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8 온라인뉴스팀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 2026년 시장 보고서 분석… 고금리·고물가에 매수자 2.4% 급감한 136만 명, 공급은 늘어나며 2024년 5월 이후 ‘구매자 우위 시장’ 지속, 마이애미·내슈빌 등 남부 선벨트 지역 매물 적체 심화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국의 주택 시장이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보다 판매하려는 공급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전례 없는 불균형 상태에 직면했다. 글로벌 금융 및 시장 분석 플랫폼 바차트(Barchart)와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이 발표한 최신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시장에서 집을 팔고자 하는 ‘매도자(Sellers)’의 수가 집을 사려는 ‘매수자(Buyers)’의 수를 무려 63만 명(정확히는 629,808명) 이상 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래 역대 가장 큰 격차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구매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으로 돌아섰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1년 전 매도자와 매수자의 격차가 약 45만 명(29.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사이에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46.3%나 확대되며 주택 시장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매수자와 매도자의 간극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벌어진 배경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정책 장기화에 따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과 완강하게 내려가지 않는 높은 주택 가격, 그리고 최근의 잇따른 기업 레이오프(감원) 사태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증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매수자 수는 전월 대비 2.4% 감소한 약 136만 명(1,359,219명)으로 떨어져 역사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에 집을 매물로 내놓은 매도자 수는 전월 대비 단 0.4%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친 약 199만 명(1,989,027명)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풍부한 매물에 비해 이를 받아줄 구매 여력이 있는 수요자가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매물이 적체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주택 시장을 강하게 묶어두었던 이른바 ‘모기지 금리 락인(Lock-in) 효과’가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점도 매물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초저금리 시절에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기존 주택 소유주들이 금리 부담 때문에 이사를 가지 않고 버티던 현상이 완화되면서 신규 매물이 다시 시장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수년간의 주택 호황기 동안 건설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진행해 온 신축 주택 공급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전체 주택 인벤토리가 크게 늘어났다. 레드핀의 정의에 따르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10% 이상 많은 시장을 ‘구매자 우위 시장’으로 분류하는데, 미국 전역은 이미 지난 2024년 5월부터 이 기준을 넘겨 장기간 구매자 우위의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이조차도 고금리와 높은 주택 가격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자산가나 고소득층 구매자들에게만 선택의 폭이 넓어진 ‘제한적 구매자 우위 시장’이라는 금융 전문가들의 냉정한 지적이 뒤따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급 불균형의 양상은 더욱 뚜렷하게 갈린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강력한 ‘구매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곳은 미국의 남부 ‘선벨트(Sun Belt)’ 지역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경우,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의 수가 무려 163%나 많은 압도적인 매물 과잉 상태를 보였다. 이어 테네시주 내슈빌이 120%, 텍사스주 오스틴이 112%,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가 110%, 텍사스주 샌안토니오가 104%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선벨트 지역은 팬데믹 시기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등 주거비가 비싼 대도시로부터 수많은 인구가 유입되며 부동산 붐이 일었던 곳이다. 폭발적인 수요에 맞춰 주택 건설업체들이 주택 건설 허가를 대량으로 받아 공격적으로 신축 공급을 늘렸으나, 최근 고금리 충격으로 수요가 급랭하면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특히 플로리다주의 경우 잦은 자연재해로 인한 주택 보험료 폭등과 콘도 관리비(HOA) 인상 압박까지 겹치면서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지역을 이탈하는 현상까지 관측되고 있다.

반면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은 여전히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매도자 우위 시장(Seller’s Market)’을 유지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저지주 뉴어크는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오히려 31.1%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에서 가장 매물이 귀한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이 외에도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29%), 뉴욕주 나소 카운티(-25.8%), 위스콘신주 밀워키(-25.2%), 뉴저지주 뉴브런즈윅(-14.5%) 등이 심각한 매물 부족을 겪고 있다. 이들 지역은 역사적으로 신규 주택 건설 허가 건수가 적어 공급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기존 주민들의 정주 성향이 강해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급 차이는 가격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매도자 우위인 5개 지역의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2% 상승한 반면, 매물이 넘쳐나는 37개 구매자 우위 지역의 가격 상승률은 0.3%에 그쳐 수요자들의 협상력이 훨씬 강해졌음을 입증했다.

현재 미국 주택 시장의 이러한 흐름은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과 맞물려 단기간에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다시 7%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사야 하는 서민들과 젊은 세대의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다른 미국 부동산 조사에서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비중이 역사상 최저 수준인 21%까지 추락한 것은 이를 잘 뒷받침한다.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매물이 장기간 시장에 체류하자, 일부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대폭 낮추는 등 양보를 거듭하고 있다. 결국 자금력을 갖춘 소수의 구매자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와 가격 협상권이 주어지는 황금기가 도래한 반면, 자산 기반이 취약한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주택 마련이 어려운 양극화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의 공급-수요 격차를 기록한 미국 부동산 시장이 향후 금리 향방과 주택 건설 경기 조절을 통해 수급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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