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3 온라인뉴스팀

中 국가세무총국, 지방 세무 공무원 대상 ‘역외 신탁 과세’ 실무 지침 교육 및 대형 로펌 초안 배포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중국 과세당국이 자국 내 초부유층(슈퍼리치)의 대표적인 절세 및 자산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역외 신탁(Offshore Trust)’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 기준 마련에 전격 착수했다. 그동안 모호한 법 해석으로 인해 자산가와 세무업계 전반에 극심한 혼란을 불러일으켰던 해외 신탁 과세 문제를 공식 지침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시진핑 지도부의 핵심 정책 기조인 ‘공동부유(共同富裕)’의 연장선상에서 해외로 유출된 부유층의 은닉 자산을 추적해 세원을 확보하고 자본 유출을 강력히 통제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2026년 8월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세무총국(STA)은 최근 일선 지방 세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역외 신탁에 대한 세금 부과 기준과 기술적 세부 사항을 일치시키기 위한 내부 실무 교육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글로벌 세무 자문가들은 중국 과세당국이 일관된 과세 기준을 확립하기 위해 선별된 주요 국내 로펌 및 대형 회계법인에 과세 가이드라인 초안(Draft Guidelines)을 배포했으며, 향후 수주 내에 전문가들과의 심층 자문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무 전문가들은 이번 초안 검토 작업을 거쳐 추가 지침이 순차적으로 보완된 뒤, 조만간 해당 가이드라인이 대외적으로 정식 공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슈퍼리치들은 그동안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저지섬, 싱가포르, 홍콩 등 역외 조세도피처에 가족신탁(Family Trust)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해외 상장사 지분이나 글로벌 부동산,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승계하고 세금을 최소화해 왔다. 위탁자(자산가)가 신탁을 설정해 수탁자에게 자산의 법적 소유권을 넘기면, 해당 자산에서 배당이나 자본이득이 발생하더라도 수익자에게 실제로 분배되기 전까지는 과세를 이연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법적 공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19년 개인소득세법(IIT)을 전면 개정하고 조세회피방지(GAAR) 규정과 외국통제기업(CFC) 과세 제도를 도입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법 개정 이후에도 역외 신탁의 실질적 통제권자가 누구인지, 신탁 내부에 유보된 미배당 이익을 위탁자의 소득으로 간주해 즉각 과세할 수 있는지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세부 시행령이 명확하지 않아 일선 세무 현장에서는 과세권 행사와 납세자의 반발이 극심하게 충돌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일부 지방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역외 신탁을 보유한 거액 자산가들에게 최대 20%의 개인소득세와 가산세를 소급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산관리 업계와 부유층 사이에서는 ‘부유세 공포’가 확산되며 극심한 혼선이 빚어졌다.

이번에 마련되는 공식 지침은 이러한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과세의 그물망을 한층 촘촘하게 옥죄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세무당국이 실질과세 원칙을 앞세워 신탁의 ‘취소 가능 여부’나 ‘위탁자의 실질적 통제력 행사 여부’를 기준으로 신탁 구조의 법적 효력을 재평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탁자가 신탁 자산의 운용이나 배당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면, 해당 신탁을 ‘투명체(Look-through)’로 간주해 발생한 해외 투자 수익에 대해 즉시 개인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CRS)을 통해 확보한 해외 계좌 정보를 적극 대조해 자진 신고 누락분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중국 당국의 발 빠른 세제 정비는 복합적인 경제·정치적 배경에서 기인한다. 우선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로 인해 전통적인 토지 매각 수입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한 지방정부들이 고소득층과 다국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세원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울러 미·중 전략경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 속에서 국내 부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Capital Flight)을 억제하고 자금을 국내 실물경제 및 첨단 기술 투자로 유도하려는 거시적 전략도 깔려 있다. ‘공동부유’라는 국가적 목표 아래 소득 불균형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고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 역시 확고하다.

글로벌 금융 및 자산관리 시장은 이번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금융 허브에서 중국계 패밀리오피스와 역외 신탁을 유치하며 호황을 누려왔던 글로벌 프라이빗뱅킹(PB) 및 자산관리 업계는 포트폴리오 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복잡한 페이퍼컴퍼니와 명의신탁을 활용해 세금을 피하려던 전통적인 자산관리 방식이 사실상 무력화됨에 따라, 초부유층의 자산 재배치와 적법한 세무 컴플라이언스(준법) 비용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부유층의 해외 국적 취득이나 실물 자산 이동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결국 중국 세무당국의 이번 역외 신탁 과세 규칙 명확화 작업은 그간 모호한 회색지대에 머물렀던 해외 부유층 자산에 대해 국가의 강력한 징세권을 제도화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수주 내 발표될 가이드라인의 세부 수위와 과세 적용 시점에 따라 중국 부유층의 자산 관리 지형은 물론 글로벌 자본 이동의 흐름에도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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