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4 온라인뉴스팀

미국 재무부 시장 변동성 극대화…일본은행 엔화 개입 위해 역대급 매각 유도,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로 보유량 축소, 반면 영국은 사상 최대치 비축하며 대조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글로벌 자본시장의 안전자산 보루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 시장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의 최신 국채 보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글로벌 주요국들이 미국 국채를 무서운 기세로 무더기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의 두 경제 대국인 일본과 중국이 각자의 통화 방어 및 전략적 리스크 관리 목적 등으로 미국 국채를 동반 투매하면서 전체 외국인 보유 총액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미국 재무부와 글로벌 거시경제 데이터 플랫폼 마크로마이크로(MacroMicro)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글로벌 외국인 금융기관 및 정부가 보유한 미국 국채(US Treasuries) 총액은 전월 대비 무려 1,390억 달러(약 190조 원)나 급감하며 9조 3,500억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월간 감소 폭은 자본시장 발작이 일어났던 지난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채권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서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이 더 이상 미국 국채를 들고 있기 어려워진 유동성 한계 환경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국가별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자본 유출의 구체적인 원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미국 국채의 전 세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은 지난 3월 한 달간 무려 480억 달러어치의 미국 국채 증권을 시장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 잔액은 1조 1,900억 달러로 내려앉으며 지난 2025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이 역사적 약세를 기록 중인 엔화 가치를 방어하고 환율 시장에 전격 개시한 역대급 ‘엔화 매수·달러 매도’ 구제 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축해 둔 미국 국채를 현금화해 총탄으로 사용한 것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3위의 미국 국채 보유국 중국의 움직임은 더욱 공격적이다. 중국은 지난 3월에만 4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추가로 덜어내며 총 보유액이 6,52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지난 2008년 9월 이후 무려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대미 관계 악화에 따른 자산 동결 리스크를 피하려는 중국의 ‘탈달러’ 기조는 해를 거듭할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25년 초 선언적인 감축이 시작된 이래 불과 1년여 만에 총 1,090억 달러가 증발했으며, 비율로는 무려 14%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미 국채를 매각한 자금을 상당 부분 금(Gold) 등 실물 자산 비축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방 동맹의 한 축인 영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완전히 상반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국채 세계 2위 보유국인 영국은 같은 기간 오히려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추가했다. 이로 인해 영국의 총 보유액은 사상 최대치인 9,270억 달러까지 치솟으며 선행 국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고금리 상태인 미국 국채의 높은 이자 수익률을 노린 유럽계 민간 자본과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대거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처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엇갈린 행보와 아시아 국가들의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인해 미국 재무부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누적으로 국채 발행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이를 받아주던 핵심 주체인 해외 국가들의 매수세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투매로 돌아서면서 미국 국채 금리의 상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가계 모기지 금리와 기업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글로벌 금융 리스크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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