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9 온라인뉴스팀
트럼프 행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 외교 전략 반영… 2027년 초 ‘구호·평화·회복을 위해 함께’ 주제로 개최, 대중국 견제 및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적 균형 재편 신호탄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국과 캄보디아가 지난 10년 가까이 중단되었던 양국 간의 핵심 연합 군사훈련인 ‘앙코르 센티넬(Angkor Sentinel)’을 오는 2027년 초에 공식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본격적인 기획 단계에 착수했다. 이번 군사훈련의 재개는 오랜 기간 냉랭했던 워싱턴과 프놈펜 간의 외교 및 군사적 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명확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양국 간 군사 협력 복원의 배경에는 최근 타결된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국경 평화 협정이 결정적인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역내 안보 정세에 커다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주프놈펜 미국 대사관이 발표한 공식 성명에 따르면, 최근 미 태평양 육군(US Army Pacific) 및 아이다호 육군 대기군(Idaho Army National Guard) 소속 군 관계자들은 캄보디아 왕립 육군 및 캄보디아 국립 평화유지·지뢰·폭발물잔류물센터(NPMEC)의 고위 지도부와 프놈펜 현지에서 만나 개념 개발 회의(Concept Development Conference)를 진행했다.
‘앙코르 센티넬’ 훈련은 지난 2010년 미 태평양 육군의 주도로 처음 시작된 이래, 미국과 캄보디아 군이 합동으로 대규모 평화유지 활동 및 연합 작전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실시해 온 핵심 군사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의 내정 및 국내적 우선순위를 이유로 들며 이 훈련을 돌연 취소하면서 양국 간 군사 협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당시 미국은 캄보디아 내 제1야당 강제 해산과 시민사회에 대한 과도한 통제 및 탄압을 강력히 비판해 왔으며, 이러한 외교적 마찰 속에서 캄보디아는 미국과의 거리를 두는 대신 중국과의 군사 및 경제적 밀착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캄보디아의 국방 외교 노선은 중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으며, 캄보디아 내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의 목소리도 커져만 갔다.
이처럼 중단되었던 연합 군사훈련이 다시금 급물살을 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성사된 캄보디아와 태국 간의 국경 평화 협정 덕분이었다. 양국은 지난 10월 26일 개최된 제47차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치명적인 국경 분쟁을 종식하는 평화 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이러한 외교적 성과를 바탕으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국 국방장관과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의 중도 회동을 통해 앙코르 센티넬 훈련을 공식 재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당시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결정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방하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외교 안보 기조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후 양국 간의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들이 신속하게 이행되었다. 미국의 연안전투함(LCS)들이 캄보디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중국의 군사기지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리암(Ream) 해군기지에 잇따라 입항하여 보급과 교류를 진행했으며, 미국 정부는 과거 캄보디아에 부과했던 무기 수출 금지 조치(Arms Embargo)를 전격 해제하는 등 군사적 밀월 관계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대적인 변화를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실리주의 외교 노선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민주당 행정부가 인권 문제나 민주주의 가치 증진을 외교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캄보디아를 압박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주의 확산보다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의 실질적인 전략적 관여와 대중국 견제를 위한 거점 확보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이번 미국과의 군사적 복원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돌아서는 ‘결정적 피벗(Pivot)’이라기보다는, 강대국 사이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적 균형 잡기(Rebalancing)’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캄보디아는 대외적으로 중립 노선을 표방하면서도, 그동안 중국이 리암 해군기지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는 등 양국 간의 구조적·군사적 유대 관계를 워낙 견고하게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과의 다자 외교 및 군사 협력을 재개하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이라는 카드를 활용해 다변화된 외교 노선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오는 2027년 초에 개최될 예정인 ‘앙코르 센티넬 2027’ 연합 군사훈련은 “구호, 평화, 그리고 회복을 위해 함께(Together for Relief, Peace, and Recovery)”라는 공식 주제 아래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지휘소 연습(CPX)뿐만 아니라 실제 병력과 장비가 구동되는 야외 기동 훈련(FTX) 요소를 모두 포함하여 과거보다 더욱 다각적이고 실전적인 형태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군사훈련의 부활은 동남아시아 지역 안보 지형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 당국이 한동안 동결했던 국가와의 안보 협력 관계를 복원하며 중국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치던 지역에 다시 발을 들이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미·중 간의 인도·태평양 주도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태국과의 유혈 국경 분쟁 종식에서 시작되어 미·캄보디아 군사 협력 복원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가 향후 아세안 역내 정세에 어떠한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지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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