 포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전략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의 방향으로 선회하기 위해 무의미하거나 무리가 간다고 판단되는 일을 그만두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전략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이미 늦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아니 아주 죽기 전에 끈기로 버티며 허비했던 인생은 이 책을 잡는 순간 그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끈기’가 용기로 해석되었지만 지금부터는 ‘끊기’가 진정한 용기로 작용한다. 내가 먼저 하던 일을 선제적으로 끊지 않으면 영원히 끊어진다. 마치 쉬지 않으면 영원히 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끈기로 버티는 용기보다 끊기로 그만두는 용기가 진정한 용기다. 진정한 성공은 끈기의 산물이 아니라 끊기의 부산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나에게 의미심장한 행복을 주는 일 이외에는 가급적 끊어버리고 내가 하면 신나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닐에는 끈기를 발휘해야 성공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끈기’로 이어지는 성장은 여기서 멈추고, ‘끊기’로 이어가는 행복한 성숙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과거와 다르게 생각보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제 빙하기에 오랫동안 습관처럼 해오던 삶의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희망찬가를 울리면서 탄성을 내기위해서는 끈기를 버리고 끊기로 다시 시작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 빙하기는 생각보다 경기불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시기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겨울 뒤에는 봄이 오지만, 경제 빙하기 뒤에 봉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고속 성장 엔진을 잠시 끄고 저속 성숙을 위한 내면적 성찰을 통해 지금까지 믿어왔던 통념이나 고정관념을 통렬하게 파괴하고 새로운 생각으로 정신무장을 할 때다.
끈기로 버티면서 마음 졸였던 지난날의 마음 속 갈등이 이 칼럼을 읽는 순간 시원하게 해소되는 청량제가 될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낯선 생각을 잉태할 수 있는 각성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해본다.
참고 : 『끈기보다 끊기(2023, 유영만 저)』 문예춘추사
칼럼니스트 유영만 교수는
질문으로 관문을 열어가는 지식생태학자이다.
불현듯 다가오는 뜻밖의 질문이 던지는 낯선 마주침으로 색다른 깨우침을 얻는 배움을 사랑한다.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으로 사람을 재단하고 평가하기보다 전두엽을 낯설게 자극하는 충격적인 질문과 비판적 문제 제기를 즐기는 탐구과정에 언제나 몸을 던지며 일상에서도 비상하는 상상력을 잉태하는 지식생태(生態)학자다. 지시와 명령의 언어보다 질문과 의문의 언어로 잉태된 미지의 앎에 언제나 전율하는 감동을 느낀다. 오늘도 불안한 질문의 바다에서 불확실하지만 심장 뛰는 앎의 여행을 즐긴다. 당연함에 의문을 던져놓고 통념에 통렬한 시비를 걸면서 어제와 다른 통찰을 몸으로 체득하는 탐험을 추구한다.
뜨거운 언어의 모루 위에서 틀에 박힌 질문을 폐기하고, 잠자는 사고를 흔들어 깨우는 호기심 어린 질문으로 색다른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애간장을 태우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야성으로 지성을 일깨우는 색다른 문제 제기에 한눈을 팔고 있다. 우발적 만남으로 전율하는 앎과 삶의 이중주를 사랑하며 어제와 다른 나로 거듭나기 위해 날선 언어로 자아를 재서술하는 아이러니스트로 거듭나고 있다.
《언어를 디자인하라》, 《폼 잡지 말고 플랫폼 잡아라》, 《부자의 1원칙, 몸에 투자하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공부는 망치다》,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곡선으로 승부하라》 등 저서와 《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빙산이 녹고 있다고》 등 역서를 포함해서 총 90여 권의 저·역서를 출간했으며, 다양한 사유를 실험하고 또 읽으면서 쓰고 강연하는 지적 탈주를 거듭하고 있다.
이메일 u010000@hanyang.ac.kr
유튜브 www.youtube.com/kecolo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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