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1 온라인뉴스팀
- 금융 전문가 데이비드 버드, 상품 사이클(귀금속→산업용 금속→에너지→농산물) 분석
- 호주 농가 현장 사례 지목… 비료 및 연료비 폭등으로 대규모 경작지 축소 현실화
- 공급 감소와 비탄력적 수요가 맞물려 필연적인 농산물 가격 급등(Soft Commodities Rally) 예고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자본의 이동 흐름이 원자재 시장의 전통적인 순환 주기를 명확히 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이목이 ‘연성 상품(Soft Commodities)’, 즉 농산물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금융 및 투자 전문가 데이비드 버드(David Bird)는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원자재 사이클의 단계적 흐름을 상세히 짚어내며, 다음 상승장의 주인공이 식량과 가축을 비롯한 농산물이 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성 분석을 내놓았다. 그가 제시한 자금 흐름의 궤적은 거시경제적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의 본능적인 피난처 찾기와 수익 추구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실물 경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공급망 위축 현상을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해 시장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데이비드 버드가 지목한 원자재 사이클은 크게 네 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는 ‘귀금속(Precious metals)’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는 사이클의 초기 국면에서 자본은 안전자산을 찾아 발 빠르게 이동하며, 금이나 은과 같은 전통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쏠린다. 이후 경제에 대한 신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본격화되면 자금은 두 번째 단계인 ‘산업용 금속(Industrial metals)’으로 순환한다. 구리, 철광석, 알루미늄 등은 인프라 투자와 건설, 제조업 가동률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단계는 ‘에너지(Energy)’의 거대한 상승기다. 팽창하는 거시 경제는 필연적으로 공장 가동과 물류 이동을 위해 원유, 천연가스 등 막대한 에너지 수요를 동반하며 극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버드가 가장 핵심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이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 바로 밀, 옥수수, 대두, 가축 등을 아우르는 ‘농산물 및 연성 상품(Soft commodities)’으로의 자금 대이동이다. 그는 이러한 원자재 순환 장세가 단순히 금융 시장의 차트나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관념적인 현상이 아니라, 실물 경제의 최전선에서 이미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실존적 위협임을 지적했다. 버드는 지인 ‘애덤(Adam)’이 호주 서부의 중심 도시 퍼스(Perth)로 향하던 중 우연히 동석하게 된 현지 농부의 생생한 증언을 인용해 농업 현장의 극한 위기감을 여과 없이 전했다. 해당 농부에 따르면, 그는 기존에 8,000헥타르(약 2,420만 평)에 달하던 거대한 경작지를 무려 5,000헥타르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며, 심지어 이것이 농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best case)’라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작지 축소가 단지 특정 농가 한 곳만의 일탈이나 경영 실패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기후 변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비료 가격과 트랙터 등 농기계 운용에 필수적인 연료비 등 핵심 투입 원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버드는 “농부들은 이 필수적인 투입재 없이는 결코 단 하루도 농장을 운영할 수 없다”고 단언하며, 비용 상승 압박에 직면한 전 세계 농가들이 사실상 ‘이익을 포기하고 상승한 비용을 고스란히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생산량 자체를 줄여 손실을 방어할 것인가’라는 가혹한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대다수의 농가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해 후자, 즉 ‘생산 감축(Cut back production)’이라는 뼈아픈 선택을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버드의 분석은 기초적인 수요와 공급의 경제학 원리에 기반하여 향후 다가올 식량 가격 폭등의 불가피성을 강하게 역설한다. 투입 비용의 가파른 상승은 농가들의 생산 의지를 꺾고 실질적인 수확량 감소로 직결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총공급의 급감(Total supply drops)을 초래한다. 반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농산물 및 기초 식량에 대한 수요는 가격 변동에 매우 비탄력적으로 반응하여 “수요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Demand doesn’t change much)”는 명확한 특징을 지닌다. 공급은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는데 반해 수요가 굳건히 유지되는 시장 구조 속에서 도출되는 결론은 오직 하나, “가격은 반드시 오를 수밖에 없다(Prices have to rise)”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일반 물가 상승)’의 거대한 파도가 턱밑까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연성 상품 가격의 급등세는 단순한 원자재 시장의 테마 순환을 넘어 전 세계 거시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충격파를 던질 잠재력을 깊이 안고 있다. 특히 식료품이 가계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우, 농산물 가격 상승은 곧바로 국가적인 경제 위기나 심각한 사회적 소요 사태로 번질 위험성이 다분하다. 과거 글로벌 애그플레이션 사태 당시에도 기초 식량 가격의 폭등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거대한 반정부 시위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바 있다. 선진국 역시 이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대하며 금리 인하의 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에게, 예상치 못한 식탁 물가의 폭등은 통화 정책의 궤도를 전면 수정하게 만들 수 있는 거대한 돌발 악재로 작용한다. 밥상물가의 상승은 근원 물가 상승률을 좀먹고 소비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켜 결국 경제 전반의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원자재 사이클의 최종 국면은 과거의 단순한 수급 불균형 국면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 그 본질적인 심각성이 숨어 있다. 과거의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중국 등 신흥국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에 의해 견인되었다면, 작금의 현실은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그리고 잦은 지정학적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비료 및 곡물 공급망의 구조적인 단절 등 주로 ‘공급 측면의 치명적인 제약’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호주의 농부가 현장에서 온몸으로 겪고 있는 비료 가격 폭등과 연료비 부담 역시 단순한 일회성 비용 상승이 아니라, 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글로벌 블록화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파편인 셈이다. 따라서 데이비드 버드가 직관적으로 경고한 뚜렷한 상승의 명제는 단기적인 시장의 변동성을 넘어, 향후 수년간 글로벌 경제가 고통스럽게 감내해야 할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불길한 서막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본의 흐름이 농산물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지금, 전 세계는 단순한 투자 기회를 넘어 식량 안보라는 또 다른 거대한 시험대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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