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6 온라인뉴스팀
워싱턴, 미국 향한 ‘자의적이고 표적화된’ 조치 주장하며 관광 장관급 회의에 ‘고위급 인사’ 불참… 미·중 외교 갈등 비자 분쟁으로 전면 확산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경제, 기술, 군사적 영역을 넘어 외교적 절차와 비자 발급이라는 행정적 전선으로까지 전면 확대되며 깊은 고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홍콩의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SCMP)의 외교 섹션 보도 화면을 포착한 것으로, 최근 마카오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광 장관급 회의를 둘러싸고 미·중 간에 벌어진 날 선 공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의 비자 발급 요구 조건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 끝에, 마카오에서 열리는 APEC 회의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마찰을 넘어 양국 간의 고질적인 상호 불신이 국제 다자협력 무대의 정상적인 운영마저 마비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헤드라인은 “미 대표단, 중국 비자 요구 사항 갈등으로 마카오 APEC 회의 보이콧(US delegation snubs Apec meeting in Macau due to China visa requirements row)”으로, 이번 사태의 성격이 비자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정면충돌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어지는 부제목에서는 워싱턴의 구체적인 입장과 조치 내용이 다뤄졌다. 미국 워싱턴 행정부는 중국 당국이 미국 대표단을 대하는 과정에서 “자의적이고 표적화된(arbitrary and targeted)” 행동을 보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번 관광 장관급 정상회의에 ‘고위급 참가자(high-level participants)’를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사에 첨부된 마카오 전경 사진은 화려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과 고층 빌딩들이 밀집한 카지노 및 관광 중심지의 모습을 담고 있어, 전 세계 관광 산업의 허브이자 이번 APEC 회의의 주최지인 마카오가 미·중 갈등의 직접적인 사법·외교적 전쟁터가 되었음을 시각적으로 역설한다.
미국 측이 제기한 중국의 ‘자의적이고 표적화된’ 조치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심각한 수위의 비판이다. 통상적으로 APEC과 같은 다자 기구의 회원국 간 회의가 열릴 때, 주최국은 참가국 대표단의 원활한 입국과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행정적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번 마카오 회의에 참석하려는 미국 측 고위 관료와 실무진의 비자 신청 과정에서 까다로운 배경 조사, 발급 지연, 혹은 과도한 서류 요구 등 인위적인 장벽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행태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최근 미국이 중국 성향의 고위 관료나 학자들에 대해 취한 비자 제한 조치 등에 대한 의도적인 ‘보복성 표적 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고위급 인사의 참석을 철회하는 강경한 ‘보이콧’ 카드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번 갈등의 무대가 된 APEC 관광 장관급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협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논의하는 중요한 다자간 협의체다. 특히 마카오는 중국의 특별행정구(SAR)로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아래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며 전 세계 관광 및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중국 정부는 마카오를 국제 다자회의의 메카로 성장시켜 자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마카오 경제의 다변화를 꾀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이번 회의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불참 선언은 이러한 중국의 구상에 상당한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고위 관료들이 빠진 다자회의는 그 위상과 실효성 면에서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카오는 미·중 패권 갈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국의 강점인 국제 관광 외교의 무대를 온전히 펼치지 못하는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 격이 되었다.
이러한 비자 갈등은 2026년 현재 미·중 관계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투영한다. 양국은 첨단 반도체 공급망 통제, 대만 해협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무역 관세 전쟁 등 하드파워 측면에서 전방위적으로 충돌해 왔다. 이러한 구조적 대립은 이제 보이지 않는 외교 행정 영역, 즉 상대국 관료와 학자, 언론인들의 인적 교류를 통제하는 ‘소프트파워적 봉쇄’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인적 자원이 자국 내에서 정보 수집이나 영향력 공작을 펼칠 것을 우려해 비자 발급 심사를 극도로 강화해 왔으며, 이는 상대국에 대한 정당한 외교 활동마저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번 사태 역시 양국이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 불신의 장벽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결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한 미국의 마카오 APEC 회의 고위급 불참 사태는 미·중 관계가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암울한 지표다. 정치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은 ‘관광 협력’ 분야에서조차 비자 발급 문제를 명분으로 정면충돌하는 현 상황은, 향후 열릴 더 무겁고 거시적인 국제 정상회의나 경제 협의체에서도 유사한 파행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이 상호 호혜적인 외교 관례를 회복하고 인적 교류의 최소한의 통로를 열어두지 않는다면, 사소한 행정적 마찰이 걷잡을 수 없는 외교적 위기로 증폭되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과 베이징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외교적 중립지대로서의 역할을 시험받고 있는 마카오와 아태 지역 다자 협력의 미래에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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