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3 온라인뉴스팀

옥타 리서치 여론조사서 전 지역·계층 막론하고 중국에 대한 강한 불신 표출한 반면 신뢰 응답은 15%에 그쳐 마르코스 행정부의 강경한 해양 주권 수호 및 미·일 안보 밀착 행보에 전폭적 민심 실려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 간의 물리적 충돌과 대치 수위가 연일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필리핀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중국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글로벌 안보가와 동아시아 지정학 무대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필리핀의 대표적 민간 여론조사 기관인 옥타 리서치(OCTA Research)가 2026년 7월 4일부터 11일까지 필리핀 전역의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국가에 대한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64%가 중국을 ‘불신한다(Strongly distrust / Somewhat distrust)’고 답한 것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반면 중국을 ‘신뢰한다(Strongly trust / Somewhat trust)’고 응답한 비율은 단 15%에 불과했으며, ‘신뢰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중립 응답은 2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최근 세컨드 토마스 사주(필리핀명 아융인 사주) 등 남중국해 주요 분쟁 지역에서 중국 해경선과 해상민병대가 필리핀 보급선 및 군함에 물대포 공격과 선박 충돌 등 공격적인 억압 행위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단행된 것으로, 중국의 일방적인 해양 팽창주의에 대한 필리핀 대중의 분노와 경계심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음을 객관적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중국에 대한 거대한 불신 기류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사회경제적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필리핀 사회 전반에 걸쳐 완벽하게 고착화되었다는 점이다. 세부 지역별 분석 데이터를 살펴보면 루손섬 외곽 지역(Balance Luzon)에서 중국에 대한 불신율이 6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NCR) 59%, 비사야스(Visayas) 제도 63%, 그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전통적으로 친중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민다나오(Mindanao) 섬에서조차 62%의 응답자가 중국을 불신한다고 답했다. 사회경제적 계층별 분류에서도 상류층 및 중산층(ABC 계층)의 불신율이 66%, 하류층(D 계층)이 63%, 그리고 극빈층(E 계층)이 67%를 기록하는 등 빈부의 격차와 상관없이 전 계층에서 60%를 웃도는 압도적인 대중국 불신 평가가 내려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매우 불신한다’가 27%, ‘약간 불신한다’가 37%로 집계된 반면,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단 4%에 불과해 필리핀 민심이 중국에 대해 완전히 돌아섰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민심의 수직 낙하는 지난 수년간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중국의 거친 무력 시위와 필리핀의 해양 주권 침해 행위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달하는 해역에 임의로 ‘구단선(nine-dash line)’을 그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며, 국제사법재판소(PCA)의 2016년 중재판결조차 거부한 채 인공섬을 건설하고 미사일과 군사 시설을 배비해 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한 해상 전초기지에 생필품과 정비 자재를 운송하는 필리핀 군경 보급선을 향해 고성능 물대포를 발사해 선체를 파괴하고 대원들에게 부상을 입히는가 하면, 필리핀 해경 대원들의 군사 장비를 강탈하는 등 물리적 마찰의 수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중국의 일방적 행태는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필리핀 안방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었고, 이는 필리핀 국민들에게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국가 주권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현실적인 안보 침해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이 추진해 온 ‘강경한 대중국 대립 및 해양 주권 수호’ 노선에 강력한 민주적 정당성과 정치적 동력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친중파였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시절 필리핀은 중국의 거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영유권 주장을 자제하는 유화 정책을 펼쳤으나, 돌아온 것은 약속된 투자 이행 지연과 해양 영토 침탈뿐이었다. 이에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과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개정하여 미군이 사용 가능한 군사 기지를 대폭 늘리고, 최근에는 일본으로부터 아부쿠마급 구축함 5척을 무상 공여받는 등 미·일·필 삼각 안보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필리핀 국민들의 64%가 중국을 불신한다는 데이터는 마르코스 정부의 이러한 외교·안보 정책 전환이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입증하며, 향후 친중파 정치 세력의 입지를 크게 축소시키는 정치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필리핀 정가에서는 친중 노선을 견지하며 마르코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는 등 거대한 정치적 격변이 몰아치고 있다. 두테르테 가문으로 대변되는 친중 정치 세력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할 때마다 국민적 반발이 가중되었고, 이는 국회 내 탄핵 국면과 맞물려 필리핀 내 대중국 외교 노선의 일관성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필리핀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대중국 불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고착화된 이상,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에 가까울 것이라며, 필리핀 외교 정책의 축이 미·일 등 서방 진영과의 강력한 동맹 체제로 불가역적으로 이동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옥타 리서치의 이번 여론조사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이른바 ‘매력 공세(Charm Offensive)’와 강압적 해양 팽창주의가 초래한 비참한 외교적 실패를 보여주는 명확한 성적표다. 중국이 경제적 위상과 군사력을 무기로 주변국들을 압박하고 있으나, 그 결과는 주변국 국민들의 극단적인 불신과 안보적 반발심만을 자극하여 미국 중심의 대중국 봉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주는 ‘역설적 도미노’를 낳고 있다. 필리핀 국민들의 압도적인 대중 불신은 단순히 환율이나 경제적 계산을 넘어선 국가 정체성과 주권에 관한 확고한 의지의 표출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고립이 심화되고 서방과의 안보 밀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필리핀 민심의 엄중한 경고가 동아시아 및 인도·태평양 지정학의 미래를 가르는 결정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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