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5 온라인뉴스팀
월가 유력 리서치사 번스타인(Bernstein), 2030년 금 가격 장기 전망치 기존 6,100달러에서 5,600달러로 전격 하향 수정
실질금리(TIPS 2.6%) 상승과 연준의 9월 금리 인상이 유발한 기회비용 압박… “실물 수요 악화 아닌 금리 환경 변화에 기인”
글로벌 중앙은행 3년 연속 1,000톤 이상 순매수 및 95% 비축 확대 의지… 골드만삭스 등 주요 IB들의 금 전망 궤적 심층 분석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글로벌 금융 시장의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월가의 대표적 투자 리서치 기관인 번스타인(Bernstein Research)이 오는 2030년까지의 장기 금(Gold) 가격 목표치를 전격 재조정하며 귀금속 시장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경제 금융 전문 매체 ‘더스트리트(TheStreet)’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 밥 브래킷(Bob Brackett)은 최신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30년 금 가격 목표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6,100달러에서 5,6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제 금 가격이 지난 2026년 1월 28일 온스당 5,589.38달러라는 역사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9월 하순 들어 4,286달러 선 안팎에서 숨 고르기 조정을 이어가는 시점에서 나온 이번 목표치 수정은, 월가가 금의 장기적 궤적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요한 미세 조정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번스타인의 전망치 수정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핵심 대목은 목표치 하향의 원인이 ‘실물 수요의 위축’이 아니라 ‘실질금리 환경의 변화’에 있다는 점이다. 밥 브래킷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전망치 조정은 금에 대한 물리적 실물 수요(Physical Demand)가 악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s)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장기화되고 있는 거시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미국의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최근 2.6% 수준까지 상승하며 견고한 고금리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은 채권처럼 자체적인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Zero-yield Asset)이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커져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9월 16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재확인시키며 실질금리의 추가 상승을 자극했고, 이것이 번스타인으로 하여금 장기 가격 상승 속도를 다소 보수적으로 재산정하게 만든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스타인은 금에 대한 구조적 강세론(Bullish stance) 자체를 철회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다. 2030년 목표치를 5,600달러로 소폭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현재 거래 가격인 4,286달러 대비 여전히 30% 이상의 강력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브래킷은 과거 2023년부터 2025년 사이의 금 랠리 당시에도 실질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던 환경 속에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질주했던 역사적 선례를 제시했다. 실질금리가 서서히 상승하는 완만한 국면에서는 실물 수요와 매크로 헤지 수요가 금리 역풍을 충분히 상쇄하며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9월 16일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 직후에도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보유량은 급격한 유출 없이 보합세를 유지했으며, 금 현물 가격 역시 급락하지 않고 견고한 하방 지지력을 증명해 보였다.
번스타인이 금의 장기적 우상향을 굳게 확신하는 가장 결정적인 버팀목은 바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구조적 금 매집 행진’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2024년에 걸쳐 3년 연속으로 연간 1,000미터톤(t) 이상의 금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 세계 연간 금 광산 채굴 생산량의 무려 4분의 1(25%)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을 매년 중앙은행들이 시장에서 완전히 흡수해 금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적 시세 차익을 노리고 시장에 수시로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는 민간 헤지펀드나 펀드매니저들과 달리, 외환보유액의 다변화와 탈달러화(De-dollarization)를 추진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수년, 수십 년의 장기적 시계에서 대규모의 안정적인 매수세를 이어간다. 세계금협회(WGC)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무려 95%가 향후 1년간 글로벌 금 보유량이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이러한 공공 부문의 매수 열풍이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대세임을 입증했다. 번스타인은 이들 외환보유액 관리자들의 끊임없는 매집세가 지난 3년간 금 시장의 가장 강력한 가격 안정판 역할을 해왔으며, 2030년까지 이어질 대세 상승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가의 다른 대형 투자은행들 역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보다 명확해짐에 따라 금 가격 목표치를 잇따라 수정하고 있으나, 장기적 낙관론의 기조는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원자재 전문 애널리스트 리나 토마스(Lina Thomas)는 지난 9월 20일 보고서에서 2026년 말 기준 금의 적정가치(Fair-value) 전망치를 기존 4,900달러에서 4,650달러로 소폭 낮추었으나, 2027년 말 목표치는 온스당 5,400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토마스는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금의 상승 궤도를 일시적으로 둔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거대한 상승 추세 자체를 부러뜨릴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비록 월가 내부에서 단기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거나 전면 재검토하는 등 기관별 시각차가 다소 엇갈리고는 있으나, 번스타인과 골드만삭스를 필두로 한 주요 하우스들은 2030년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금이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 5,600달러 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중장기 청사진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금이 2030년 5,600달러 고지에 도달하는 경로에 도사리고 있는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밥 브래킷 애널리스트가 지적한 최대의 잠재적 위험은 바로 중앙은행의 순매수세가 연간 1,000톤 밑으로 급격히 둔화되는 시나리오다. 만약 각국 중앙은행의 공식 매수세가 가파르게 꺾인다면, 금 시장은 최대의 하방 방어벽을 잃어버린 채 국채 금리 변동과 미국 달러화 가치 변동에 훨씬 더 취약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거나, 실질금리의 고공행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경제 둔화로 민간 수요가 꺾이는 경우도 중대한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 아울러 금 ETF로부터의 지속적인 자금 유출과 중동 등 지정학적 분쟁의 극적인 긴장 완화 역시 금에 부여된 안전자산 프리미엄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브래킷은 향후 금의 상승 랠리가 일시적인 지정학적 위기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중앙은행의 구조적 수요라는 펀더멘털에 의해 견인되어야만 건강한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결국 이번 번스타인의 2030년 금 가격 전망치 조정은 금 시장이 마주한 양면적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고금리와 실질금리 상승이라는 금융 환경의 역풍으로 인해 상승의 경사도는 다소 완만해졌지만, 탈달러화와 글로벌 중앙은행의 굳건한 수요라는 실물 펀더멘털은 여전히 금의 장기적 가치를 우상향으로 이끌고 있다. 단기적 가격 변동성과 금리 사이클의 노이즈 속에서도, 글로벌 기축통화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분절화 속에서 ‘최후의 안전자산’으로서 금이 지닌 전략적 위상은 2030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도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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