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9 온라인뉴스팀

국제결제은행(BIS) “부채 의존한 과도한 AI 데이터센터 지출 및 불투명한 거래, 20년 전 글로벌 신용경색 재현 우려”…테크 투자 역전 시 파멸적 경제적 후폭풍 경고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인공지능(AI) 기술을 향한 전 세계적인 투자 열풍이 자칫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리는 초대형 자산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중앙은행가들의 매서운 경고가 나와 금융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AI 부문 지출 구조가 과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금융위기 직전의 양상과 매우 흡사하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테크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과도한’ 투자 기조가 급격히 뒤집힐 경우, 전 세계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치명적인 후폭풍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수석 테크 리포터 매튜 필드(Matthew Field)가 2026년 6월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은 다름 아닌 ‘부채에 의존한 AI 지출(Debt-fuelled spending on AI)’이다. 수많은 테크 기업과 벤처캐피털, 그리고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인공지능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용한 모든 부채를 끌어모아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BIS는 보고서에서 새로운 AI 데이터 센터 구축을 향한 기업들의 ‘과도한(excessive)’ 지출 행태와 그 이면에 숨겨진 ‘불투명한 거래(opaque transactions)’들을 정조준했다. 이러한 징후들은 약 20년 전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및 그로 인한 글로벌 신용경색(global credit crunch)의 전조 증상과 소름 돋을 정도로 일치한다는 것이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재 테크 업계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을 확보하고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구동하기 위한 인프라인 데이터 센터를 짓는 데 매년 수천 억 달러를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막대한 투자가 기업들의 견고한 자체 현금 흐름이나 수익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복잡한 금융 엔지니어링과 레버리지(부채)를 통해 조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장기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꿀 혁신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단기적인 수익 모델이나 투자수익률(ROI)은 기업들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만약 시장의 기대만큼 AI 서비스가 실질적인 대규모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거나, 거품론이 고개를 들며 투자 기조가 급격히 냉각될 경우, 부채로 쌓아 올린 AI 인프라 자산의 가치는 순식간에 폭락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자금을 대어준 금융기관들의 동반 부실화로 이어져 시스템적 금융 위기를 촉발하는 도미노 효과를 낳게 된다.

특히 BIS가 강력하게 경고한 ‘불투명한 거래’의 위험성은 소위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과 사모펀드 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관련 금융 상품들을 의미한다. 수많은 스타트업과 빅테크 자회사들이 고가의 AI 하드웨어와 자산을 담보로 복잡하게 얽힌 사모 대출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자금의 정확한 흐름과 리스크 규모는 규제 당국의 공식적인 통계 시스템에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이는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형 은행들과 투자자들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복잡하고 불투명한 파생상품의 실질적인 위험도를 인지하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투자했다가 연쇄 파산을 맞이했던 비극을 연상케 한다. 기술의 혁신성이라는 화려한 포장지 뒤에 가려진 금융 구조의 불투명성이 글로벌 신용 시장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고뇌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지난 수년간의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테크 부문의 신용 팽창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AI 자산 가치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다면, 그 충격파는 단순히 기술 기업 몇 곳의 주가 폭락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것이라 경고한다. 데이터 센터 건설 대출을 취급한 상업은행들, AI 장비 리싱 금융을 제공한 여신전문금융사들, 그리고 고수익을 노리고 사모 테크 채권에 대거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글로벌 자금줄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신용 경색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테크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인프라 공급망 전반의 고용 축소와 자본 지출 감소를 유발하여, 실물 경제 전반을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뜨릴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번 BIS의 이례적이고 수위 높은 경고는 글로벌 금융 시장이 서둘러 AI 투자 리스크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기술 리더들이 장밋빛 미래를 노래하는 동안, 리스크를 감시해야 할 중앙은행가들은 거대한 부채의 늪이 만들어내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혁신을 지원하는 것과 시스템의 안정성을 수호하는 것 사이에서 규제 당국이 어떤 정교한 통제책을 내놓을지, 그리고 월가가 이 엄중한 경고를 받아들여 자발적인 리스크 관리에 착수할지 여부가 향후 글로벌 경제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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