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4 권혜연 박사
칼럼 [‘조금만 놀다 공부할게’라고 말하는 자녀에게 ‘조절력’을 키워 주세요]
권혜연 박사
부제: 『후천적 공부머리 성장법』 저자가 소개하는 10권의 책
3. ‘조금만 놀다 공부할게’라고 말하는 자녀에게 ‘조절력’을 키워주세요
“조금만 놀다 공부하겠다”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누구나 힘든 일을 시작하기 전, 미루거나 모른 척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으니까요.
주말을 실컷 놀고 난 월요일 아침, 어른인 저도 “아, 조금만 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곧 이렇게 스스로를 설득하지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더는 미룰 수 없으니…”
이처럼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마음을 다잡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아이가 공부를 미루는 이유는 ‘동기 부족’이 아니다
놀기만 하려는 자녀를 보며,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공부 ‘동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잘해야 나중에 성공해.”
“다른 친구들은 더 많이 공부해.”
“대학에 가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지.”
이런 말들로 자녀를 설득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초등 아이들이 공부를 미루는 이유는 ‘동기’가 없어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 잘하고 싶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문제는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공부를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조금만 더 놀고…”라고 말하는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동기’가 아니라 자기조절력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아야지”라고 설득하기보다,
“실행하는 힘을 키워보자”고 응원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온 방식이 ‘공부’에 대한 기대를 만든다
영유아기 동안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과 보호 속에서 안전하게 자랍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에는 늘 어른들이 함께 도와줍니다.
이렇게 비교적 수월하고 편안하게 모든 일을 성취해 온 아이들은
자기 공부 역시 쉽고 빠르게, 실패 없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한 번에, 빠르게, 실수 없이,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만이
‘공부’라고 오해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 공부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잘될 때도 있고
- 잘 안 될 때도 있고
-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순간을 버텨야 하기도 하고
- 때로는 실수나 실패로 끝나기도 합니다.
아동기에 들어선 아이들은
노력해도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애써야 하는 ‘불쾌한 경험’을
공부 과정에서 처음으로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 불편한 경험을 제대로 지나가는 과정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생각·감정·행동을 조절하는 힘,
즉 자기조절력이 자랍니다.
“조금만 더…”라고 버티는 아이에게 필요한 경험
학령기에 갓 들어선 아이일수록,
그리고 공부 경험이 아직 많지 않은 아이일수록
공부를 위해 마음과 행동을 조절하는 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힘들고 어려운 공부 시작하기 전에 동영상 한 개만 더 보면 안 될까?”
“조금만 더 놀고 나서 공부할게…”
이때 부모가 할 일은
무조건 당장 책상에 앉히는 것도,
끝없이 설득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조절해보는 경험을
조금씩 허락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건넬 수 있는 말들
다음과 같은 말들은
아이의 ‘공부량’보다 ‘조절력’에 초점을 맞추는 표현입니다.
- “하기 싫은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참고 시작할 때 우리는 마음을 조절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
- “더 놀고 싶은 마음을 참고, 할 일을 한 번 시작해보자.”
- “이제 마음을 조절해볼 시간이야!”
- “하기 싫은 마음을 갖고도 공부할 수 있어. 그게 바로 ‘조절력’이야.”
- “초등학생이 되더니, 이전보다 마음을 더 잘 조절하는구나.”
- “놀고 싶은 마음을 조금 줄이고, 숙제하려는 마음을 조금 키워볼 시간이야.”
- “오늘은 지난주보다 아쉬운 마음을 잘 참고 공부하러 들어가는구나.”
이런 말들이 당장 아이를 ‘공부 벌떡 일으키는 주문’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는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 “내가 미루고 싶은 마음을 조절할 필요가 있구나.”
- “엄마·아빠의 관심은 ‘공부했니?’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잘 조절했는지’에 있구나.”
부모가 “공부를 다 했냐”보다
“오늘은 네가 스스로 마음을 얼마나 잘 조절했니?”를 묻기 시작할 때,
아이의 내면은 ‘성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만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바로, 자녀가 자신의 마음에 힘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오늘의 추천 도서: 김주환 교수의 『내면 소통』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 소통』**입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긴 책이지만,
자녀가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리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데
정말 많은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쓰다 보니, 이 책은 사실
_우리 자신_에게도 꼭 필요한 책입니다.
뇌의 신경가소성을 바탕으로,
우리가 우리 마음을 어떻게 조절하고 단련할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안내해 줍니다.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에 도전하면서,
우리도 우리 자신의 조절력을 함께 단련해 보면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권혜연 박사는
온라인 기반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양한 기관의 부모 및 조부모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 왔다.
현재 ‘더공감 A랩’ 대표로서
부모교육, 기질 및 지능검사, 양육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성인교육학회 부모성인교육 이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 『후천적 공부머리 성장법』(카시오페아, 2023)
- 『공부 잘하게 하려면 부모부터 변해라』(한스미디어, 2006)
등이 있다.

![[온토리TV] 유경철 대표](https://expertinsight.co.kr/wp-content/uploads/2026/10/스크린샷-2026-10-26-121742.png)
![[온토리TV] 유경철 대표](https://expertinsight.co.kr/wp-content/uploads/2026/10/스크린샷-2026-10-26-121507.png)
![[온토리TV] 유경철 대표](https://expertinsight.co.kr/wp-content/uploads/2026/10/스크린샷-2026-10-26-121148.png)
답글 남기기