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8 유수연 기자
이 책에서 저자는
네 글자의 힘, 사자성어 · 시 한 구절의 힘 · 말이 전하는 힘 · 책에서 뛰어나온 말 · 영화·드라마에서 건진 말 등
5개 장르를 통해 자신이 힘들었던 고비고비마다 힘이 되었던 말과 글을 자신의 깨달음을 담아 소개하고 있다.
1장 ‘사자성어’ 편에서는
‘비워야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다(위도일손)’,
‘소리 없이 강한 사람이 되라(대음희성)’,
‘항상 자기의 보폭으로 걸어가라(서시빈목)’ 등
20개의 사자성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전달하고 있다.
2장 ‘시 한 구절의 힘’ 편에서는
김수영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엘렌 코트의 ‘완벽주의자보다 경험주의자가 되라’,
이황의 ‘꾸물대지도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고’ 등
20편의 국내외 시를 통해 삶에 힘이 되는 메시지를 전한다.
3장 ‘말이 전하는 힘’ 편에서는
손웅정 대표의 ‘성공보다 성장을 먼저 생각하라’,
법정스님의 ‘삶을 녹슬지 않게 하라’,
넬슨 만델라의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것이다’ 등
20명의 명사들의 말에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을 더해 울림을 전한다.
4장 ‘책에서 뛰어나온 말’ 편에서는
지셴린의 ‘다 지나간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유창선 박사의 ‘나를 찾는 시간’ 등
20권의 책을 통해 깊은 감동을 전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영화와 드라마 20편 속 문장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전한다.
저자 이정헌 전 앵커는
“말을 많이 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세상에 전하고 싶은 자신만의 말과 글이 있었다.
그 공허함 속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깨달음을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
라고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인문이란 ‘삶의 무늬’라는 의미다.
삶의 생각과 가치, 방향이 담긴 말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깊은 인문서라 할 수 있다.
책과 영화 속 문장을 통해 독자는
“나라면 이렇게 할 거야”라는 사유를 하게 되고
그것이 곧 우리 삶의 철학이 된다.
이 책은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라고 등을 두드려주는 따뜻한 책이다.
손을 내밀어 함께 가자고 말하는 책이며
차 한 잔 나누듯 부드럽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은 책이다.‘와, 이런 책이 있었네.’
‘이 영화가 이런 묵직한 메시지가 있네.’
이런 반응이 책을 읽는 내내 튀어나올 것이다. 그리고 관련된 책과 영화를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지렛대 역할, 마중물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도 참 보기 편하고 짜임새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은 그분들대로 옛날 영화나 책, 한자에서 공감을 얻고, 요즘 세대들은 그들대로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공감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왠지 2023년에 새로운 교양 도서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 같다.
책 읽기 힘든 세상에 새로운 책은 읽기 편해야 한다. 이 책은 잘 읽힌다. 그리고 얻어가는 메시지도 많다.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관련된 부분만 따로 읽어도 된다. 그런데 그런 부분적 독서에도 깨달음이 있다. 그래서 책값을 충분히 하는 가성비 높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살기 힘든 것은 희망이 없다는 청년이나 50·60대까지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년들은 그들 나름대로 참 험한 세상을 살아내고 있다. 그들에게 이 책은 친구 같은, 선배 같은 책이다. 부디 이 책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단단한 희망을 만들었으면 한다.
책 소개
우리 삶은 위기와 기회의 연속입니다.
제가 깨달은 말과 글이 여러분에게도 꿈과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자성어, 시, 명사들의 말, 책, 영화에서 깨달음의 보석을 건집니다.
우리의 삶은 일상의 소소한 깨달음으로 채워진다. 그 깨달음의 원천은 우리가 늘 접하는 말과 글에서 나온다. 지하철을 타고 오늘 하루도 힘차게 인생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무언가 허한 것을 채우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고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책을 본다. 모두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본다고 손가락질할 것도 없다. 그들은 나름 자기 삶의 결에 에너지를 줄 콘텐츠 에너지를 찾고 있는 것이니까.
