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8 온라인뉴스팀

알자지라·로이터 등 주요 외신 일제히 타전… 공해상 순찰 비행 중이던 덴마크 페넥 헬기 수 미터 옆으로 러시아 프리깃함 조명탄 2발 아슬아슬 통과

러시아 “덴마크 헬기가 위험 기동하며 도발” 외교 항의 서한 전달 vs 덴마크 국방장관 “극도로 비전문적인 해상 처신” 거센 비판 격돌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유럽 내 공포와 불화 심으려는 러시아의 전형적 하이브리드 도발”… 발트해 요충지 덴마크 해협 둘러싼 신냉전 긴장감 최고조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동유럽 전선의 교착 국면 속에서 유럽 전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북유럽의 전략적 요충지인 발트해(Baltic Sea) 상공에서 러시아 해군 군함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군용 헬리콥터가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위기를 겪으면서 국제사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중동의 대표적 유력 매체인 알자지라(Al Jazeera)와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Reuters), AFP 통신 등의 최신 심층 보도에 따르면, 발트해 공해상을 항해하던 러시아 해군 호위함이 통상적인 감시 비행 임무를 수행 중이던 덴마크 군용 헬기를 향해 두 발의 조명탄(Flare)을 전격 발사하는 위험천만한 근접 위협 사태가 발생했다. 발사된 조명탄 중 한 발은 헬리콥터 기체로부터 불과 수 미터(a matter of metres) 거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 것으로 확인되어, 자칫 공중 폭발이나 추락 등 나토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 군사 충돌로 비화할 뻔했던 위급한 순간이었음이 드러났다. 사건 직후 모스크바와 코펜하겐 양국 정부가 서로를 향해 거친 외교적 비난을 쏟아내며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덴마크 정부는 사태의 엄중함을 경고하면서도 나토 헌장 제5조 집단방위 조항의 즉각적인 발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확전 차단에 나섰다.

덴마크 국방군 사령부와 현지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덴마크군의 페넥(Fennec) 군용 헬기는 덴마크 영해 바깥의 국제수역을 통과하던 러시아 해군 프리깃함을 감시하고 사진 촬영 등 정례적인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당 러시아 군함은 무선 경고나 정상적인 국제 신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덴마크 헬기를 겨냥해 두 발의 경고용 조명탄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통상적으로 해상에서 군함이 쏘아 올리는 조명탄은 위험 신호나 퇴거 경고용으로 사용되지만, 고속으로 비행 중인 항공기 바로 지척에 투사될 경우 기체 흡입구 손상이나 화재를 유발해 치명적인 추락 참사를 일으킬 수 있는 명백한 위협 수단이다. 옙페 브루스(Jeppe Bruus) 덴마크 국방장관은 현지 방송인 TV 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명탄 중 하나가 항공기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진 지점을 그대로 통과했다”고 전격 폭로하며, 러시아 해군의 이번 조치를 향해 “국제 해상 안전 규범을 완전히 망각한 극도로 비전문적인 해상 처신(deeply unprofessional seamanship)”이라며 강도 높은 규탄을 쏟아냈다.

브루스 장관은 덴마크가 이번 위협 사건을 이유로 나토 동맹국 중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하는 나토 헌장 제5조(Article 5) 상호방위 협의를 소집할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번 사건을 극도로 심각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현재 그 단계(제5조 발동)까지 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즉각적인 군사적 확전 가능성에는 명확한 선을 그었다. 이는 러시아의 노골적인 도발에 말려들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불상사를 막겠다는 전략적 인내의 표시이자, 불필요한 군사적 위기 고조를 방지하려는 외교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덴마크 측에 전가하며 적반하장식 외교 공세로 맞불을 놓았다. 코펜하겐 주재 러시아 대사인 블라디미르 바르빈(Vladimir Barbin)은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RIA Novosti) 통신을 통해 덴마크 외교부에 공식 외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히며,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할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바르빈 대사는 “덴마크 군용 헬기가 러시아 군함을 상대로 위험천만한 비행 기동을 감행한 것이 이번 발트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이라고 주장하면서, “덴마크 당국이 이를 일상적인 통상 비행이라고 포장하려는 시도는 규탄받아 마땅하며, 이러한 무모한 도발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르빈 대사는 이미 지난해에도 덴마크 헬기가 러시아 해군 대형 대잠함인 ‘비체 아드미랄 쿨라코프(Vice-Admiral Kulakov)’함 상공을 위험하게 저공비행하며 밀착 감시를 벌여 외교적 항의를 제기한 바 있다고 상기시키며 덴마크의 상시적인 정찰 활동을 문제 삼았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장 군 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직접적인 논평을 회피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덴마크 해협(Danish Straits)의 지정학적 특수성에 주목하고 있다. 덴마크 해협은 좁은 수로를 통해 발트해와 북해, 대서양을 연결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해상 관문 중 하나이자, 러시아 유조선과 이른바 ‘그림자 함대(Shadow Fleet)’가 서방의 대러 에너지 제재를 우회해 원유를 실어 나르는 사활적인 해상 무역 통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핀란드와 스웨덴이 잇따라 나토에 공식 가입하면서 발트해가 사실상 ‘나토의 내해(NATO Lake)’로 재편되자, 좁은 바다에 갇히게 된 러시아 해군은 자국의 발트함대 기동 공간을 확보하고 나토의 해양 감시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슬아슬한 무력 시위를 이어왔다. 이번 덴마크 헬기를 겨냥한 조명탄 사격 역시 발트해 해역에서 나토의 정찰 비행을 위축시키고 서방 동맹의 군사적 대응 태세와 결속력을 시험해보려는 러시아 측의 치밀하게 계산된 ‘회색지대(Gray Zone) 도발’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덴마크의 국가 지도부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별 우발 사고가 아니라, 유럽 전체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려는 러시아의 체계적인 복합 위협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지만,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이는 유럽을 겨냥해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전형적인 패턴이자 나토 동맹을 시험대에 올리려는 행위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러시아의 진짜 목표는 서방과 유럽 사회 내부에 두려움과 불화(fear and discord)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도에 맞서 덴마크와 유럽 전체가 더욱 긴밀하게 단결하고 자체 방위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유럽 내 하이브리드 공작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최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인근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습, 서방 주요 정치인들의 이동 경로를 겨냥한 드론 위협, 그리고 북유럽 해역에서의 연쇄적인 군사적 위협 행위는 우크라이나 전선의 전운이 나토 회원국 영토로 직접 번질 위험성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발트해의 좁은 바다 위에서 스쳐 지나간 두 발의 조명탄은 비록 직접적인 사상자를 내지는 않았으나, 한순간의 오판이나 물리적 충돌이 세계대전급 전면 충돌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차가운 경고장이다. 신냉전의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발트해의 하늘과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나토와 러시아의 위태로운 줄다리기가 향후 유럽 안보 판도를 어디로 이끌어갈지, 전 세계의 이목이 덴마크 해협의 파도를 향해 숨죽이며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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