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8 권혜연 박사

지능검사를 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두뇌를 가지고 있는데
막상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은 친구들을 종종 만납니다.

100명 중에 2등 안에 드는 뇌를 가지고 있지만,
학교에서의 성적은 100명 중 중간 정도에 겨우 다다르는 정도로 말이지요.

이런 친구들의 부모님은 늘 “아이가 마음만 먹으면 잘할 것 같은데 늘 조금 아쉽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지능과 성적은 꽤 높은 상관을 보이지만,
지능이 높다고 반드시 성적이 높고,
성적이 좋다고 무조건 지능이 좋은 건 아니지요.

오늘은 능력만큼 실력이 발휘되지 않는 자녀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다니엘 G. 에이먼의 ‘공부하는 뇌’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우리의 뇌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은 우리의 뇌를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문제집을 풀고, 새로운 어휘를 익히고,
배운 개념들의 위계를 정리하는 이 모든 과정은 뇌의 배선을 발전시키지요.

그런데 왜 매일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막상 뇌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을까요?

뇌의 배선이 새로 만들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의 목표가 구체적이라면 우린 그 목표를 달성하기가 쉬워지지요.

여러분은 자녀의 어떤 ‘뇌의 배선’을 발전시키고 싶은가요?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풀어나가는 힘을 길러주고 싶기도 하고,
공부할 시간이 되면 자리에 앉아 집중을 잃지 않는 힘을 길러주고 싶기도 할 거예요.

그리고 ‘공부하는 뇌’에는 우리의 뇌에 배선이 변화하는 6단계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부정’의 단계입니다.
수학 심화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보기로 마음먹은 자녀가
막상 문제를 눈앞에 두면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설마 이걸 내가 풀 수 있을까?”

자신의 도전이 불가능해 보이지요.
이런 생각의 상태는 의욕을 낮추고 포기를 빠르게 하도록 만듭니다.

아이들이 부정의 단계를 이겨나가기 위해선 주변의 응원이 필요한데요.
“이 문제를 풀려면 뭘 알아야 할까?”나
“이 문제를 끝까지 내 힘으로 풀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은
무기력에 빠진 뇌를 깨워 의지를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두 번째 단계는 ‘의심’입니다.
심화 문제를 홀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꼭 이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변화에 반대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지요.

보통 아이들은 부정과 의심의 단계에서 자신의 노력을 멈추게 됩니다.
그 결과 늘 자신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가고,
‘난 할 수 없어’라는 신념을 재확인하게 되지요.

부정과 의심의 단계에선
자녀가 변화에 도전하는 힘을 잃지 않도록
외부의 응원과 조력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의지’입니다.
몇 번의 도전 중 약간의 성공을 경험하고 나면
아이들은 변화의 이득을 체감하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부모가 약간의 자극만 주어도
아이 스스로 노력의 이득을 알고 있으므로
성장지향적인 선택을 쉽게 하게 됩니다.

네 번째 단계는 ‘실행’입니다.
이 단계에 이르러야 아이들은
뇌의 배선이 새로 짜여질 만큼 충분한 훈련이 시작됩니다.

이 실행이 다섯째 단계인 ‘유지’로 이어지면
뇌의 배선은 지속적인 변화를 경험하며 점차 강화되지요.

간혹 여섯째 단계인 ‘실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뇌는 이미 변화했고
그러므로 첫 단계인 ‘부정’의 상태가 되진 않습니다.

‘의지’ 정도의 상태에서 다시 ‘실행’의 단계로 넘어올 수 있지요.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공부하는 뇌’가 오늘 하루의 도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목적하는 바’가 이루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 도전이
우리의 ‘공부 머리’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능이 좋아서 성적이 좋은 친구도 있지만,
좋은 성적이 나올 때까지 노력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목표’를 분명히 하고,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근성’이 우리의 ‘뇌’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더 높은 성취를 담보하는 것이지요.

자녀의 공부 습관을 키우는 데 자꾸 실패하고 있다면 ‘목표’를 살펴보세요.
목표가 분명해야 습관 형성의 단계에
자녀가 어디 즈음에 있는지 파악하기도 쉬우니까요.

‘공부를 안 하는’ 아이가 아니라
‘수학 숙제를 다 해가는 습관을 들이는 중, 의심 단계에 있는’ 아이로 내 자녀를 바라본다면,
오늘 나의 공부 잔소리에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칼럼니스트 권혜연 박사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기관의 부모 및 조부모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 더공감 A랩 대표로 부모교육, 기질 및 지능검사 및 양육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성인교육학회 부모성인교육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후천적 공부머리 성장법』(카시오페아, 2023),
『공부 잘하게 하려면 부모부터 변해라』(한스미디어, 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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