책 리뷰에 관한 책, 영화 리뷰에 관한 책은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깨달음의 말과 글에 집중해서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망라한 책은 처음이지 싶다. 지식의 쾌감에서 지혜의 희열까지 주는 사자성어들은 우리 삶의 고비고비마다 당장 써먹어도 좋은 보석 같은 글이다. 20개의 사자성어만 잘 실천해도 자기계발서 10권 이상을 읽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정도다. “서시빈목”을 이야기하며 항상 자기 보폭으로 걸어가라고 얘기하고, “영웅선읍”을 이야기하며 울고 싶을 때 울어야 진짜 영웅이라고 위로한다. 사자성어, 네 글자의 힘만으로도 이미 포만감이 느껴지는데 뒤에 출연하는 말과 글의 장르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다음 장을 기대하게 하는 독서의 희열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정헌 전 JTBC 앵커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원래 말을 잘하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세련되고 잘 들리는 말을 하기 위해서 치열한 연습과 훈련이 있었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된다. 말과 글은 다르다. 그러나 저자는 그 둘 사이를 아주 능수능란하게 오고 간다. 그 역시 축적된 내공의 결과다. 고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가 접한 책, 영화, 드라마들이 그의 글로 스며들고, 그의 말로 빛이 났다. 말과 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며 우리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자극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쿵’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또 다른 책으로, 또 다른 영화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어떨 때는 그냥 세상의 흐름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갈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집어 들면 다시 자기 삶에, 다시 자신의 깨달음의 순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잠시 삶의 무게에 지칠 때 힘을 낼 수 있는 영양제 같은 책, 그냥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내가 익숙한 드라마나 영화를 만나면서 그 속에서 보석 같은 말과 글을 건지게 된다.
저자가 머리말에 이야기하는 글을 보면 참 겸손하면서도 탄탄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그 겸손 역시 그가 인생의 파도를 지나오면서 흡수했던 말과 글의 힘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말의 힘』이 와닿는 것 같다. 좋은 글, 좋은 말을 보고 들으면 그걸 주변 사람과 나누고 싶어진다. 저자가 책을 내는 이유도 바로 그런 소박함에서 출발한 것이지 않을까. 사는 게 팍팍해서 많이 힘들어하는 우리 청년들은 물론이고 40·50대 국민들에게도 뭔가 힘이 되는 에너지를 주고 싶은데,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그동안 보고 듣고 읽었던 말과 글이었다. 본인은 그 말과 글의 깨달음이 아주 크고 좋아서 우리 국민, 우리 독자들도 힘이 될 것이라 확신이 든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앞서 자신을 가다듬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졌다. 사자성어, 시, 말, 책, 영화 이 5개의 방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 각각의 방에서 자기 삶과 이 시대를 고민하는 모습이 독자의 호기심과 공감을 자극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새로 사서 읽어보고 싶게 하고, 어떤 영화는 당장 검색해서 다시 보기를 하고 싶어진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바쁜 세상에 독서도 힘겨울 때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유식함으로 글의 양을 가득 채우기보다 최대한 압축해서 읽기 편하게 만들었다. 마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짧은 순간 번쩍하는 깨달음을 얻듯이 말이다.
이 책은 그저 좋은 말, 좋은 글만 모아 놓은 책이 아니다. 저자 이정헌의 깨달음이 버무려지고 농축된 에너지가 담긴 책이다. 독자 여러분은 그가 어느 시점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었는지 확인하면서 보는 것도 책을 읽는 묘미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그런 깨달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일을 준비하는 자기 생각이 갑자기 단단하고 강해져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 맛있고 영양가 있는 말과 글이 가득 채워진 인문학 뷔페로 독자 여러분을 자신 있게 모시고 싶다.
차례
프롤로그
당신에게 힘이 될 위대한 말에 올라타십시오!
