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2 온라인뉴스팀

프랑스의 전설적 배우 비노쉬,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마스터클래스에서 후배 배우 발언 언급하며 포용적 태도 보여

[익스퍼트인사이트 온라인뉴스팀] 할리우드의 ‘대세’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최근 발레와 오페라 등 순수 공연 예술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전 세계적인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가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비노쉬는 최근 그리스에서 열린 제28회 테살로니키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마스터클래스 현장에서 관객들과 대화하던 중, 샬라메의 발언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나 역시 한때는 영화가 죽어가고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며 사태를 진정시키는 듯한 신중하고도 포용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2월 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한 타운홀 행사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티모시 샬라메는 선배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와 함께 영화 산업의 미래와 변화하는 예술 지형에 대해 대담을 나누던 중, 공연 예술 분야를 언급하며 “나는 발레나 오페라 같은 분야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 그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데 억지로 계속 살려내야만 하는 것들(things that no one cares about that people are trying to keep alive)”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당시 현장 영상이 SNS를 통해 뒤늦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 문화예술계의 거센 공분을 샀다. 특히 샬라메의 친누나와 어머니가 뉴욕 시티 발레단(NYCB) 출신의 무용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자신의 가족이 몸담았던 예술 세계마저 부정하는 경솔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유수의 예술 단체들은 즉각 공식 SNS를 통해 샬라메의 발언을 직격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공연 준비에 매진하는 수많은 아티스트의 영상을 올리며 “이 영상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샬라메를 태그했고, LA 오페라는 “티켓을 선물하고 싶지만 이미 매진 임박이라 좌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의 ‘관심 없는 예술’이라는 표현을 우회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의 대선배인 제이미 리 커티스 역시 SNS를 통해 “예술은 살아있으며, 모든 형태의 예술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러한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줄리엣 비노쉬의 발언은 다소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비노쉬는 “티모시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너무 크게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운을 뗐다. 그녀는 이어 “나 자신도 젊은 시절, 영화라는 매체가 기술의 발전과 상업주의에 밀려 곧 사라질 ‘죽어가는 예술’이라고 비관했던 시기가 있었다. 예술가라면 누구나 자신이 속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예술의 존립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샬라메의 발언이 예술 자체에 대한 비하보다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젊은 예술가가 느낀 혼란이나 개인적인 소회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비노쉬는 “발레나 오페라, 영화 등 모든 예술 형식은 고유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즐기는 관객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하는 한 결코 죽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젊은 배우의 서툰 표현이 예술의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논란을 통해 우리가 예술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된 것 아니겠느냐”며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비노쉬의 이러한 옹호 섞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샬라메를 향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그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이번 실언이 투표권을 가진 예술계 원로들의 심기를 건드려 수상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샬라메가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을 내놓지 않는 이상, 그가 공들여 쌓아온 ‘지적이고 예술적인 배우’라는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티모시 샬라메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세계 예술계가 ‘현대판 아이콘’으로 불리는 젊은 배우의 실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줄리엣 비노쉬의 성숙한 조언이 이번 사태의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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