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6 온라인뉴스팀

泰 해군, “美 항모타격단 함정 3척, 승조원 휴식 및 재보급 위해 동부 항만 일시 정박” 공식 발표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 해군 항공모함 타격단이 250일이 넘는 초장기 해상 작전을 마치고 태국 동부 항만에 기항한다는 외신 보도가 전 세계적인 안보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태국 왕립 해군(Royal Thai Navy)이 이번 방문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이는 오랜 방위 협력에 기반한 통상적인 승조원 휴식 및 군수 재보급 목적일 뿐, 특정 국가를 겨냥한 어떠한 군사 작전이나 연합 훈련과도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을 일축하고 나섰다.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이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첨예하게 맞붙는 상황에서, 미군 핵심 전략자산의 입항이 불러올 수 있는 베이징과의 외교적 마찰과 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방콕의 정교한 외교적 줄타기 행보로 풀이된다.

태국 유력 영자 일간 매체 카오솟 잉글리시(Khaosod English)는 태국 해군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미국 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에 소속된 해군 함정 3척이 승조원들의 휴식과 재충전, 군수 물자 보급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위해 오는 9월 초 태국 동부 해안 주요 항만에 잠시 정류(Brief Stop)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태국 해군은 이번 기항이 미국과 태국 양국 간에 오랜 세월 유지되어 온 전통적 방위 협력 조약의 기본 틀 안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인도주의적·군수적 일정임을 거듭 명확히 했다.

주목할 점은 태국 해군이 이번 발표에서 극도의 신중함과 절제된 외교적 언어를 구사했다는 사실이다. 태국 해군은 입항할 3척 함정의 구체적인 함명을 공개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앞서 외신들이 집중 보도했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USS Abraham Lincoln, CVN-72)’의 방문 여부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확인을 유보했다. 나아가 태국 해군 대변인은 “이번 기항은 양국 간의 공동 연합 군사훈련이 결코 아니며, 그 어떤 특정 국가의 정세나 안보 상황과도 연계되어 있지 않다”고 수차례 힘주어 강조했다.

이러한 태국 군 당국의 민감한 반응은 최근 링컨함의 행보를 둘러싸고 형성된 국제적 관심과 동남아시아의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 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링컨함은 중동 해역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 억제 및 홍해 안보 작전에 급파되어 무려 250일 이상 기항지 휴식 없이 바다 위에 머물렀으며, 이로 인해 승조원들의 극심한 피로 누적과 열악한 함내 생활, 정신 건강 위기 등이 외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따라서 람차방(Laem Chabang) 또는 사타힙(Sattahip) 등 태국 동부 군항에 정박할 5,000여 명 승조원들의 상륙 휴식과 신선 식품 및 부품 보급은 미 해군 입장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인도적 조치다.

그러나 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막강한 전략 핵항모가 자국 영해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거대한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태국은 1833년 미국과 ‘친선통상조약’을 체결한 아시아 최초이자 가장 오래된 미국의 전통 조약 동맹국(Treaty Ally)이며, 매년 대규모 다국적 연합 군사훈련인 ‘코브라 골드(Cobra Gold)’를 공동 주최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태국은 중국과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경제·안보적 실리를 극대화하는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바람에 휘어지되 꺾이지 않는 유연한 외교)’를 국가 생존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왔다.

실제로 태국은 중국과 공군 연합훈련인 ‘팔콘 스트라이크(Falcon Strike)’를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산 잠수함 및 군용 장비 도입, 중국의 거대 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BRI)’ 산하 범아시아 고속철도 건설 등 경제 전반에서 베이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해군의 최정예 핵항모 타격단이 태국에 입항하는 장면이 자칫 대(對)중국 억제 전선에 태국이 동참하거나 미국의 대중 포위망 기지로 활용되는 것처럼 비쳐질 경우, 중국의 강력한 외교적·경제적 반발을 살 위험이 매우 크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의 해양 충돌이 격화되고, 동남아 주요국들이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안보 환경 속에서, 태국 해군이 서둘러 “작전이 아닌 일상적 보급”, “특정 국가와 무관한 단순 기항”이라는 방어막을 친 것은 동남아의 전통적 맹주로서 중립적 입지를 확고히 지키려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이다. 동맹국인 미국에는 정당한 군사적 편의와 군수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안보 공약을 이행하는 한편, 인접한 경제 대국인 중국에는 안보적 불신을 주지 않겠다는 ‘양면 헤징(Hedging)’ 전략의 전형을 보여준 셈이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태국 해군의 이번 공식 입장을 두고 “동남아 국가들이 초강대국 패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권과 실리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전략적 계산을 거듭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전략자산의 진입을 환영하면서도 군사적 상징성을 최대한 희석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통제하려는 태국의 기민한 대처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결국 망망대해에서 8개월 넘게 사투를 벌인 5,000여 명 미군 승조원들의 간절한 ‘오아시스’가 될 이번 태국 기항은, 표면적으로는 평온한 군수 보급과 휴식의 형식을 띠고 있으나 그 물밑에서는 미·중 패권 경쟁의 거친 파도를 넘나드는 동남아 특유의 치밀한 외교 방정식이 숨 가쁘게 작동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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