Chapter 1. 네 글자의 힘
- 상선약수 – 나는 물에서 인생을 배운다
- 와각지쟁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엇을 다투느냐
- 위도일손 – 비워야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다
- 필작어세 – 작은 것을 섬겨야 큰 것을 이룬다
- 대음희성 – 소리 없이 강한 사람이 되라
- 화이부동 – 다양성을 인정하는 게 민주주의
- 알묘조장 – 제발 스스로 크도록 내버려 두어라
- 서시빈목 – 항상 자기의 보폭으로 걸어가라
- 인지이기 –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라
- 연비어약 – 네 멋대로 살아라
- 눌언민행 – 말을 못 하면 그냥 행동으로 보여줘
- 발분망식 – 몰입의 쾌감으로 지금을 살아라
- 의행무명 – 애매한 행동은 스스로를 망치는 길
- 습여성성 – 습관의 힘을 무시하지 마라
- 영웅선읍 – 울고 싶을 때 울어야 진짜 영웅이다
- 석과불식 – 절망의 끝에 희망을 심는다
- 수원막결 – 주변에 적을 만들지 말라
- 줄탁동기 – 스승은 제자를 통해 성장한다
- 불인지심 – 남의 불행을 외면하지 말라
- 자타불이 – 내 속에 네가 있고 네 속에 내가 있다
2장 : 시 한 구절의 힘
-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김수영
- 큰 대접 받았네 그려 – 고재종
- 세상 모든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이여 – 황지우
- 누구나 쓸모 있는 존재다 – 더글라스 맬로크
- 웃겨 소가 넘어갑니다 – 윤희상
-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 박노해
- 찬 달팽이를 보거든 충고하지 마라 – 장 루슬로
- 갈채조차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구나 – 괴테
- 어떻게 이토록 격렬한가 – 기욤 아폴리네르
-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 수 있는 용기 – 유안진
-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 에드가 게스트
- 네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어라 – 켄트 M. 키스
- 한 사람의 삶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랄프 왈도 에머슨
- 경험주의자가 되라 – 엘렌 코트
-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고 – 이황
- 갈 길 가는 터, 무엇을 다툴 것이랴 – 송익필
- 초승달로 나무도 베어 버린다 – 곽밀약
- 분다. 살아봐야겠다 – 오규원
- 시간을 지배하라 – 고두현
3장 : 말이 전하는 힘
버텨라. 끝내 버티면 이긴다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 앙드레 지드
내 의지대로 선택했기에 세상 탓을 하지 않는다 – 황진이
마음속 생각이 얼굴로 나타난다 – 정약용
실패는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추락한 채로 있는 것이다 – 메릭 픽포드
분노할 일을 넘겨버리지 말라 – 스테판 에셀
희망을 주는 얘기들로 서로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 어느 붕어빵 아줌마
사람 씨앗은 따로 고르지 않는다 – 윤구병
시각 장애인은 시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비전이 없는 사람 – 헬렌 켈러
네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라 – 헤밍웨이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생명이 있는 동안은 행복이 있다 – 톨스토이
성공보다 성장을 먼저 생각해라 – 손웅정
삶이 녹슬지 않게 하라 – 법정 스님
태양이 비추지 않는다 해도 태양을 믿습니다 – 유대인의 말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시각을 찾는 것이다 – 마르셀 푸르스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 노무현 3장 말이 전하는 힘 (마무리 부분)
- 버텨라. 끝내 버티면 이긴다 – 앤드류 매티스의 말
-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것이다 – 넬슨 만델라의 말
- 시간이여, 비행을 멈춰다오 –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말
- 인간은 욕망의 창조물이다 –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
4장 책에서 뛰어나온 말
-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스키
- 김열규 교수의 열정적 책 읽기, 독서 – 김열규
-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 스테판 에셀
- 깡디드 – 볼테르
- 섬 – 장 그르니에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 살아요 (On Living) – 케리 이건
- 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스님
-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 거꾸로 생각해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 걸 – 강수돌 외
- 김대중 리더십 – 최경환
- 다 지나간다 – 지셴린
- 반민주적인, 너무나 반민주적인 – 박홍규
- 나를 찾는 시간 – 유창선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조지레이코프
- 흐르는 강물처럼 – 파울로 코엘료
- 대한민국사 1, 2, 3, 4권 – 한홍구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 잉게 숄
- 작은 씨앗을 심는 사람들 – 폴 플라이쉬만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5장 영화, 드라마에서 건진 말
- 인생은 아름다워
- 시네마 천국
- 가시나무 새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위대한 개츠비
- 변호인
- 냉정과 열정 사이
- 미션
- 뿌리
- D.P (드라마)
- 나의 아저씨 (드라마)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스포트라이트
- 킹메이커
- 레미제라블
- 노무현입니다
- 내부자들
- 생일
- 벌새
에필로그
저의 말이 세상에 힘을 주러 나갑니다
책 속으로
프롤로그 중에서
저는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활짝 열리는 창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거친 세상을 살면서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정화해 드리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음의 환기는 제가 깨달은 말과 글의 힘을 빌리면 가능하리라 확신합니다.
말도 피부와 같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런 얘기가 수긍이 갑니다. 아이들의 말은 탱글탱글하고 톡톡 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의 피부가 축축 처지면서 윤기를 잃고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피부가 탱글탱글해지려면 산소와 영양소가 몸속을 잘 돌아다녀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말이 탱글탱글해지려면 좋은 말, 좋은 글이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신나게 돌아다녀야 합니다.
“와, 이런 멋진 말이 다 있어!”
이런 감탄사가 나오는 산소 같은 말과 글을 자주 접해야 하는 겁니다.
저는 이 책에서 그런 산소 같은 말을 전해드릴 것이고 그 말을 통해 저 자신을 살리고, 독자 여러분을 살리고, 이 세상을 살리고 싶습니다.
제1장 네 글자의 힘, ‘위도일손’ 중에서
저는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할 때마다 가지고 있던 모든 걸 내려놓았습니다. 나이 마흔 살에 JTV 전주방송의 안정적인 기자와 앵커직을 포기했습니다. 서른다섯 살부터 맡았던 보도국 간부직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2022년 1월 JTBC에 사표를 내고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딜 때도 미련 없이 모든 걸 버렸습니다. 예측 가능한 삶을 살기보다는 하루하루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게 ‘위도일손’의 정신 아닌가 생각합니다.
(같은 장의 다른 부분)
가을마다 열병을 앓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려는 마음이 급해서 경력 기자 공채할 때마다 도전을 했지만 계속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좌절과 낙담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했고, 사우나에 가서 흠뻑 땀을 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아쉬움을 털어냈습니다. 곧바로 다시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땅에 넘어졌다고 땅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서강대학교 영문과도 전주 한옥마을에 있던 상아탑 학원에서 1989년 1년 재수한 끝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 단 한 번도 1등을 하지 못했지만 끊임없이 도전했습니다. 넘어진 그곳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방송 일을 하면서 저 역시 참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주저앉지 않고 정면 돌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1장 네 글자의 힘, 인지이기 중에서〉
저는 누군가와 비교하면서 저 자신을 낮추지 않습니다.
제가 살아온 길은 죽죽 뻗은 탄탄대로가 아니었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도 굽이굽이 돌아서 나의 길을 갔고 주변도 돌아보고 이웃도 돌아봤습니다.
제 인생은 앞으로도 탄탄대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 주변에 저와 함께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직선 길보다 고즈넉한 곡선 길의 매력을 높여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어느 나무 전문가가 이런 말을 합니다.
곧게 뻗은 나무는 목재로서의 가치가 좋아서 금방 잘려 나가고,
비틀리고 휜 나무는 그냥 산에 남아 있다고요.
그런데 아파트 조경 전문가는 다른 말을 합니다.
곧게 뻗은 나무는 예술적 가치가 별로 없는 나무이고,
비틀리고 휜 나무는 그 멋스러움이 예사롭지 않아서 비싼 아파트의 조경수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팔려나간다고 말이죠.
우리는 모두 가치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각자의 길, 각자의 삶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제2장 시 한 구절의 힘, 박노해 ‘굽이 돌아가는 길’ 중에서〉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을 경탄하는 자이다.”
문장 전체를 다 외우고 싶을 정도로 좋은 말입니다.
저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을 참 좋아하는데 저 구절도 앙드레 지드가 쓴 <지상의 양식>에서 발견했습니다.
인생을 꼭꼭 씹어 먹듯이 음미하는 자세가 느껴집니다.
우리 삶은 늘 힘들어서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놓칩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앙드레 지드는 같은 책에서
“삶이라는 이 눈부신 기적에 그대는 충분히 감탄하지 않는다.”
며 안타까워합니다.
사실 인생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시시한 것들의 반복인데 이 시시한 것들을 정말 시시하게 바라봅니다.
시시한 것들이 반복되니 사는 게 지겹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제와 똑같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하고,
그저께랑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늘 같은 커피를 마십니다.
그 시시함의 반복 속에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제3장 위대한 말의 힘,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중에서〉
2022년 성탄절 저녁 조세희 작가가 별세했습니다. 80세.
유신체제 말 무허가 주택 난쟁이 가족의 삶을 통해 도시 빈민과 약자들의 아픔을 그려냈던 분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의 추천으로 ‘난쏘공’을 읽고서 멍한 감정으로 하루를 꼬박 보냈던 그날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불의한 체제에 맞서 분노할 힘마저 상실한 자신을 ‘송장세대’라고 얘기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그분의 저항은 그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불의에 맞설 분노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순응과 무저항을 따끔하게 경고하는 말들이 날처럼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악이 자선이 되고 희망이 되고 진실이 되고 정의가 되는 것을 가장 증오합니다.
하지만 그런 숱한 악의 가증스러운 행위들이 우리를 숨 막히게 했던 게 사실입니다.
책은 70년대 유신체제를 비판한 글들이 많은데 지금 읽어도 따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그분의 정신만큼은 여전히 우리에게 살아 있다는 걸 확신합니다.
〈제4장 책에서 뛰어나온 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에서〉
셰익스피어는 1596년 아들 엠넷을 잃고 희곡 <존 왕>을 완성했습니다.
<존 왕>에도 어린 아들을 잃은 여인, 콘스탄스가 등장합니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고통은 아이의 방을 가득 채웁니다.
콘스탄스의 고통은 곧 셰익스피어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남긴 모든 것,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이 다 고통입니다.
사라진 건 아이의 몸일 뿐 아이에 관한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생생합니다.
영화 <생일>에서는 아버지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엄마 혼자 아이의 죽음을 오롯이 감내합니다.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한 가정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 처절하게 보여줍니다.
〈제5장 영화, 드라마에서 건진 말, 생일 중에서〉
제가 준비한 이 말과 글들은 다섯 겹의 카스텔라 빵이 되었습니다.
빵과 빵 사이에 딸기와 설탕에 절인 사과 등이 적절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케이크입니다.
지나치게 달지 않아서 나이 드신 분도 걱정 없이 드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맛이 밋밋한 것도 아니어서 청년들의 축 처진 어깨를 곧추세워줄 수 있는 맛과 에너지도 있습니다.
글 사이사이에 땅콩이나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섞듯 제 생각을 조금씩 더했습니다.
읽는 모든 이들의 마음 건강을 세심하게 배려했습니다.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소개
이정헌 앵커는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광주M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JTV 전주방송으로 이직했고 14년 동안 취재기자로 활동하면서 JTV 아침뉴스, 저녁 8시뉴스 메인 앵커로도 활약했다.
시사정보팀장과 보도팀장을 지냈다.
2011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JTBC 창립 멤버로 개국을 준비했다.
JTBC 주말 저녁뉴스 초대 메인 앵커와 이브닝뉴스 앵커를 잇달아 맡았다.
JTBC 사회1부 차장과 중앙일보 국제부 차장 등을 역임하며 신문과 방송을 넘나드는 기자 생활을 이어갔고 3년간 중앙일보와 JTBC 도쿄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도쿄 특파원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보도국 뉴스제작2부장과 선임기자를 맡으며 JTBC 뉴스 아침 & 제작을 총괄하고 메인 앵커로 생방송 뉴스를 진행했다.
2022년 1월 7일 JTBC 뉴스 아침 & 마지막 생방송을 끝으로 사표를 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때까지 28년간 방송과 신문기자로 현장을 지켰다.
민주당 대통령선거 선대위 미디어센터장과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새로운 희망을 나누고자 유튜브 ‘이정헌TV’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